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미성숙 프레임에 갇힌 캥거루족이라는 낙인
캥거루족이 어때서……
많은 매체에서 다루는 ‘캥거루족’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 의미가 한껏 담겨 있다. ‘독립할 나이가 되어도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라고 통용되는 사회적 정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캥거루족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는 높은 주거비 부담과 전세 사기, 청년 취업난 등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비자발적 캥거루족이 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캥거루족을 모두 똑같은 잣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할까? 모두의 삶이 제각각이듯 개인이 처한 환경, 가치관, 인생관에 따라 각자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기에 명쾌하게 이분법적으로 답할 수는 없다. 작가 역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 전달하기, 캥거루족이라는 정체성을 일상으로 구체화하기, 이 글을 계기로 자신만의 감정과 의견, 일상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미’독립이 아닌 ‘비’독립을 택한 캥거루족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냄으로써 캥거루족을 바라보는 인식을 다양화하고 좀더 건강한 캥거루족이 되기 위한 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태어난 이래 줄곧 같이 살아왔지만 엄마, 아빠를 보다보면 ‘어떻게 저러지?’ 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다른지가 아니라 다른 서로를 얼마나, 어떻게 포용하느냐겠지.”
33년간 부모님과 단 한시도 떨어져 살아보지 않았어도 개개인으로 따지면 남이기에 아쉬움은 늘 존재한다. 게다가 사회적 시선, 때때로 찾아오는 자괴감, 제한된 자유 등 이런저런 불평불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캥거루족의 장점과 마음가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때로는 독립을 꿈꾸고 혼자 있고 싶지만
함께여서 좋아
부모님의 울타리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어 안락하지만 캥거루족으로 살며 매일 마주하는 부모님과의 다른 생각, 성향, 취향은 때때로 버겁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캥거루족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어필하며 작가만의 유쾌한 생존 방식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간다.
“시시때때로 뒤집어지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은 믿음이자 수용이다. 이런 삶도 있고 내가 그 삶을 선택했다는 인정. 언제부터 세상이 정한 이정표대로 딱딱 맞추어왔다고 선 하나 넘는 것을 겁내. 선 안에 머물렀을 때 별세계를 마주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직은 아니다.”
정해진 순서대로 독립하고 결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나라는 존재의 합리적인 선택에 따라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으며 현명하게 미래를 꿈꾸는 독립된 개체를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키우며 자신 안에 행복의 가치를 둔다면 비록 캥거루족일지라도 독립된 개체로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소설가 이주영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비슷한 ‘종족’일지도 모른다. 철저히 혼자이길 바라는 동시에 곁의 사람과 온기를 나누고 싶어하니까. 삶의 모양은 하나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릴 때 좀더 자유롭고 행복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