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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음초 : 한시로 읽는 1896년 조선 사절단의 세계 일주 -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29
아카넷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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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간행사: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간행에 부쳐
옮긴이 해제: 1896년, 러시아 사행길에서 바라본 새로운 세계

서문
자서(自序)
첫 번째 서문: 홍현보
두 번째 서문: 김석준
세 번째 서문: 최성학

1부 조선을 떠나며
1. 사행을 떠나며 부모님을 뵙다
2.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다
3. 마포나루 전별연에서 읊다
4. 갈림길에서 읊조려 우정 협판에게 주다
5. 인천항에서 기선을 타고 곧바로 상하이로 향하다

2부 청나라와 일본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다
6. 상하이에 정박하다
7. 양식을 먹으며 장난삼아 짓다
8. 나가사키항에 닿다
9. 시모노세키를 지나며
10. 고베에 잠시 정박하다
11. 요코하마에 이르다
12. 기차를 타고 도쿄에 들어가다
13. 우리 공관에서 하룻밤 묵고 읊어서 서기 유찬에게 보이다
14. 태평양에서 일출을 보며
15. 밤새도록 배가 심하게 흔들리니, 나그네 시름이 일어난다

3부 아메리카와 유럽의 여러 나라를 지나며
16. 밴쿠버항에 올라
17. 캐나다에서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구천여 리를 가다
18. 대평원을 지나며
19. 슈피리어 큰 호수를 지나며
20. 뉴욕의 부유하고 화려함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21. 뉴욕 전기박람회에서 읊다
22. 대서양을 건너는 배 안에서
23. 대서양 구천 리를 항해하여 리버풀 항구에 닿다
24. 영국 수도 런던에 들어서다
25. 런던에서 플리싱언 항구까지
26. 독일 수도 베를린을 지나며
27. 폴란드의 옛 도읍

4부 대관식이 열리는 모스크바에서
28. 러시아 국경에 이르다
29.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러시아 황제의 동가를 보다
30. 러시아 궁궐에 들어가 친서와 예물을 올리다
31. 5월 26일 러시아 황제의 대관예식에 참여하다
32. 온 도시에 사흘 밤 동안 등불을 밝히다
33. 황궁에서 밤에 공연을 관람하다
34. 만백성을 위한 잔치
35. 모스크바 공관에서 꿈을 기록하다
36. 모스크바 공관에서 읊다
37. 서양 미인 노래
38. 모스크바 공관에서 달밤에 한양의 벗을 생각하다
39. 관병식에서 돌아와 장구(長句)를 짓다

5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문물을 마주하며
40. 상트페테르부르크 죽지사 33수
41. 러시아 도읍에 ‘불망’이라는 꽃이 있다
42. 단옷날
43. 낙조를 보다
44. 상트페테르부르크 공관에서 느낀 바 있어
45. 네바강에서 저물녘 경치를 보다
46. 집에서 음력 4월 11일에 보낸 편지를 음력 6월 5일에 우편으로 받아서 보았다
47. 계정 공사의 율시에 차운시를 올리다
48. 계정 공사의 ‘소상자찬’에 삼가 화답하다
49. 골비노 마을의 천문대를 관람하고 산에 올라 짓다
50. 양력 7월 7일
51. 유람신사 민경식과 주석면을 맞이하며
52. 옐라긴섬에서 바람을 쐬며 소석, 월산과 함께 읊다
53. 동물원에서 처음 본 동물들을 시로 읊다

6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54. 객사에서 우연히 쓰다
55. 귀국을 앞두고 시를 지어 소석과 월산에게 주다
56. 러시아 해군 장관에게 주다
57. 파리로 떠나는 염오를 전송하며
58. 염오의 증별시에 차운하다

7부 시베리아를 건너 연해주에 이르다
59.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며
60. 다시 모스크바를 지나며
61. 박물회를 관람하기 위하여 하신주에 머물다
62. 박물회를 관람하다
63. 열기구를 타다
64. 볼가강에서 화륜선을 타고 동남쪽을 향하여 밤에 떠나다
65.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길로 들어서다
66. 다른 나라에 있어서 백모님 소상에 참석하지 못하다
67. 감회를 써서 우정 협판께 올리다
68. 양력 9월 9일 시베리아 산길 가운데서 짓다
69. 시베리아 철로가 중간에 끊겨 마차를 타고 가다
70. 유목하는 몽골 사람들을 보고
71. 이르쿠츠크 총독부에 이르러
72. 바이칼호를 건너서
73. 흑룡강에서 화륜선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다
74. 하바롭스크 총독부에 이르러
75. 백두산정계비 건립에 참여한 광천공을 그리며 흑룡강에서 읊다
76.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러
77. 원산 우체사장에 임명된 당질 세형의 소식을 듣고
78. 우리나라 유민의 도소(都所)에 시를 써서 주다

