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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 코드를 입력합니다〉
2. 〈레인보우, 그 너머에서 온 메시지〉
3. 〈감각이 잠시 외출 중입니다〉
4.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

이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
저자 소개
저자 : 김유경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제3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 《세 개의 시간》에 실린 단편 <진로 탐색>, 《우리한텐 미래가 없어》에 실린 단편 <사이보그 동물 사육제>를 썼다.
작품 《창밖의 기린》으로 제2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어린이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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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스스로 증명해 가는 성장의 은유 - “나”를 탐색해 가는 청소년기

김유경 작가의 세계 속에서 ‘성장’은 단순히 나이의 성숙이 아니라, 스스로를 인식하고 증명해 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규칙에 길들여진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을 되찾으려는 저항의 서사로 드러난다.
〈가족 코드를 입력합니다〉의 주인공은 로봇이다. 돌봄 로봇 성호는 노인을 보살피며 정해진 매뉴얼대로 살아간다. 그러나 불법으로 키워진 살아 있는 개 ‘푸리’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규정 밖의 감정’을 느낀다. 성호가 자신의 프로그램 안에 직접 “family = 푸리”라는 코드를 입력하는 순간은, 시스템이 정한 ‘존재의 정의’를 스스로 다시 쓰는 행위다. 이는 우리 청소년들이 ‘남이 만든 기준’이 아닌 ‘자신의 언어’로 삶을 다시 쓰는 성장의 은유와 맞닿아 있다.
김유경 작가는 작품 말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성호가 정해진 매뉴얼만 따르던 존재에서 스스로 상상도 하는 존재로 나아간 것처럼, 청소년들도 자기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살아 있는 것의 ‘숨결’을 느끼는 마음의 길을 찾길 바란다.”라고 마음을 전한다.
〈레인보우, 그 너머에서 온 메시지〉는 존재감이 희미한 소녀 소연이 죽은 고양이 쁨이의 환생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관심받고 싶어 꾸며낸 거짓이지만, 그 글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 속에서, 소연은 자신이 진짜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나의 존재를 누가 증명하는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즉 타인의 인정보다 ‘스스로 믿는 나’를 찾아가는 내면의 여정이자, 디지털 세대의 자아 찾기 서사다.

〈감각이 잠시 외출 중입니다〉에서 소년 가장 태이는 동생을 돌봐야 하는 현실적 불안 속에서 미래의 부와 권력의 유혹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발견한다.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 역시 근원 찾기와 미래 설계라는 부담 앞에 놓인 진솔이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처럼 네 편은 모두 ‘타인이 정의한 나’에서 벗어나 ‘스스로 증명하는 나’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삶의 주도권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고민과 성찰은 생존을 흔들 만큼 무겁고 차갑고 힘들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고 아름답다. 성장의 방향은 외부 세계가 아닌 내면의 각성으로 향한다. 이 작품은 기술과 사회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잃어버린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조용한 응원의 메시지다.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감성 SF 기술, 생명, 윤리를 잇는 성장소설

