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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 고블 씬 북 시리즈
고블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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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작가의 말: 내가 아이를 쓴 이유는
저자 소개
저자 : 곽유진
통영에서 태어나 바다의 아름다움과 조선소의 웅장함을 동시에 보고 자랐다.「어머니들의 아이」로 2017년 제4회 SF어워드 중단편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꽝 없는 뽑기 기계』로 2019년 제9회 비룡소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SF 앤솔로지 『당첨되셨습니다』(비룡소, 2021)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현대문학, 2022), 동화 앤솔로지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위즈덤하우스, 2025)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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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것은,

회색 눈이 쉼 없이 내리는 세계 위로
썰매를 끌고 가는 소녀의 이야기,
그 썰매에 탄 노인이 들려주는
먼 외계에 사는 또 한 명의 소녀 모투나의 이야기

이들이 속한 세계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 모든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이제 병원의 하얀 침대 위에 누워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노인이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이야기한다. “나 같은 노인을 보살피던 한 소녀가 있었다. (…) 소녀가 살던 시대는 세상이 한 번 무너진 시대였다.” 모종의 이유로 멸망한 세상. 모든 시계와 기계가 멈추었고, 끊임없이 내리는 회색 눈에 찬란했던 문명은 폐허가 되었다. 이제 간신히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이들은 지하철 역사 밑에 숨어 근근이 삶을 이어 간다.

어느 날, 소녀는 노인을 다른 지역에 있는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는 임무를 띠고 그와 함께 회색 세상을 횡단하게 된다. 소녀는 행동이 굼뜨고 답답한 노인이 성가시고, 무엇보다 그가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망쳐버린 구세대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증오스럽다. 그런 소녀에게 노인은 세상이 망가지기 전에 자신이 보았던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외계 행성의 헤르보렛사라 이름하는 깊은 산꼭대기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부족이 있다. 소녀 모투나는 부족을 대표하여 산아래 마을과 교역하고 적들을 물리치는 ‘순찰자’의 임무를 맡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모투나의 부족은 커다란 위기에 처하고, 모투나는 마침내 자신이 속한 세계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가 깊어가는 동안 서로 적대하던 노인과 소녀는 점점 가까워지고 저마다 상대방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러나 쉼 없이 내리는 회색 눈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목적지가 가까워 옴에 따라 노인과 소녀의 이야기는 곧 끝이 날 참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결말에 도달할 것인가.

이야기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야기하는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이 세상에서 잊혀 가는 모든 이야기에 바치는 헌사

작품 속에서 노인의 이야기는 어느 백화점에서 시작한다. 회색 눈보라와 어둠을 피해 찾아 들어간 한 폐허. 과거에는 백화점이라 불렸던 곳이다. 이곳은 사람들에게 환상을 파는 곳이었노라고, 노인은 소녀에게 알려준다. 그곳에서 발견한 빛바래고 반쯤 찢겨 나간 광고 사진 한 장을 어루만지며 노인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이 사진 속 아이가 딱 한 번 주인공 ‘모투나’ 역으로 출연하였다는 영화에 대하여.

저자 곽유진은 「작가의 말」에 쓴다. “소설은 분명 작가가 쓴 허구의 문장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때때로, 아니 대부분 다른 무언가가 되어 제멋대로 살아 움직인다. 그렇기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어느 작가는 소설을 아이라 칭한다.” 소녀와 노인의 우정과 모험 서사에 집중하는 외에도 우리는 이 소설을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읽을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희박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 서로 닮은 이야기들이 우리 곁을 빠른 속도로 스쳐 간다. 그중 많은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얻지 못하는 이야기들은 쉽게 잊힌다. 그렇게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사라져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의 이야기가 창조자의 손을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순간, 이야기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순간을 꿈꾸며.

우리 곁에 머물렀다 사라져 가는 이야기와 이야기꾼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가득 담긴 소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을 ‘이야기의, 이야기에 의한, 이야기를 위한’ 소설이라 하더라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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