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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글

1장 꿈을 안겨주고 간 경섭이 아저씨

꿈을 안겨주고 간 경섭이 아저씨
사람을 사랑한 남자, 시인 백석
백남준을 사랑한 구보다 시게코
행복과 불행의 차이
바가지가 지니는 숭고함
까꿍이의 서러운 눈물을 알겠다
단오 열전

2장 민낯을 사랑하는 일

민낯을 사랑하는 일
나도 그때면 로봇을 사랑하리
우리는 모두 곰스크를 그리워한다
어느 젊은 부부의 소박한 약속
먼데를 바라보는 일
인생에 대한 싱거운 질문
사는 게 재미없고 답답할 때
피아노 소리가 나는 거리
나를 돌보는 여행
남의 소원 들여다 보기
청년과 그림
잘못 알고 심은 나무

3장 아름다운 유산

내게도 반려작물이 있다
봄날의 유희, 화전놀이
덕여재의 하룻밤
우리에겐 멍석문화가 있다
밤눈
사다리가 있는 풍경
책 끝에 쓰인 어머니의 메모
아웃 오브 아프리카
와인에서 찾은 인생
나는 가을을 사랑했다
그대와의 대화
아버지의 젊은 날의 목소리

4장 행복한 몰입

옥상 위의 카페
얼룩말이 담장을 넘다
목침을 베고 눕다
아내의 생일 선물
봄밤, 산장의 여인
폭풍우 치는 밤의 오두막집
개쪽 줍니다
아들네미 인물 참 좋구먼
남쪽의 젊은 시인 S에게
빨간 지붕집의 한바탕 풍경
나는 갑자기 시간 부자가 됐다

5장 존재하는 것으로도

만 원어치의 봄
우체통 안의 기적
어, 아직도 행운이 안 오네
검은등뻐꾸기의 섬뜩한 생애
성깔있는 아들이 타고 있어요
제니의 소원
한 시대를 건너가는 만년필
허수, 이 사람! 너무 좋아말게
어떤 배웅
내가 만든 가을 풍경

6장 인생. 그 아름다운 여정

까르찌나, 러시아 미술전
헤이, 쥬드! 나쁘게 보지마
빈집
속 깊은 도깨비
‘댓 굿 나이트’. 그 희미한 지평선
드디어 제주로 간다
그때는 나도
상원사 영산전 석탑이 내게 말한다
별을 가지려는 욕심을 버려야
그때는 왜 몰랐을까
고속도로 휴게소를 지나치며
인생
저자 소개
저자 : 권영상
강릉의 초당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강원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대문학, 한국문학 등에 동시, 시, 수필 등이 당선되어 쭉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동시집 『엄마와 털실뭉치』 『고양이와 나무』, 동화집 『내 별엔 풍차가 있다』 『둥글이 누나』, 산문집 『뒤에 서는 기쁨』 등 70여권을 출간했으며,
세종아동문학상, MBC동화대상, 소천아동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이주홍문학상 고구려아이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서울 배문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명예퇴직하였습니다

그림 : 백향란
서울교육대학교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코엑스, 세텍, 예술의 전당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미술협회전, 연후회전, 창조회전, 서초미술협회전, 그리고 다수의 해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였습니다. 여의도초등학교를 끝으로 교단을 떠났으며, 지금은 한국미협, 연후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 『나를 따라온 바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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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있는 그대로의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다 ―
삶의 민낯을 사랑하는 작가의 두 번째 산문집

권영상 작가가 첫 산문집 『뒤에 서는 기쁨』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산문집 『민낯을 사랑하는 일』을 펴냈다.
이 책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16년 동안 생활정보지 《교차로》에 연재한 ‘아름다운 사회’ 칼럼을 중심으로,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써온 일상의 기록과 사색을 엮은 작품집이다.
한 주 한 주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과 삶을 성찰하며 쌓아온 문장들은 시간이 빚은 깊은 향기를 풍긴다.
권영상은 30여 년간 교단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동시에 40년 넘게 아동문학과 시를 써온 작가다. 그의 문장은 교사의 눈으로 세상을 가르치지 않고, 시인의 마음으로 사람을 품는다.
삶의 뾰루지 같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한 시대를 흔든 예술가의 이야기까지―
그의 산문은 크고 작은 삶의 단면 속에서 인간의 온기를 발견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과 장면이 등장한다.
가난하지만 품격 있게 살아간 ‘경섭이 아저씨’,
사람을 사랑한 시인 백석,
예술과 사랑 사이를 오간 백남준과 구보타 시게코,
그리고 실명의 어둠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한 형의 이야기까지.
그는 그들의 민낯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와 허물, 눈물과 고독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과 사랑을 발견한다.
『민낯을 사랑하는 일』은 꾸밈없는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려는 한 작가의 고백이자,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조용한 위로의 책이다. 삶의 민낯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일이다. 화려한 문장 대신 단단한 사유로, 감정의 과잉 대신 절제된 따뜻함으로, 권영상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 어떤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이 책은 바쁘고 불안한 시대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존중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 그 진심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권영상의 문장은 조용히 일깨워준다.

