출판사 서평
미스터리한 사건과 반전, 그리고 낯선 결말
소설은 정약용의 흉상이 서 있는 남양주에 있는 한 학교에 근무하는 국어 선생이 정약용의 실수와 관련해 특별반 아이들이 쓴 보고서를 들고 작가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실수를 저지른 특별반 아이들과 선생은 교장에게 용서받기 위해 방학 동안 별관 301호에 모여서 정약용의 실수에 관련된 독창적인 보고서를 썼고, 작가에게 이 보고서를 고쳐 달라는 의뢰를 하러 왔다는 것이다.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기묘한 보고서는 작가의 시선을 끌었고, 작가는 선생이 놓고 간 원고를 검토하고 다듬는다. 그런 다음, 보고서에 빠진 최종 반성의 글을 받기 위해 국어 선생을 다시 찾아가는데, 여기서 독자들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뒷부분에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을 배치해 독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북돋는다. 도대체 국어 선생은 왜 작가를 찾아왔고, 이들은 어떤 실수를 저질렀으며, 이 책의 작가는 과연 누구인 걸까?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캐릭터
가혹한 교장 선생은 큰 실수를 한 국어 선생에게, 저마다의 실수를 한 다섯 명의 아이들을 모아 정약용 특별반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선생은 500쪽이 넘는 정약용 자료집을 만들고, 아이들은 이 자료집을 샅샅이 뒤져 자신이 관심 있는 정약용의 실수를 찾아 서로 토론하며 보고서를 만들어 나간다.
자기 실수에는 관대하면서 남의 실수는 보아 넘기지 못하는 ‘까마귀’, 마음이 이끄는 대로 무모하게 돌진하는 ‘나무늘보’, 떠오르는 생각을 잠시도 참지 않고 바로바로 떠들어 대는 산만한 ‘토끼’, 뒷자리에 앉아 남을 깔보며 잘난 척하는 ‘하이에나’, 조용하고 우울한 ‘올빼미’까지 다섯 명의 아이들이 등장해 저마다 정약용이 저지른 실수를 고른다. 이 실수들은 마치 다섯 아이의 성격을 빼닮아 그들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독자들은 개성 넘치는 다섯 아이의 보고서를 통해 평범한 우리처럼 실수를 반복한, 하지만 실수를 통해 더 나아가는 위대한 인물 정약용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조선 후기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맛깔난 언어로 소개해 온
설흔 작가의 신작!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가 나눈 우정을 담은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받은 설흔은 긴 시간 조선 후기 인물들에 관심을 갖고 청소년 독자들에게 소개해 왔다. 퇴계의 공부법,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다산 정약용이라는 인물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정약용이라는 너무나 위대한 인물 앞에서 자신이 너무 좀스럽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실수를 찾아보려고 했고, 그러다 보면 위대한 사람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예상대로 정약용은 실수와 실패의 경험이 생각보다 많아서 인간 정약용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실수와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성찰했던 정약용에 대해 더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반성하는 평범한 인간 정약용의 면모가 담긴 이 소설을 통해 정약용도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깨닫고 한발 다가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