8부 조선에 돌아오다
79. 새벽에 부산에 정박하여
80. 인천항에 정박하며
81. 복명(復命)하고 돌아와 부모님을 뵙다
82. 친척과 벗들을 재회하여 회포를 펴다

발문
첫 번째 발문: 한경리
두 번째 발문: 서형돈
세 번째 발문: 고영철
네 번째 발문: 서상교
다섯 번째 발문(시): 박이양
여섯 번째 발문: 이중하
일곱 번째 발문: 송영대

미주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자 : 김득련
조선 후기의 역관이며 시인이다. 호는 춘파(春坡), 자는 윤구(允久)이다. 역관 명문가인 우봉 김씨 가문 출신으로, 백두산정계비를 세울 때 참여했던 김지남(金指南)의 7대손이다. 22세 때인 1873년에 역과에 급제하여 한어 역관으로 활동했으며, 박문국 주사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1896년에 러시아 황제의 대관식 축하 사절의 일원으로 러시아를 다녀왔으며, 이때 세계를 일주하며 보고들은 일을 시문으로 써서 시집인 『환구음초』와 사행록인 『환구일록』을 남겼다. 이 가운데 『환구일록』은 민영환의 사행록 『해천추범』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특명전권공사 민영환과는 선대로부터의 세교(世交)가 있었다고 하며, 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몇 편의 시를 수창(酬唱)하기도 했다. 강위(姜瑋)를 중심으로 모인 육교시사(六橋詩社)의 일원으로 참여했으며, 강위 사후에도 시사의 동인들과 함께 활동했다. 『환구음초』는 1897년 일본 교토에서 간행되었으며, 현재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는 간행 이후에 받은 발문까지 포함된 필사본이 소장되어 있다.

역자 : 황재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장지연·신채호·이광수 문학사상의 비교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 문학 및 문헌에 관심을 두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근래에는 전근대의 백과사전인 유서(類書)와 근대 초기의 이민자 문학 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다수 발표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안중근 평전』, 『만국사물기원역사』(역주), 『아희원람』(역주), 『구제적 강도: 전낙청 선집』, 「『환구음초』의 성격과 표현 방식」, 「구제적 강도 연구: 1세대 재미 한인의 체험과 문학적 혼종성」, 「이병기의 수학과 학술 활동에 대한 재검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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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20여 년 전, 한시로 담아낸 조선 최초의 세계 일주 기록
청나라와 일본, 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쳐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8개국 7개월의 러시아 사행길 속 견문과 감상을 감각적 시어로 풀어내

“나의 유람 멀고도 장대하니, / 보고 들은 것 모두 기이하네.
세 대륙에 사만 리 거치며, / 풍속 또한 물어보았네.
쓰고 쓰면서 운을 맞추니, / 약간의 시를 얻을 수 있었네.”

『환구음초(環球吟艸)』는 “지구 한 바퀴를 돌며 읊은 시”라는 뜻처럼, 1896년 조선의 역관 김득련이 세계 일주를 하며 남긴 기행 시집이다. 저자 김득련은 1896년 5월 26일에 열리는 러시아 새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의 특사로 파견된 민영환 공사 일행에 속했다. 조선의 사절단은 약 7개월간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러시아, 몽골 등 8개국, 6만 8,365리(약 2만 6,848킬로미터)를 여행했다. 이는 조선 역사상 유례없는 길고 먼 여정이었다. 『환구음초』는 급변하는 근대 문명을 직접 보고 느낀 조선 지식인의 생생한 감회를 한시로 담아낸 시집으로, 120여 년 전 조선인 최초의 세계 일주 기록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 책에서는 『환구음초』를 사절단의 공적 기록인 민영환의 『해천추범』, 김득련의 『환구일록』과 사적 기록인 『윤치호 일기』 등을 함께 비교하며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이들 기록을 함께 읽음으로써 세 인물이 각기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비교할 수 있어, 시의 불분명한 구절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당시 사행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해자 황재문 교수는 사절단의 여러 기록들과 관련 문헌들을 꼼꼼히 검토해 지난 번역에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역사적 배경과 전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처럼 공적, 사적 기록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환구음초』는 단순한 옛 기록을 넘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근대 문명과 조우한 조선 지식인의 복합적인 시선
신문물에 대한 경탄과 격랑기 조국에 대한 우려 교차 …
급변하는 시대 속 작금의 현실을 겹쳐 읽는 계기 마련

“다행히 황령에 힘입어 사신 일 마쳤지만,
어려움 구제할 계책 없으니 부끄럽도다.”