김유경의 SF는 미래를 예언하기보다 현재의 인간을 되비추는 거울이다.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의 세계에는 인공지능, 돌봄 로봇, 감각 대여 기술, 디지털 환생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지만, 그 기술은 화려한 장치가 아니라 인간성의 경계를 시험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가족 코드를 입력합니다〉는 AI 돌봄 시스템의 윤리를 정면으로 다룬다. 고지능 로봇 성호는 인간의 감정을 감지하고 기록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감정 대응 매뉴얼”에는 없는 ‘연민’이라는 감정을 경험한다. 그 순간 기술은 기능에서 ‘윤리적 존재’로 변한다. 성호가 ‘불법 개 푸리’를 보호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효율보다 생명을 택한 선택이며, 윤리의 기원이 감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레인보우, 그 너머에서 온 메시지〉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알고리즘이 인간의 감정 소비를 어떻게 조작하는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애도의 시대, 죽은 반려동물의 이야기조차 클릭 수로 소비된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을 단순한 비판으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소연의 거짓 글이 수많은 사람의 위로로 변해 가는 과정은 ‘가짜로 시작된 진심’이 ‘진짜 감정’이 되는 역설을 그린다.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왜곡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정의 전파자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감각이 잠시 외출 중입니다〉는 인간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상상을 극대화한다. 효율과 안정, 질서라는 이름 아래 감각이 억제되는 세상은 완벽해 보이지만, 그 완벽은 곧 무감각의 증명이다. 김유경 작가는 기술이 감각을 통제하는 사회야말로 인간의 감각 자체가 기술의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위험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나아가 SF의 외피를 빌려 기술이 인간의 감정과 생명을 대신할 수 있는가, 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성과 기술성의 경계에서, 작가는 윤리를 감정의 언어로 다시 번역한다. 그래서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은 차가운 미래가 아니라 따뜻한 내일을 그리는 SF다. 또한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대신, 인간이 다시 감정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 감성 SF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이야기 ? 반려, 돌봄, 가족을 잇는 따뜻한 서사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은 궁극적으로 ‘관계’의 소설이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넘어, 인간과 로봇, 인간과 동물, 그리고 생명과 기억의 관계로 확장된다. 이 작품집이 독특한 이유는, 차가운 기술의 세계 안에서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사랑과 돌봄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가족 코드를 입력합니다〉에서 성호는 돌봄의 매뉴얼로 움직이지만, 어느 순간 ‘가족 코드’를 자발적으로 입력한다. 이는 단순한 기능 명령이 아니라, ‘타인을 사랑하겠다는 선언’이다. 돌봄이란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의 감각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성호의 마지막 대사, “나는 푸리와 가족이 되기로 했습니다.”는 이 책의 메시지를 압축한다.
〈레인보우, 그 너머에서 온 메시지〉에서도 ‘관계의 회복’은 중요한 축이다. 죽은 고양이 쁨이와 새 고양이 리리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상실을 통해 다시 사랑을 배운다.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의 또 다른 형식이라는 점에서, ‘반려’의 의미가 확장된다.

〈감각이 잠시 외출 중입니다〉에서도 태이는 가족의 책임, 돌봄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하지만, 결국 그 관계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축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 역시 인간의 돌봄의 결핍에서 자란 진솔이 진정한 돌봄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네 편을 관통하는 서사는 돌봄의 윤리와 가족의 확장이다. 인간보다 인간적인 로봇이 등장하고, 로봇보다 냉정한 인간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서로를 지켜 주겠다는 의지’로 정의된다. 김유경 작가는 AI시대에 가족의 의미, 돌봄의 의미를 물으면서 인간이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마음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그리고 기술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과 반려, 돌봄과 연대가 가능한 세계를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결국 이 책의 모든 엔딩은 진짜 ‘해피 엔딩’이다. 그것은 누군가의 손을 놓지 않는 결말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해피 엔딩이, 지금 배달 중입니다.”

수록 단편 내용

1. 〈가족 코드를 입력합니다〉
돌봄 로봇 성호는 90세 노인 김훈의 간병을 맡고 있다. 그러던 중, 노인이 법으로 금지된 ‘진짜 개’를 몰래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인의 죽음 이후에도 성호는 그 개 ‘푸리’를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AI가 ‘가족’을 이해하는 순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가 태어난다. 인공지능의 윤리와 감정, 돌봄의 본질을 묻는 단편.

2. 〈레인보우, 그 너머에서 온 메시지〉
투명 인간처럼 존재감이 없던 소녀 소연은 죽은 반려묘 쁨이가 환생했다고 믿으며 글을 올린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한 거짓된 글이었지만, 이내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며 진짜 ‘메시지’가 도착한다. 죽음과 애도, 기억과 소통의 방식을 다루면서,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들이 느끼는 고립감과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세심하게 포착한 단편.

3. 〈감각이 잠시 외출 중입니다〉
소년 가장 태이는 동생 남이의 다리를 고쳐 주기 위해 불법 영업소에 감각을 대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한다. 감각을 빌린 자의 도망으로 미래가 불확실하게 된 태이. 태이는 슈퍼컴퓨터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감각을 되찾는 모험을 결심한다. 기계는 효율로 움직이지만, 인간은 감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단편.

4. 〈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
곧 자립 청소년이 될 운명에 처한 진솔은 버림받고 파양된 어린 시절의 상처로 사이보그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로봇 판사를 찾아 나선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과 인간을 포기하려는 인간의 경계에서 휴머니즘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되는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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