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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도 마지막도 아닌 사건
어떤 일상의 수수께끼에 대해
만취 속옷 파손 사건
종교학 시험문제 유출 사건
편지 살포 하이츠 사건

저자 소개
저자 : 이마무라 마사히로
1985년 나가사키현 출생. 효고현 고베시에서 자라 오카야마 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2017년 『시인장의 살인』으로 제27회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18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8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017 ‘《주간 분ㅤㅅㅠㄴ》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하고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까지 수상하며, 데뷔작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주요 미스터리 랭킹과 문학상 4관왕을 달성했다. 화려한 등장과 함께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은 그는 속편 『마안갑의 살인』, 『흉인저의 살인』를 통해 첫 장편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2021년에는 TV드라마 〈네메시스〉의 각본 작업에 협력하기도 했으며, 해당 작품은 『네메시스 I(ネメシス I)』로 출간되었다. 2023년에는 오컬트와 추리를 정교하게 결합한 『디스펠』을 선보이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는 『시인장의 살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탐정 ‘아케치 교스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상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아케치의 활약을 기다려온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출간 즉시 현지 미스터리 소설 랭킹 상위권에 오른 이 작품은, 오컬트나 특수설정을 가미한 전작들과 달리 유쾌한 청춘의 일상 미스터리를 선보임으로써 다양한 서브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한다.

역자 : 김은모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도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 전문번역가의 길에 들어섰다.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과 『마안갑의 살인』, 『흉인저의 살인』, 아오사키 유고의 『노킹 온 록트 도어』, 후지사키 쇼의 『신의 숨겨진 얼굴』, 『살의의 대담』, 유키 하루오의 『방주』와 『십계』,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를 비롯한 ‘죽이기’ 시리즈,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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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순수한 논리만으로 승부한다, 일상 미스터리의 매력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는 『시인장의 살인』에서 처음 등장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코 대학교의 명탐정 ‘아케치 교스케’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일상 미스터리 연작단편집이다. 데뷔작으로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이미지가 강렬했던 덕분에, 그동안 이마무라 마사히로는 ‘비현실적인 특수설정이 더해진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생생한 일상에 던져진 수수께끼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임으로써, 본격 미스터리 작가로서 이마무라 마사히로가 쓸 수 있는 작품의 스펙트럼이 보다 넓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있다.

첫번째 단편 「처음도 마지막도 아닌 사건」은 영화 〈시인장의 살인〉(2019) 개봉 시점에 맞추어 공개되었던 작품으로, 아케치와 하무라가 처음으로 함께 의뢰받은 ‘아무것도 도난당하지 않은 절도 사건’의 진상을 쫓는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미스터리 해결에 열성인 아케치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인 한편 『시인장의 살인』을 일부 예고하는 작은 요소들도 숨겨져 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번째 단편 「어느 일상의 수수께끼에 대해」는 일상 미스터리 장르에서 잘 알려진 ‘오십 엔 동전 스무 개의 수수께끼’에 대한 이마무라식 해법이자, 그저 지나칠 수도 있었던 일상 속 작은 수수께끼에의 애정을 듬뿍 담고 있다. 그만의 논리적 해법에 더해, ‘아케치 교스케’가 탐정이었기에 가능한 따뜻한 마무리가 인상적인 단편이다. 세번째 단편 「만취 속옷 파손 사건」은 아케치와 하무라 콤비가 가장 전면에 부각되는 작품이다. ‘아케치의 찢어진 팬티’라는 우스꽝스러운 소재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이에 얽힌 불가능한 밀실 수수께끼를 독특한 각도에서 풀어내 독자의 허를 찌르는 수작이다. 네번째 단편 「종교학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서는 연구실에 남아 있던 학생이 단 10분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금고 안에서 종교학 시험문제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데, 이 억울한 학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아케치와 하무라가 나선다. 미스터리 애독자라면 단숨에 간파할지도 모르는 고전적인 트릭을 오마주하고 있는 이 작품은, ‘고전 위에 쌓아 올려가는 문학’으로서 시대와 기술에 따라 달라지고 진화하는 미스터리 장르만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편지 살포 하이츠 사건」은 앞의 네 단편에서 하무라의 선배였던 아케치가 누군가의 후배 입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일화를 다루고 있다. 이 단편에서는 처음으로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면서 탐정업에 대해 막 배우기 시작한 신입생 시절의 아케치라는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가능한 한 다양한 모습의 아케치 교스케를 그리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탐정은 사건을 향해 달린다

『시인장의 살인』부터 『흉인저의 살인』까지, 하무라 유즈루의 탐정이 되었던 겐자키 히루코는 가는 곳마다 사건에 휘말리는 특수한 체질을 지녔다. 원하든 원치 않든 중대한 사건은 언제나 겐자키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그런 체질을 지녔다는 서술은 ‘왜 본격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언제나 중요한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가?’라는 의문을 일정 부분 해소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는 같은 질문에 대해 정반대의 해법을 제안한다. 즉 겐자키 히루코가 원치 않게도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면,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아케치 교스케는 스스로 사건을 향해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퍼즐이나 퀴즈는 도전적이에요. 해답을 자각한 상태로 이쪽이 풀 마음을 먹고 다가오기를 느긋하게 기다리죠. 하지만 수수께끼는,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맞닥뜨리는 수수께끼는 이쪽에 호소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호소한다고? 어떻게?”
“……‘가르쳐다오. 내 정체를.’” (본문 366쪽)

작가는 인터뷰에서“본격 미스터리에 어울리는 ‘명탐정’다운 면을 시리즈 내내 겐자키 히루코가 보여주었으니, 아케치가 주인공이 된 소설에서는 조금은 부족하고 실수와 실패도 경험하는 대학생 탐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하무라가 아케치의 파트너이자 후배의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이야기에 좀더 담아내고 싶었다”고도 말했는데, 그 결과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 속 아케치는 자연스레 천재성이 빛나는 명탐정보다는 엉뚱하지만 친근하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눈길이 가는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저는 소설을 쓸 때 ‘왜 이 인물이 주인공이어야만 하는가?’를 강하게 의식합니다. 단순히 학원 미스터리를 쓰고 싶었다면, 굳이 아케치 교스케가 아닌 겐자키 히루코를 주인공으로 삼아도 되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케치’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면 ‘그에게 걸맞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하고 인물을 기준 삼아 생각합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미스터리의 여러 하위 장르 중에서도, 평범한 하루 가운데 벌어진 특별한 사건에 주목하거나, 혹은 얼핏 특별해 보이지 않더라도 어떤 사건에 스스로 특별한 의문을 가지며 논리적인 해답을 추적해나가는 ‘일상 미스터리’는 가장 적극적이면서 순수한 ‘본격 미스터리’라 할 수 있겠다. 즉, 일상의 생생한 수수께끼를 열정적으로 찾아다니는 아케치 교스케가 주인공이 되기에 가장 걸맞은 장르이기도 하다. 그리고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는 그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성립될 수 없는, 아케치와 하무라를 떼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시인장의 살인』으로부터 이어진 특수설정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가장 순수하고도 열정적인 탐정의 활약상을 통해 ‘작가가 생각하는 본격 미스터리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시리즈의 기존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아케치 교스케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에게는 가장 유쾌한 일상 미스터리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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