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양평에 작은 책방이 있는데, 여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방이에요. 거기 다녀왔는데 그 시간이 해녀들이 긴 물질을 하고 내쉬는 숨비소리처럼 나에게 아주 꿀맛 같은 쉼이었어요.
? KBS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2022.11.14 )
정년퇴직 후, 책방 할머니가 되기로 했습니다
저자는 2022년 8월 31일까지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정년퇴직 바로 다음 날인 2022년 9월 1일, 양평 전원주택에 ‘여성 혼자-예약제 그림책방’이 콘셉트인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를 오픈했다. 이 책은 저자의 퇴직 준비 일기이자, 꿈꿔오던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로망’을 책방 운영으로 실현해 나가는 행복, 그 로망을 함께 꿈꾸는 책방 손님들에 대해 써 내려간 에세이다. 저자처럼 은퇴 후의 삶에 고민하고 꿈꾸는 이들과 그 꿈에 전원주택, 책방 운영에 대한 키워드가 함께 하는 이라면 읽는 내내 더욱 흥미로울 책이다. 그 로망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그럼에도 넘치도록 느껴지는 책방 운영의 즐거움도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오늘도 행복합니다』에서 함께 나눌 수 있다.
책방 운영을 위해 양평에 전원주택을 얻기 시작한 D-100일의 이야기부터, 어느덧 책방 운영 3년이 지난 지금의 감상을 덧붙인 코멘트를 따라가다 보면,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오늘도 행복합니다』에는 제목 그대로 책방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기간 동안 저자가 느낀 ‘행복’이 가득 느껴진다. 책방에 방문하는 여성들의 해방감과 행복도 함께 느끼게 된다. 책방에 방문하는 이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힘듦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게 저자가 생각한 ‘양평책방 책방할머니’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언제나 자신이 나누어줄 수 있는 행복을 양평책방 책방할머니에서 충전 중이다.
책방 손님들은 3시간 내내 잠을 자기도 하고, 멀리 기차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고양이와 놀기도 하면서 각자의 ‘쉼’을 온전히 즐긴다. “어떤 사람은 3시간 동안 잡초만 뽑다 가기도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일에 치이느라, 시간에 쫓기느라 눈치 보게 됐던 저마다의 ‘딴짓’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는 곳으로 , 3년째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책방이 되었다.
여성 한 사람을 위한 예약제 책방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혼자 방문하는 여성의 예약을 받아 운영된다. 마음이 힘들 때는 누구나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처럼 힘들 때, 지칠 때, 쉬고 싶을 때, 저자에게는 여자 혼자 훌쩍 떠나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한다.
“외향형인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 반면 내향형인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혼자의 장소를 찾는다. 내향형의 퀘렌시아 (Querencia ) .내향형이 혼자의 장소로 피난할 수 있는 퀘렌시아. 싸우다 지친 소들이 관중과 투우사의 시선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쉴 수 있는, 숨은 장소. 양평책방이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본문 55p) ”
그런 로망을 충족시킬 책방으로 ‘양평책방 책방할머니’가 탄생했다.
여성 1인, 예약제 운영 원칙에 대해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여성은 주로 가족과 함께 움직이고, 그게 아니라도 보통은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는 것이다. ‘여성 한 명만’으로 과연 책방 운영이 가능할까? 저자는 답한다. “그런 경우가 드무니까.” 여성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가 아니라 혼자 가고 싶어도 혼자만 갈 수 있는 곳이 드물다. 여성 혼자, 자신의 마음을 읽으면서 쉼과 여유를 되찾는 공간. ‘양평책방 책방할머니’에서는 가능하다.
어른이 읽기에 더 좋은 그림책이 기다리는 책방
저자는 어른도 그림책을 읽고, 오히려 어른이 읽기에 더 좋은 그림책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삶에 지친 어른들의 하루 쉼터가 되어주는 그림책방으로 운영된다. 쉼을 위해 온 이들에게는 복잡하거나 어려운 책보다는, 가만히 그림을 바라보며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책방 운영을 준비하며 읽었던 그림책들을 소개하며, 그와 관련한 인생의 에피소드를 풀어내고 있다. 치매에 관한 아름다운 접근을 보여주는 그림책부터, 그 이야기를 따라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양평책방 책방 할머니’에서 저자와 함께 책방의 소파에 앉아 그림책을 펼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된다. 책에는 독서광인 책방지기가 소개하는 좋은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의 말
#정년퇴직 #전원주택 #동네서점
“정년퇴직하면, 시골에 가서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요.”
“정년퇴직하면, 작은 책방 운영하고 싶어요.”
정년퇴직을 앞둔 사람들의 로망은 전원주택, 동네 서점입니다. 전원주택은 외진 곳이라 서점 운영이 어렵고, 서점 운영하려니 전원주택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은 꿈을 접어야 하고. 그런 갈등을 전원주택에 작은 책방 차리면서 말끔히 해결했습니다.
#책방 할머니?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라는 책방 이름은 원래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머니’였어요. 소설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를 읽고 ‘책방’이 마음에 터 잡았거든요. 소설 속 책방 할아버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내가 ‘할아버지’가 아니네? 할머니 하면 되지. ‘책방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여자 혼자?
여자 혼자 올 수 있는 곳이에요. 마음이 힘들 때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여자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아요. 아이들이 있으니 오래 떠날 수도 없고요. 여자 나이 서른에서 마흔 즈음. 직장에서, 가정에서, 친구 관계에서 속상한 일이 우후죽순 막 튀어나와요. 그렇다고 속상한 일을 엄마에게 말하면 나보다 더 속상해하시잖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만 속으로 꽁꽁 싸매고 힘들었죠. 힘들 때, 지칠 때, 쉬고 싶을 때. 여자 혼자 훌쩍 떠나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런 공간이 없어서, 내가 만들었습니다. 양평에.
#예약제?
혼자 머물 수 있는 곳이라서 당연히 예약해야 하고요. 예약한 그 시간은 한 사람만을 위해서 책방이 열립니다. 혼자서 책도 보고, 잠도 자고, 정원에 잡초도 뽑고, 그냥 산멍을 하기도 해요. 멀리 기차 지나가는 소리에 더 먼 여행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그림책?
쉬러 왔는데 복잡하거나 두꺼운 책은 좀 그래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 준비되어 있어요.
어쩌다, 그림책방을 열고.
그래도, 그림책방이 재밌어서.
역시, 그림책방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양평책방 책방할머니의 첫 번째 100일 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