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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마음 없는 일 :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흐름출판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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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_ 탈주 대신, 기사 대신

1부 _ 기자의 일(?)
‘기자’라는 적성
모든 것이 시작되는, 본질
#셀프 인터뷰
나와바리 넘기
문외한의 기세

2부 _ 나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솔직한 방식의 일
불안을 마주하기
피드백은 하나의 텍스트다
작은 의문들이 배경이 되어
하고 싶어서, 하기 싫어서

3부 _ 어리둥절함과 멈칫거림을 살피는 일
클리셰, 혹은 스타일
최후의 보루, 일기
질문으로부터 비롯되는 글쓰기: 벼랑에서 시작되는 글쓰기
개인과 시스템

에필로그 _ 가지 않기로 결정한, 결정할 길들
저자 소개
저자 : 김지원
기자,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발행인.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2013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해 정책사회부·사회부·문화부·뉴콘텐츠팀 등을 거쳤다. 현재는 「주간경향」으로 자리를 옮겨 기사를 쓰고 있다.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한 끗 다르게 생각하는 재미’를 전하고자 2021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4년 동안 ‘김스피’라는 닉네임으로 책을 기반으로 한 뉴스레터 인스피아를 기획해 발행했다. 신·구간을 가리지 않고 한 편에 적게는 두 권, 많게는 네 권의 책을 묶어 다루면서, 혐오·노동·환경·AI·미디어 등을 주제로 160여 편의 뉴스레터를 썼다.
텍스트 생태계와 미디어 전반에 관심이 많다. 읽기가 삶의 도구이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도구가 되기를 꿈꾼다.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메모의 순간』을 썼고,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에디터의 기록법』을 다른 이들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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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가 재미있는 일, 그래서
남에게도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뉴스레터 인스피아가 지난 2025년 7월을 끝으로 4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혐오·노동·환경·AI·미디어 등의 다양한 주제를, 전에 없던 관점에서 새롭게 살펴보는 글로 깊이 읽고 다르게 읽는 쾌감을 독자들과 나눠온 인스피아는 ‘좀 읽는 사람들’의 뉴스레터라는 호평을 받으며 광고 한 번 없이 1만여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레거시 미디어에서 ‘기사 안 쓰는’ 기묘한 기자의 일은 어떻게 실현되었을까?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함”이라는 뜻의 ‘해찰’을 콘셉트로 하는 이 수상한 뉴스레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발행인 ‘김스피’, 경향신문 김지원 기자는 말한다. “내가 일을 사랑해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바르작대며 시작한 일”이었다고.

“누군가는 일을 사랑한다는 말에 질투 혹은 의심에 찬 눈길을 보낸다. 하지만 나는 일을 사랑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사람의 안이함도 탐탁잖다. 오늘날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사회의 탓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본인의 재량도 작용한다. 만약 약간의 틈새가 있다면, 일을 수상하게 만들어볼 수도 있다. 나는 일을 사랑하기 위해 일을 수상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수상한 일을 만들고 지속하게 된 궤적에 대한 이야기다.” (8쪽, ‘들어가는 말’)

『일에 마음 없는 일』에서 저자는 조직 안에서 순간의 기회를 잡아 전례 없던 일을 시작한 계기, 독자들을 사로잡은 독특한 콘셉트의 뉴스레터가 만들어진 기획 이야기, 그리고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인스피아식’ 글쓰기와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조언 등 수상하고 흥미로운 뉴스레터 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이 4년간의 뉴미디어 실험을 통해 과연 일하는 우리를 즐겁게 하는 ‘좋은 일’이란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

2030 지식 소비자들의 뉴스레터 인스피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성공한 레퍼런스를 참조해 사랑받을 만한 것을 그럴듯하게 기획하는 것은 예측 가능하고 안전하다. 그렇지만 그게 정말 ‘잘’하는 일, ‘좋은’ 기획일까? 독자는 그런 글/콘텐츠를 읽고 싶을까? 저자는 페이지뷰와 수익성만을 위해 정교한 ‘타깃팅’을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가 아닌, 글 생산자/소비자로서 자신 안에 있던 ‘좋은 글’에 대한 욕구를 되살피는 데서부터 기획을 시작한다. 저자는 인스피아 기획 초기에 써나간 ‘셀프 인터뷰’를 통해 본질부터 살펴 콘셉트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기획의 비하인드를 이야기한다. 논문 콘셉트의 디자인, 책을 글의 재료로 삼게 된 이유, 독자 페르소나를 ‘나’로 정하게 된 배경 등 인스피아가 만들어진 상세한 과정을 전한다.

