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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시작하기에 앞서

Chapter 1 변하지 않는 것
Chapter 2 손바닥 위의 죽음
Chapter 3 작은 것의 위대함
Chapter 4 고요 속의 소리
Chapter 5 죽음과 생명 사이
Chapter 6 고통에서의 해방
Chapter 7 산소의 역설
Chapter 8 모호함의 경계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자 : 김병민
컴퓨터공학자이자 화학공학자다. 한림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융합스쿨에서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과학 콘텐츠 플랫폼 쏙SOAK의 프로덕트 오너이고, 시민들과 과학 나눔을 실천하는 재단법인 카오스KAOS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과학 대중화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구 파괴의 역사』,『거의 모든 물질의 화학』, 『숨은 과학』,『주기율표를 읽는 시간』,『슬기로운 화학 생활』, 『사이언스 빌리지』가 있으며, 옥스퍼드대학교 VSI 시리즈인 『화학의 역사』를 번역했다.
저자는 암이라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이 자신에게도 일어난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한다. 바로 과학자의 시선으로 마주하기다. 병원에 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할 법한 질문인 “왜 인간에게는 암이 생길까,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들여다보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을까”에서 출발하여 기초과학과 기술이 질병을 진단하고 생명을 살리는 현대 의학 기술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포착한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과학사의 발견들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두 얼굴을 가진 산소의 역설, 삶과 죽음 곳곳으로 이어져 있다. 이를 통해 과학이 곧 삶이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태도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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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건강과 질병, 자아와 타자,
정상과 비정상의 구별을 넘어
인간과 자연 그 자체를 탐구하는 과학자의 기록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의사나 생명과학 연구자가 아닌 화학자라는 점이다. 화학은 위험하고 특수한 물질을 다루는 학문인 것 같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숙하게 우리 삶에 들어와 있다.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도 화학의 발전과 함께 놀라운 도약을 이루었다. 에드워드 제너의 천연두 백신에서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화학연구에 기반을 둔 현대의 제약회사들의 업적까지, 화학은 인류의 건강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과학은 화학만이 아니다. 아픈 사람들이 겪는 치료의 일상이 곧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의 놀라운 무대임을 보여주며, 일반인들과 멀게 느껴지는 과학 전반이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사람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학도 사실 과학 분야 전체의 지식의 결과를 인간을 대상으로 발현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물리화학과 같은 기초 과학은 물론 광학과 반도체, 인공지능 같은 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것이 바로 현대의 의학이다.
이 책에서는 질병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갔는지 그 역사를 보여주는데, 기나긴 질병과의 투쟁 역사에서 이제 암은 ‘적’이 아닌 복잡한 ‘관계’로의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 감염병들이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외부 침입자에 의해 발생하며, 이들은 인체에 ‘외래’, ‘남’으로 인식된다. 반면, 암세포는 우리 자신의 세포가 변형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자기(self)’의 일부다. 즉 암을 이해하는 것은 생명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암을 치료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단순히 질병과의 싸움이 아니라,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 암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되었을 때 직면하게 된 도전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적 이해를 통해 이 도전에 맞서고 있다. 암 연구가 진전될수록, 생명의 근본적인 비밀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 후에 전 세계 실험실에서 배양된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 세포가 수많은 의학적 발견에 기여한 것처럼, 암에 대한 연구는 생명의 본질에 대한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암은 우리 존재의 일부이며,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질병의 한가운데에서 바라본 과학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병원에서 만난 과학, 과학에서 만난 인간

알지 못하는 병에 걸렸을 때의 두려움과 실체를 아는 존재를 맞닥뜨렸을 때는 전혀 다를 것이다. 저자는 두렵지만 않다면 분명 더 단단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를 두렵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몸이지만, 그 두려움이 자라는 사각지대를 사라지게 할 유일한 대상 역시 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의학적 지식과 치료법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 삶의 일부였던 질병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인간은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병원에서 알려주는 어려운 의학 용어 바깥의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과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인간은 정의를 내리고, 이름을 붙이고, 분류를 하는 유일한 생물이다. 그러나 이 분류는 인간 삶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며, 자연의 거대함과 복잡함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역사에서 자주 목격해왔다. 저자는 암을 진단받았을 때 질병 역시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오만함, 더 큰 범위에서 보면 생태학적 오만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인류가 광대한 빛의 스펙트럼 중 단 0.0035% 영역만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우주적 겸손함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질병과 몸에 대한 이해는 ‘좋은 세포’와 ‘나쁜 세포’ 또는 ‘나’와 ‘침략자’라는 단순한 이분법에서 복잡한 생태학적 이해로 이동하고 있다. 이 관점 전환은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세포들의 일부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생각은 마치 내 몸이 나를 배신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암을 복잡한 생태계의 일부로 보는 것은 덜 적대적인 관계로 재구성한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질문을 가지게 될 수도 있으며 이 책은 그 질문들의 일부를 담고 있다. 비록 답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질문들을 품게 된다면, 우리 삶은 더 풍부하고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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