그렇다면 조선 사절단의 개화된 문명에 대한 체험은 시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을까? 1896년에 조선에서는 처음으로 양력(그레고리력)을 사용하게 되었고, 사절단 일행은 일상에서 통용되던 음력과 러시아의 율리우스력을 모두 고려해야 했다. 또한 이들이 조선의 법도를 지키기 위해 모자를 벗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관식이 거행된 예배당에는 들어가지 못한 점을 떠올리면 급변의 시대 상황과 조선 지식인의 복잡한 시선을 미루어 볼 수 있다.
새로운 문물과 낯선 풍경에 대한 감상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한시가 먼저 눈에 든다. 김득련은 전화기를 보고 “벽에서 울리는 종소리, 사람 대신 부르는데, 통 속에서 전하는 말은 육성과 똑같다네”라고 읊으며 신기해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들른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는 “사람은 춤추고 수레 능히 달리는데, 진짜처럼 움직이며 갔다가는 다시 오네”라며 서구의 발전된 기술력에 대한 놀라움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자전거에 대해서는 “구태여 네 필 말 부려가며 수레 몰 것 있나. 빠르게도 느리게도 내 맘대로 갈 수 있으니”라고 하며 서구 문명의 효율성을 시어로 풀어냈다. 뉴욕에서 전기박람회를 관람하고는 “세상의 만물이 모두 전기로 이루어진다”라며 신기술에 대한 경이로움도 표현한다.
시집 곳곳에는 제국주의의 경쟁 속에서 위태로운 조국의 운명을 걱정하는 지식인의 복잡한 심경이 스며들어 있다. 사절이라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시들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닌 것이다. 특히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지나며 “지난날 어엿한 나라였던 폴란드, 이제는 러시아의 한 지방이라네. … 노래하고 춤추며 번화하던 땅엔, 붉은 꽃만 적막하게 남았네”라고 읊으며, 망국의 아픔을 겪는 폴란드의 비극적인 현실을 ‘떨어진 꽃’에 비유하기도 했다. 아관파천의 시기에 러시아로 떠나온 사절단에게 폴란드의 현실은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또한 조선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베리아와 연해주에서 만난 가난한 동포들의 모습을 보며 김득련은 “슬프다. 저 수만여 명 유민이여. 하루하루 품팔이를 편히 여기는구나. 탐관오리 학정에서 달아난다고 해도, 낯선 땅 황무지에서 차마 어찌 지내랴”라며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동포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시에 담아내기도 했다.

시로 떠나는 기행, ‘화려한’ 필치로 재미 더해
사실 전달과 감상 표현에 균형 이룬 시 100여 수 …
입체적인 읽기로 안내하는 풍부한 해설 실어

“뜻이 가면 붓이 따라 이르러 마치 내가 직접 그 땅에 간 듯하니,
이전에 유럽을 가보지 못하여 생긴 미흡한 마음이 만족스럽게 되고
러시아에 따라갈 수 없어서 생긴 한탄의 심정이 풀어졌다.”

시로 기행(紀行)을 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는 사실 자체의 기록만으로 충족되는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한 김득련의 솜씨를 상찬한다. 고영철은 발문에서 “안은 사실이면서 밖은 화려하고, 능숙한 솜씨와 사실적인 의경(意境)이 들어맞는다”라고 견문의 경지를 평가했다. 서상교는 “세계에서 본 사람과 사물은 모두 붓끝에 담았으되, 거의 조화옹이 지은 듯하여 지극하지 않음이 없다”라고 『환구음초』의 문학적 성취에 감탄한다. 특히 명구(名句)의 사례로 세 구절을 들어 비평하면서 시의 표현력에 주목한다.
100여 수의 시 가운데 상당수는 견문을 위주로 한 객관적 표현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인은 한시에 감정이나 사유, 의견 등을 균형 있게 풀어내어 입체적인 읽기가 가능한 텍스트로 완성했다. 또 형식에서는 짧은 절구나 율시를 취하고 있어서 한시를 단순히 현대 한국어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내용 전달이 어려울 수 있다. 역해자는 한시 특유의 어법이나 형식, 여러 가지 전고 등을 충분히 해설하여 사절단의 견문과 감상을 정확하고 풍부하게 전한다.

*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 대우재단이 공동으로 펼치는 고전 새로 읽기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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