책 속에서

“결혼하면 어떨까?”
컴퓨터 속 사만다가 물었다.
“누군가의 삶을 공유한다는 기분은 괜찮을 것 같아.”
영화 속 주인공이며, 남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 테오도르의 대답이다. 테오도르는 누군가의 사랑을 공유하고 그 공유한 감정을 글로 전해주는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결혼을 하였음에도 외롭고 쓸쓸하다.
그가 어느 날, 돈을 지불하고 컴퓨터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깐다. 그 프로그램에 나타난 인물이 바로 사만다, 스칼렛 요한슨이다.
“나는 좀 부족해도 괜찮아. 내가 아닌 누구인 척 살지는 않을래. 그렇게 되면 적어도 쓸쓸해지지 않을 테니까.”
인공지능 사만다는 인간 테오도르를 사랑하고 싶어 한다.
SF 같은 영화, ‘그녀 her’다. 인간이 인공지능 인간을 사랑하는, 아니 인공지능의 내면까지도 사랑하는 영화.
나는 그 영화 속, 내가 아닌 누구인 척 살지 않겠다던 스칼렛 요한슨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근데 그가 요 얼마 전 화장하지 않은 자신의 민낯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이런 말을 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그걸 생각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지금의 당신을 사랑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솔직한 얼굴을 감추려 하는 심리는 우리에게만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화장이란 자신의 얼굴, 진짜 모습을 숨기는 일이다. 자신의 얼굴을 숨기는 일엔 그 말고 성형수술이 있다. 이미 다 아는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성형 천국이다.
그런 나라에 사는 우리에겐 본디의 얼굴을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 아픔이 있다. 성형수술도 한 적 없고, 화장을 한 적 없지만 내 안엔 여러 얼굴의 또 다른 민낯이 숨어 있다. 나는 그 여러 개의 얼굴로 인생을 살아왔다. 근엄한 척, 타인을 잘 이해하는 척, 의로운 척, 자상한 아버지인 척, 한없이 관대한 척, 비리 하나 없이 깨끗한 척, 주름진 얼굴의 연륜을 존중하는 척하면서도 정작 내 얼굴 주름살은 경계하는 위선자로 살았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외롭거나 쓸쓸함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재빨리 위선의 가면을 바꾸어 쓰는 데 성공하면 할수록 오히려 나는 쓸쓸해진다. 이게 인생인가 한다. 타인을 잘 이해하는 척하다가도 집에 돌아와 아내와 대화가 안 되는 나를 볼 때 나는 머리가 아프다. 어쩌면 나는 내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나 중에서 제비 뽑듯 매일매일 다른 나를 뽑아 들고 그게 나인 척 살고 있는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몸과 마음이 여느 날 보다 더 피로한 날은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하루를 방어하며 산 날이다. 좀 못났다는 소릴 듣더라도 가끔 하루쯤은 과장된 내가 아닌 온전한 나의 민낯으로 살고 싶다. 나를 찾으러 먼 여행을 떠나는 일도 좋지만, 단 하루 여기 앉아 솔직한 나로 살아보는 일도 그 못지않게 좋을 듯싶다.
내 얼굴에 주름살과 뾰루지를 당당히 드러내며 살 때 행복하다. 실수투성이의 나로 살 때 행복하다. 가끔 바보 같애, 하는 소리를 들을 때 행복하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일이란 나를 외롭고 쓸쓸하게 만드는 일이다.

*고등학교 교과서 <진로와 직업> 지학사 수록
―「민낯을 사랑하는 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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