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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날리기
    바닷가 묘지에서
    봄의 마녀
    자기만의 방
    재와 꽃
    달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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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칸으로 남은 영화
    나무들
    악사들
    내 모든 것
    무법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이야기 나눈 영화들
    저자 소개
    저자 : 오정미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에 끌렸지만, 작가를 꿈꾸기엔 용기가 부족했다. 성장하면서 영화에 매혹됐지만, 영화 만드는 삶을 꿈꾸기엔 더욱 용기가 부족했다. 그런데 선뜻 다른 일을 선택할 용기마저 부족했다. 그래서 자신을 두렵게 하는 것이 대체 뭔지, 그것에 대하여 글이라도 쓸 수밖에 없었고, 계속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영화 「버닝」, 「심장소리」, 「가능한 사랑」(개봉 예정)의 각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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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영화 「버닝」의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의 첫 에세이
    지극히 평범하고 한없이 특별한 사람들의 인생 영화
    이창동 감독, 김혜리 기자, 박정민 배우 추천

    “『내 모든 것』의 글들은 영화의 본질, 영화와 관객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보기 드문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이야기뿐만 아니라, 뛰어난 에세이가 그러하듯 우리 시대의 문제들, 고통과 외로움, 삶과 죽음의 경계, 예술의 역할, 영화의 운명 같은 것으로 주제는 자유롭게 확장되고 심화된다.”
    - 이창동(영화감독)

    영화 「버닝」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오정미 작가의 첫 에세이가 무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내 모든 것』은 세상 속에선 주변 인물이지만 제 삶에선 주인공인 열세 명의 사람들의 ‘인생 영화’를 써 내려간 에세이다. 영화인일 뿐 아니라 러시아 문학을 번역한 문학인이기도 한 오정미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이면서 에세이고, 어찌 보면 단편소설 같기도 한, 독특하고 매력적인 글로 빚어낸다. 작가가 순순히 자신의 사연을 내어 준 사람들에게 사려 깊게 던지는 시선은 자연스레 가만히 열린 귀가 되고, 그 가만한 귀는 무엇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곡진하게 눌러쓰는 손길이 된다. 그렇게 완성된 이 지극히 평범하고 그리하여 한없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화에 대한, 실은 인생에 대한 놀랍도록 진실하고 귀한 글이 된다.
    이 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가 지하철에서 혹은 거리에서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일 것 같지만, 또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책에는 어린 시절의 친구, 인생의 여러 시점을 통과 중인 젊은 여성들, 온라인 원어민 강사, 요가 학원 강사, 구두 수선공, 노숙인, 인디 뮤지션, 캣 맘처럼 고개를 돌리면 어딘가 주변에서 눈이 마주칠 것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평범함은 우리가 이제 들어야 하는 이야기의 표면일 뿐이다. 작가는 스쳐 지나가면 그저 배경으로 사라질 뿐인 사람들을 보며 “사람들도 모두 너처럼 비밀을 안고” 산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며 살 뿐, 평생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을 떠올리듯 그들에게 다가가 그 비밀이 들어 있을 깊은 곳으로 고요히 내려간다. 그곳에서 흐릿하게 지나쳐 갔던 그 얼굴들은 저마다의 ‘서사’를 지닌 주인공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이제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이고, 오랜 상처를 돌보는 사람들이며, 미친 사람들이고, 묵묵히 헌신하는 사람들, “너무나 무력”하고 “동시에 너무나 전능”한 사람들이 된다. 마치 “어떤 신의 얼굴” 같은, 어느 순간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기꺼이 물어야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
    사려 깊은 질문이 끌어내는 가장 깊은 곳의 말들

    “나는 망설였지만, 다시 물었다. 어쨌든 모르는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서는 결국 물어야만 들을 수 있는 법이다.”(174면)

    이 책은 무엇보다 영화에 관한 책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 작가는 사람들의 인생 영화를 궁금해한다.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왜 좋아하고, 어떤 점이 좋아서 기억에 새기고 곱씹는 걸까. 그건 곧 작가 자신에게는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딱히 영화 마니아랄 것도 없는 이들이 꼽는 영화는 참으로 평범하고 새삼스럽지 않은 것들이다. 영화 평론가라면 꼽지 않을 만한 영화들도 많다. 하지만 선택된 영화들이 식상할지는 몰라도 그 영화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는 하나도, 하나도 식상하지 않다. 인생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보고 기억하는가, 왜 그 영화가 특히 내 마음에 닿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게 나와 내 인생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무언가가 가슴에 남았다면 거기에 그 사람이 담기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어떤 영화인지 하는 것보다는 바로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정미 작가는 망설이면서도 묻고 거침없이도 묻고 어쨌거나 묻는다. 그리고 묻고는 듣는다. 당신의 이야기를 향해 활짝 열려 있다고, 당신이 자기 이야기를 내어 준다면, 나는 얼마든지 귀 기울여 듣겠다는 자세로.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내밀한 마주침의 순간들이 이 책에는 기록되어 있다.
    오정미 작가는 음악을 들으며 바닷속을 다이빙하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동안에도 조류를 타고 자유롭게 부유하고도 싶지만 지금은 저 어두운 아래에 더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영화도 그러하리라고, “잘 보이지도 않고 쉬이 들어가 볼 수도 없는, 저기 저 깎아지른 골짜기 속의 깊은 밑”을 보는 영화이리라고. 그리고 그 밑은 그저 검은 구렁이 아니라 “짙푸름과 짙푸름과 짙푸름이 겹치고 겹치고 겹친 저기 저 아름다운 심연”이라고 말한다. “아무한테도 말 못 한 비밀이나 굳이 말 안 한 이야기들”이 묻힌 그곳에는 겹겹이 쌓인 아름다움이 있다고, 지금은 그곳을 가만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아픔의 증인이 된다는 것

    “그래서 이 이야기만은 꼭 노아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때 노아에게 가해졌던 폭력은 노아의 몸에 명백한 흔적을 남겼다고. 그래서 그때 노아가 분명히 아팠다는 것을 이제는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가 안다고.”(35면)

    『내 모든 것』 속 사람들은 아픈 사람들이다. 자신 때문에 아프고 남들 때문에 아프고 인간 아닌 동물 때문에도 아프다. 가정 폭력에 상처 입거나, 충동적인 성관계들로 폭력에 노출되거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좌절을 삭이거나, 가족을 잃었거나, 잃어가는 중이거나, 대형 참사의 생존자이거나, 각기 다른 이유로 아프다. 이들의 사연은 슬프고 아프고 아름답고 애틋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들만의 것은 아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독자와 책 속 인물들은 “서로의 고독에 대한 증인”이 되어 어딘가 낯익은 그 아픔을 같이 나눈다. 우리는 모두 알게 된다. 아픈 사람들이 여기 있고, 그 아픔이 어떤 흔적을 남겼다는 것을.
    타인의 아픔이 꼭 괴로움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고 타인의 아픔도 자신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좀 덜 절망하고 좀 덜 외롭게 된다. 그래도 대단한 일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마음을 다해 돌보고, 죽어 가는 육신이 끝까지 존엄을 놓지 않을 수 있게 애쓰고, 길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생명들에게 연민을 잃지 않을 수 있을 만큼은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 책의 사람들은 말한다. 그리고 그런 말들이 큰 위안과 빛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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