읽지 않는 시대에 독자를 읽게 하는 글
기세와 ‘한 끗’이 있는 글

“상세한 질문은 하나의 가설을 세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질문만으로 글 한 편을 다 채울 수도 있다. 이런 질문 중 하나를 붙잡아 안전한 생각의 울타리 바깥으로 튀어나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쥐어짜보는 것, 편안하게 오갈 수 있는 집 앞 현관부터 아는 동네를 넘어서 낯선 지대를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디뎌보는 것, 근육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17회 이후의 운동…. 그 ‘쥐어짬’이 없이 대충 분주하기만 한 글이란 아무리 많이 생산된다 할지라도 결국 쓰는 사람 자신도 지루하고 읽는 사람도 지루하게 만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134쪽, ‘질문으로부터 비롯되는 글쓰기: 벼랑에서 시작되는 글쓰기’)

우리에게는 AI와 알고리즘이 전해주는 ‘맞춤’ 콘텐츠를 뛰어넘는, 예측 불가능한 엉뚱함, 재미, 개성이 담긴 글이 필요하다. 저자는 답을 정해두지 않고 첫머리를 쓰기 시작해 발송 직전까지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매 회차를 마감한 ‘텐션’에 관해 이야기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웹툰, 틱톡의 시대에 ‘읽히는 글’을 위해서, 전에 없던 얘길 하더라도 참신한 해석으로 밀고 나가며 독자를 사로잡는 기세, 그리고 ‘사람의 고집과 얼굴’ ‘인간다움’이 있는 텍스트를 쓰고자 했던, ‘쓰기’에 대한 그만의 기준도 이야기한다. 또한 글이 막힐 때 실마리를 찾는 방식, 그리고 반복되는 부사 같은 ‘클리셰’를 어떻게 글쓴이의 ‘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피드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 콘텐츠 창작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생각도 함께 풀어놓는다.

일 앞에서 때로 불퉁해지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더 좋게, 더 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일이 고달플 때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겠어’라는 자조와 체념 섞인 말을 중얼거리곤 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혹시 기회가 있다면, 자신에게 재미있는 일, 일에 끌려가지 않는 일을 하고 싶다면, 변화를 만들 아주 작은 시도라도 해보기를 권한다. 일하며 느꼈던 작은 불만, 불편함, 의문, 어리둥절함 등을 흘려보내지 않고 관찰하고, 거기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지를 헤아려보자고 이야기한다.
또한 경직된 구조, 시스템에 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개인의 터무니없고 엉뚱한 시도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눈다. 일단 몸을 던져 어떻게든 자신의 욕망과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대로 행동해본 이들이 만들어낸 변화에 주목하며, 무모하게 ‘그냥’ 해보는 일의 의미를 되짚는다. 인스피아라는 쓰기/읽기 실험을 통해 그 자신 역시 ‘그냥’ 재미있는 글을 써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우리가 하는 어쩌면 바보스럽고 어리석은, 허락되지 않았던 일들이 더 좋은 무언가 를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개인은 사회를 구성하는 아주 작은 원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한 사람이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터무니없는 엄청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18~19세기의 기자들이 수많은 필명을 쓰고 정체성을 갈아 끼워가며 4면짜리 기사를 거의 혼자서 쓰기도 하고(말 그대로 ‘도배’),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원고료를 아끼면서도 지면을 채우기 위해 연재소설을 적극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 오늘날 만약 어떤 분야에서도 엉뚱하고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우리 시대가 지나치게 시스템에 얽매여 엉뚱한 짓을 하지 않는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각 시대는 각 시대의 발명과 각 시대의 (거의 멍청이처럼 보일 정도로) 터무니없는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145~146쪽, ‘개인과 시스템’)

이 책은 어떤 일이 우리 자신을 구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또 한 편의 인스피아다. 내 일을 통해 나 자신, 독자, 관객, 세상과 깊이 있게 소통하고 싶은 모든 직업인과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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