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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 나오
2025 수현
2025 규호
1945 나오
2025 수현
1995 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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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 나오
2025 수현
1995 규호
1945 나오
2025 수현
에필로그 고타로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유재영
소설가. 함께 읽고 혼자 쓴다.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똥〉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하바롭스크의 밤》, 《당신에게 죽음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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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환영>
「1」 눈앞에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2」 오는 사람을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음.

환영받지 못한 환영들이 모이는 집
그곳에서 기이하고 위험한 욕망이 꿈틀댄다!

“우리는 그 사람을 분명히 죽였어. 죽이고 실험했는데, 그가 멀쩡히 살아 돌아다녔지.”

청림호 옆, 숲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적산가옥. 어린 시절 그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규호는 돌아가신 큰아버지가 자신에게 그 집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어딘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집임에도 규호는 근무지인 교도소에서의 징계와 감봉, 투병 중인 딸의 병원비를 해결할 방법이라 여기며 아내 수현, 쌍둥이 실비, 실리와 함께 그 집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오랜 시간 봉인되어 있던 그 집은 며칠 만에 규호네 가족을 소름 끼치는 현상으로 맞이한다.

밤낮없이 들리는 정체불명의 발소리, 벽과 바닥, 계단과 천장에서 아이들에게 뻗치는 의문의 손길, 집 안 구석구석 스며 있는 누군가의 숨결과 체온. 환영인지 실재인지 알 수 없는 존재들이 규호의 가족 앞에 모습을 보일수록, 집은 유산이 아닌 끝끝내 떠넘기고자 했던 적산임이 드러난다. 아이들과 집을 살피던 수현은 우연히 낡은 책상 서랍에서 오래된 실험일지와 편지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80년 전 이곳에 살았던 이 집의 첫 번째 주인 ‘나오’의 기록임을 알게 된다. 수현은 점점 나오의 기록에 빠져들고,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비밀스러운 실험에 한 발씩 가까워진다.

나오는 일제 강점기 교토에서 조선-일본 혼혈로 태어나 오사카, 경성을 거쳐 청림에 정착한 의사였다. 식민지 조선의 지방 도시 청림의 한 병원으로 부임한 그녀는 죽음으로 생명을 되살리는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놀라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떠나가는 생명을 붙잡기 위해 발버둥치기도 하면서 자신의 삶의 궤적을 글로, 또 실존하는 형체로 남긴 채 모습을 감춘다. 그 구원과 창조의 욕망은 1945년에서 멈추지 않고 잠들어 있다가 결국 2025년이 되어서야 진정한 주인을 맞는다.

《힐 하우스의 유령》의 가족-집 서사와 《프랑켄슈타인》의 창조-파괴 모티프를 한국의 적산가옥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장르적 쾌감과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선사한다. 무언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하우스 호러 특유의 무형의 공포와, 인간인 듯 인간이 아닌 이형의 존재들이 다가오는 듯한 실체적 공포가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한 몰입감과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깊숙한 외딴 이층집에서 근처 언덕 위 아이들의 무덤인 애장까지 무대가 조금씩 넓어질 때마다 ‘이 집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규호의 두려움과 ‘그럼에도 끝까지 파헤치고 싶다’는 수현의 호기심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꿰매고 기워져 되살아난 자들,
유령의 집의 ‘진짜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8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억압과 해방, 형벌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

“괜찮다고 했어. 잠깐만 참으면 된다고. 너는 살 거라고. 여기에서 영원히 살 거라고.”

이 책에서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숨 쉰다. 집이 주인을 기억하고 기다리고 선택하는데, 집에 들어서는 순간 과거가 그 사람을 먼저 알아보기 때문이다. 부인병원 의사로서 자신의 의술을 하길 원한 나오와 서울에서의 삶을 접고 청림으로 내려와 다시 상담사로 일하길 바란 수현. 서로가 거울처럼 닮았음을 알아본 두 사람은 상대를 초대하기도, 상대에게 초대받기도 하며 호스트와 게스트의 관계를 바꿔가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에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모호한 이 집에서, 꿰매고 기워진 환영들은 《프랑켄슈타인》에서 보여지는 버려지는 피조물 대신 영원을 약속받는 손님이 된다. 이 책은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시간을 초월한 연대에서,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의 안식처로서 그들을 내쫓은 이들에게 죗값을 묻는 데까지 나아간다. 여기서 집은 창조자와 피조물이 억압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방을 얻고 점유하는 장소로 표현된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어 붙여진 새로운 생명들은 흔한 귀신이나 유령이 아닌 완전히 다른 존재로서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준다. 또한 그들의 재창조와 환생은 누군가를 살리고 싶었던 후회와 죄책감, 다시는 소중한 존재를 잃을 수 없다는 광기 어린 사랑, 주어진 운명을 뒤집겠다는 필사의 바람과 절박함으로 나타난다.

한 채의 집이 인간의 욕망과 상처, 기억과 죄를 어떻게 품고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호스트: 환영의 집》. 1945년 나오의 희생, 1995년 규호의 과오, 2025년 수현의 결심은 각기 시대를 달리하지만, 집이 그것들을 하나로 꿰어낸다. 산 자와 죽은 자, 과거와 현재, 주인과 손님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무서움을 뛰어넘는 깊은 슬픔과 애환을 경험하게 된다. 공포는 결국 인간에게서 비롯되며, 집은 그것을 증폭시켜 되돌려줄 뿐이기 때문이다.

80년의 역사가 서린, 누구에게나 열려 있던 청림의 집. 그 기묘한 내력을 고스란히 감당한 이 집의 진짜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익숙한 하우스 호러와 크리처물의 만남이란 독특한 장르적 특색 외에도 촘촘하게 새겨진 복선, 여운 있는 결말, 실감 나는 서술 등 서사 자체를 응시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이 작품은, 정교한 문체와 서늘한 감정선, 순수한 공포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울림을 남길 것이다. 한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줄거리]

“열렸다.” 청림호 옆 적산가옥을 큰아버지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규호. 어린 시절 그 집에서 겪은 기괴한 사건을 이제라도 보상받는다 여기며 가족과의 장밋빛 미래를 그려본다. 그러나 이주한 지 얼마 안 돼 벌어지는 괴이한 현상들. 환영인지 실재인지 모를 존재들이 규호와 아내 수현, 쌍둥이 실비와 실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수현은 80년 전 이곳에 살았던 한 여인 ‘나오’의 실험일지와 그녀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발견하고 그 수상한 기록들에 점차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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