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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미친 여자와 보라색 나비
2장 파란 남자
3장 이빨과 주사위

작가의 말 ? 추천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이소영
영화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원안으로 시작해, 꾸준히 시나리오를 써왔다. 개봉된 작품으로는 〈옥수역 귀신〉, 〈로봇, 소리〉,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아파트〉, 〈여고괴담3―여우계단〉이 있다. 장편소설 《알래스카 한의원》, 《슈퍼리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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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간 전 영상화 확정★

“난 여신이었어요. 내가 미쳤을까요?”

1억을 받는 조건으로 시작된 법정 허위 통역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거래의 대가

이 소설은 누군가를 지키는 것이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인 사람의 이야기다. 덕분에 나는 되찾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부디 이 소설이 모두에게 그 교본이 되어주기를._강화길(소설가)

《통역사》는 우리 사회가 누락시키고 있는 말은 무엇인지, 그 말을 어떻게 들을 것인지, 무엇보다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현실에 단단히 발 딛고 선 이야기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_장일호(《시사IN》 기자)

열여덟 살에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원안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이래 SF,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영화 시나리오, 2023년 첫 장편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으로 소설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높은 흡인력과 환상적인 재미를 선사해온 이소영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통역사》를 펴낸다. 전작이 설원의 알래스카(《알래스카 한의원》), 2050년의 근미래(《슈퍼리그》)를 무대로 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선 한국의 소도시에서 발생한 잔혹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네팔의 언어와 종교, 문화라는 이국적인 요소를 매끄럽게 엮어 독보적인 사회 고발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사람보다 신의 수가 많은 네팔, 그중에서 쿠마리는 현존하는 여신을 선발해 숭배하는 유일한 국가 제도로 자리 잡았다. 한때 네팔의 쿠마리였지만 여신의 지위가 박탈된 후 한국에 결혼이주여성으로 오게 된 차미바트. 법정에서 그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네팔어 법정 통역사인 도화뿐이지만, 그녀는 이미 1억 원을 대가로 허위 통역에 가담했기에 차미바트의 말은 왜곡된 채 법정에 울려 퍼진다. 살인 사건의 1차 공판이 마무리된 후 도화는 자신이 녹음한 법정 통역 파일을 재생하며 차미바트의 증언을 복기한다. 그리고 그제야 제대로 들려오는 차미바트의 말들. ‘파란 남자가 칼을 들고 찌르고 있었습니다.’ ‘보라색 나비를 끝까지 쫓아가야 해.’ 현장 검증 당시 차미바트는 자신이 목격한 걸 재연했을 뿐,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피해자들이 죽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조현병으로 치부하기엔 기묘하게 짜맞춰지는 단서들. 어느새 자신 또한 거대한 음모에 휘말렸음을 깨달은 도화는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한 일생일대의 반격에 돌입한다. 소설 이전에 시나리오로 먼저 완성되었던 《통역사》는 영화 〈더 킬러스〉,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몬도에서 현재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주민들의 현실을 생생히 비추는 새로운 다문화 서사
자본주의의 폭력을 향한 서늘한 일침

사건이 보도되자 네팔인을 상대로 한 혐오 분위기가 생겼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네팔인들은 욕설의 대상이 되었다. 네팔인은 받지 않겠다는 고용주도 나타났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 사이에서 이 사건은 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원치 않은 공업(共業)이 되었다. (〈1장. 미친 여자와 보라색 나비〉, p. 31)

“폐기물을 버려야 할 곳이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나쁘다고? 내가 볼 땐 마르지 않는 샘이에요. 한번 유치하면, 계속 일자리가 생깁니다. 거기에 정부에서 돈까지 팍팍 준다고 보장합니다. 최고 고용을 창출할 굴지의 기업이 되는 겁니다.” (〈2장. 파란 남자〉, pp. 111~112)

한국은 2024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이 270만 명에 육박하며 어느덧 20명 중 1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 김려령의 소설 《완득이》를 필두로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 천운영의 《잘 가라, 서커스》 등 2010년대 초반부터 이주민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소설들이 출간되어왔지만 한국 사회 내의 다문화 담론을 다루는 소설은 오래도록 주목받지 못했다. 《통역사》는 이주민들에게 가해지는 노골적인 편견과 억압적인 시선의 현실을 그들의 입을 빌려 생생히 폭로함으로써 사라졌던 다문화 서사의 명맥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한국인을 살해한 범인으로 네팔이주여성이 지목되자 사람들은 “왜 남의 나라 와서 살인”을 하냐며 분노하고, 차미바트의 현장 검증 영상은 ‘네팔리 미친 여자’라는 이름을 달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간다. 소설에는 차미바트 사건의 여파로 네팔인을 상대로 한 혐오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형성되는 과정 또한 그려진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이 욕설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특정 국적과 인종, 성별과 세대 등을 대상으로 한 조롱과 멸시가 난무하는 현실을 되비추며 타자를 향한 이해와 화합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한편 이 소설은 ‘돈’과 ‘성장’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포착하며 ‘생명’과 ‘인권’은 뒤로 밀려나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문제를 서늘하게 짚는다. 소설은 제2방폐장 유치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 투표 현장을 담아내며, 방폐장이 건립되면 ‘정부에서 돈까지 팍팍 주며 취업률 100퍼센트’가 보장된다며 인구 소멸 지역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낙관만이 득세하는 광경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방폐장의 잠재적 위험성과 안전 문제를 향한 우려는 ‘음모론’이라는 단어로 가볍게 일축돼버린다. 여기에 부패한 언론과 기업, 사적 이익만을 위해 재력과 인맥을 쏟아붓는 권력 집단의 결탁이 더해지며 방사능의 ‘불편한 수치’는 뒷돈으로 삭제되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방사능 처분장의 관리는 하청 업체의 몫으로 외주화되고 만다. 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할 거름망이 부재한 사회의 모습을 들추는 장면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폭력의 실체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 구조적 위기를 바로잡기 위한 실천적 고민을 탐색하는 길로 우리를 이끈다.

구조적 갈등을 맹렬히 탐구하는 책임감 있는 목소리
사회에 필요한 균열을 불러일으킬 세련된 미스터리

“그때 나는 옳은 말을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들었어야 했던 말은 ‘바다가 보고 싶어요’ 그거였어. 텔레비전에서 당신 말을 들었어요. 바다가 보고 싶다는 그 말. 이번에는 그 말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게 답니다.” (〈3장. 이빨과 주사위〉, pp. 264~265)

“흥미로움을 찾아 발견한 이야기가 그 후에 따르는 사실 관계나 말할 때의 책임감을 동반해요. (…) ‘내가 미디어에 노출된 영상 자료 등을 가지고 과하게 쓰고 있지 않은가’ 고민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글을 쓴다면 계속 그럴 거예요.” (작가 인터뷰, 〈흥미로운 이야기가 책임감을 동반해요〉 중에서)

인터뷰에서 “흥미로움을 찾아 발견한 이야기가 그 후에 따르는 사실 관계나 말할 때의 책임감을 동반”한다고 밝힌 저자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갈등과 분쟁, 부조리의 작동 원리를 맹렬히 탐구해 또렷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사회적 소수자들을 착취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폭력의 실태, 그리고 “누군가를 지키는 것이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인 사람의 이야기”(강화길 소설가)가 어우러지는 순간, 독자들은 또 다른 책임감을 건네받으며 다른 이와 살아갈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기회를 얻는다. 첨예한 사회 문제와 윤리적 고민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세련된 반전과 예측할 수 없는 긴장으로 몰아넣는 이 작품은 색다른 미스터리의 묘미를 제공하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작은 균열’의 단초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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