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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끝없이 업을 감는 항아리 … 9
2장 축복을 빌수록 저주하는 그릇 … 37
3장 거짓으로 승천하는 돈저냐 … 55
4장 모든 곳을 가리키는 방울 … 83
5장 사지를 버리며 나아가는 제웅 … 137
6장 불신자를 우롱하는 신 … 199
7장 홀로 기다리는 먹 … 239
8장 왕을 피우는 씨앗 … 257
9장 끝없이 사랑하는 비녀 … 289
에필로그 … 324

참고문헌 … 326
저자 소개
저자 : 허아른
성별도, 나이도 불명. 단어를 수집해 돌림판으로 주제를 정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돌림판 작가’로 활동했으며, 유튜브 채널 ‘허아른 괴담록’에서 다양한 창작 괴담 오디오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소설 분투기 1, 2》, 《이루길 허아른의 괴담수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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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홉 개의 골동품이 연결하는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세계!
골동품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때, 듣는 이의 삶에 괴이한 일이 생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엮어내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허아른 작가의 장편소설 《기이한 골동품 상점》이 팩토리나인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 없이 주인의 마음대로 문을 여는 정체불명의 골동품 상점을 배경으로 한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주인이 신비한 골동품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오랜 사연이 새겨진 골동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기이한 골동품 상점》에서는 오랜 세월 시간의 흔적을 새기며 살아온 골동품들이 마치 주인이 된 듯 상점을 방문한 손님들을 선택한다. 그렇게 물건마다 갖고 있는 짙고 깊은 사연들이 다시 손님들에게로 이어지며 새로운 시간의 흔적을 새기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마침내 가장 수상쩍어 보이는 주인의 오랜 사연으로 귀결된다. 내가 물건을 원한 것인지, 물건이 나를 원한 것인지 모를 생경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골동품 상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파는 건 죄다 수상쩍은 것들뿐이야. 길한 물건일수록 불길하기 짝이 없지.”

궁서체로 ‘골동품점’이라 쓰인 간판을 걸고 기이한 물건들을 파는 골동품 상점. 마치 팝업스토어처럼 자리를 옮겨 다니며 나타나는 이 가게에는, 사연 많은 주인과 더 사연 많은 물건들이 모여 있다. 이혼 후 허무함을 느끼던 ‘나’는 서늘한 사백안의 골동품점 주인에게서 조선 왕족 가문의 태항아리를 소개받는다. 여러 세대의 탯줄을 담은 항아리 속 끝없이 이어진 나선은 보는 이를 홀리듯 붙잡는다. 또 다른 손님은 한 가문의 놋그릇을 건네받는데, 대대로 이어진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염원과 저주가 불길하게 남아 있는 물건이다. 금빛 아이를 신으로 섬기던 마을의 전승에서 비롯된 ‘돈저냐’, 아이들의 슬픈 한이 담겨 있는 ‘팔주령’, 불길한 액운을 가져가준다는 ‘제웅’, 민간신앙에 자리 잡은 이슬람의 상징 ‘이슬람불’과, 80년 전 탄광에서 홀로 자라난 ‘먹’, 용궁 설화와 권력의 야욕이 얽힌 ‘도장’, 그리고 사랑이라는 강력한 이름의 저주인 ‘옥비녀’에 이르기까지, 길하거나 불길한 물건들의 사연이 시대를 거슬러 이어진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독창적 세계를 빚어내는 허아른 작가
그가 세운 세계에서 한국 미스터리는 이제 새로운 얼굴을 갖는다!

아홉 가지의 골동품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내며 시간을 거슬러가는 이 작품은, 각 장마다 서로 다른 골동품을 중심에 두고,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근현대사까지 시대와 배경을 넘나든다. 왕족의 태항아리, 가문의 저주가 서린 놋그릇, 불멸의 사랑이라는 염원이 담긴 옥비녀 등 물건들은 골동품 상점과 그 주인을 축으로 하여 맞물려 전승된다. 또한,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온 골동품들은 과거의 흔적이자 현재를 뒤흔드는 매개로 작동해 가게를 방문한 손님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저자인 허아른 작가는 무작위로 단어를 수집해 주제로 정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실험적인 초단편 소설집 《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소설 분투기》와 창작 괴담집 《이루길 허아른의 괴담수첩》으로 지금까지 없던 신선한 소재와 캐릭터 창조를 선보인 바 있다. 기발한 발상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빚어내는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그 기묘한 상상력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작품 속 골동품들은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손님들과 마주하지만 시간을 거슬러갈수록 하나의 이야기로 모이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흩어져 있던 흐름을 하나로 엮어내는 과정에서, 골동품들마다 각각의 시대상을 특색 있게 담아내며 행간에 숨어 있는 한국 역사의 미스터리를 치밀하게 구성하여 완성해냈다. 유려한 스토리텔링으로 색다른 세계를 구축해내고, 세심하게 배치된 디테일들이 은밀한 연결 고리를 드러내며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책 속에서

여기 머그잔이 하나 있습니다.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이상하게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때만 쓰게 되는 잔이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머그잔을 들고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다가 의혹에 잠기는 겁니다. 컴퓨터 앞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먼저였는지, 머그잔을 집어든 게 먼저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거죠. 어쩌면 난 지금 머그잔을 집었기 때문에 컴퓨터 앞으로 끌려온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머그잔과 나, 둘 중 어느 쪽이 진짜 주인일까요? 이 소설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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