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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카밀라 소사 비야다 Camila Sosa Villada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배우, 시인이다. 그녀의 대표작이자 첫 소설인 《나쁜 여자들 Las Malas》은 출간 직후 비평가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며, 마담 피가로 상, 소르 후아나 상 등을 수상하며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 문학 판매량에서 절대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녀의 작품은 문학이 정체성과 저항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녀는 트랜스젠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작품 속에 정면으로 드러낸다. 트랜스 여성의 목소리를 낭만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조명하고, 비관이 아닌 존엄과 생명력으로 서술한다. 시적인 문체와 강렬한 묘사, 환상과 현실이 뒤섞이며 현실의 잔혹함을 더 분명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소수자를 억압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회를 비판한다.

역자 : 김희용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배화여자대학교, 그리스도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워싱턴 블랙》, 《노멀 피플》, 《심장은 마지막 순간에》, 《동조자》, 《헌신자》, 《결혼이라는 소설》, 《오 헨리 단편선》, 《크리스마스 캐럴》, 《로마제국 쇠망사》(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2023년 《동조자》 번역으로 부천디아스포라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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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 눈을 뗄 수 없는 서사 《나쁜 여자들》은 아르헨티나 작가 카밀라 소사 비야다―소설가·배우·시인이자 트랜스젠더 여성―가 자신의 삶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출간과 동시에 ‘소르후아나 데 라 크루스상’과 ‘그랑프리 마담 피가로상’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고,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22개국 출판 계약과 영상화가 확정된 이 작품은 “읽는 내내 숨이 멎을 듯한 강렬한 소설”(MadameFigaro)이라는 평처럼, 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문체로 “파괴적이고 가차 없는 아름다움”(TheGuardian)을 펼쳐 보인다.

잔혹한 세상을 건너는 사랑과 연대의 기적이 소설은 코르도바 외곽 밤거리에서 생존을 위해 몸을 던지는 성적 소수자 ‘트라스베티’의 이야기다. 세상이 지우려 했고 사회가 외면한 존재들이 연대하며 잔혹한 현실에 맞서는 뜨거운 기록이다. 178세의 대모 엔카르나, 추위 속에서 구조된 아기, 전쟁을 피해온 목 없는 남자 등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인물들이 등장해 잔혹함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결국 고통 속에서 피어난 연대가 어떻게 사랑이 되고, 마침내 세상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되는지를 증명한다.

가장 문학적인 방법으로 편견에 맞서는 용기《나쁜 여자들》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기적”(Pagina/12)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트랜스 여성의 삶을 낭만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조명하면서도, 비관이 아닌 존엄과 생명력으로 서술한다. 문학적인 상상력으로 젠더·정체성·폭력·사랑을 탐구하며, 어떻게 문학이 잔혹한 세상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고, 잔혹한 현실을 넘어 사랑과 존엄으로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회가 외면한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새로운 서사를 찾는 독자라면 반드시 만나야 할 작품이다.

책 속에서

엔카르나 아줌마는 평생을 트라베스티들에게 둘러싸여 지냈다. 우리를 경찰로부터 지켜주고, 우리가 낙담할 때 조언을 해주고, 우리의 육체만을 원하는 나쁜 애인들과의 관계를 끊게 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우리가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다. 우리에게 낭만적인 사랑이라는 동화를 믿지 말라고 말했다. - 30p

모든 경멸은 두통처럼 며칠 동안 남아 이어진다. 누그러지지 않는 고통스러운 편두통처럼. 모욕과 조롱. 상심과 존중의 결여. 고객들의 사탕발림, 그들의 노골적인 기만, 몸만 바라며 착취하는 애인들, 굴복, 우리가 욕망의 대상이라는 멍청한 착각, 외로움, 에이즈, 망가진 하이힐, 죽음, 살인, 남자를 두고 벌어지는 내부의 불화, 뒷공론, 말싸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구타, 무엇보다도 어둠 속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세상이 우리에게 가하는, 구타. 섹스 직후에 이어지는 구타. 그것이 그때껏 우리 모두에게 줄곧 일어났던 일이다. - 37p
나는 어머니가 화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배웠다. 혼자 있을 때는 거울을 보며 그 의식을 반복하고 어머니의 옷을 입어보았다. 나도 조금은 어머니 같아 보였다. 얼굴에 색조 화장을 하고, 소년 같은 이목구비에서 창부가 된 미래의 내 모습을 보았다. - 78p

언젠가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버지가 말했다. “나한테 호모나 마약중독자인 아들이 있다면, 죽여버릴 거야. 그런 아들이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야?” 아버지가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면서, 정말이지 그런 아들이 무슨 소용이겠냐고 말했다. 어머니도 동의했다. 나는 나를 휘감고 있는 여성성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 암묵적인 위협을 알아차렸다. 며칠 전 밤에 어머니에게 왜 내 목소리는 여자아이 목소리처럼 들리는지 물어보자 어머니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아버지가 나를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후, 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버지는 이미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 115p

나는 잠에서 깨면 삶이 달라져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수많은 밤을 보냈다. 처음에는 변하게 해달라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믿음이 커지면서, 이튿날 잠에서 깨면 내가 되고 싶은 여성이 되어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 116p

삶에 대해 무언가를 배우고자 트럭에 올라타는 10대 소녀. 그것이 나였다. 바로 지금의 나. 그러고 다른 삶이 있었다. 합법적인 삶, 피부색이 밝고 매너 좋은 이성애자들 사이에서 사는 낮의 삶. 밤의 등 뒤에서 이뤄지는 대학 생활. 품위와 따분한 이웃들과 날마다 보는 학생들에 집착하던 잿빛 일상. 슈퍼마켓에, 수업에, 심지어 트라베스티로서의 경험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파티에도 갔다. 적응하려고,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되어 그들과 어울리고 그들과 같은 삶을 영위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의 호감을 얻으려고, 말수 적고 친절하고 똑똑하고 헌신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려고, 지탄받거나 비난받지 않을 삶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노력했다. 항상 방심하지 않았고, 항상 나 자신을 돌봤다. - 161p

한 아가씨는 남동생이 중등학교를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고, 다른 아가씨는 돈을 모아서 엉덩이를 조금 더 크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무언가 완벽한 것을 소원해보라고 했는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말하기는 부끄러웠다. - 174p
내가 들은 앙히에의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내가 트라베스티가 된 건 트라베스티로 사는 게 축제이기 때문이야.” 그것이 모든 불쾌함에 대한 그녀의 처방전이자 삶의 방식이었다. 앙히에는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 사막의 꽃처럼 말이다. “맙소사, 그러지 마, 자기야. 아무것도 주지 않는 남자 때문에 울지 마. 트라베스티로 사는 건 축제야. 즐겨.” 그녀는 자신의 철학을 철저하게 따르는 사람이었다. 항상 소리 내어 웃고, 항상 관대했으며, 항상 주머니에 사탕을 가지고 다녔다. - 187p그들은 우리 중 누구도 살아남기를 바라지 않았다. 한 명은 돌에 맞아 죽었다. 또 한 명은 마녀처럼 산 채로 불에 타 죽었다. 누군가 도로변에서 그녀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던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 저 밖에는 괴물이 있었다. 트라베스티를 먹고 사는 괴물이었다. 우리는 말 그대로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고 있었다. 우리 사이의 유대가 약할수록 우리를 사라지게 하기가 더 쉬웠다. -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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