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질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의와 공존, 자유와 책임 같은 질문을 퍼붓는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회는 미래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 나갈 수 있다. 이토록 크고 무거운 질문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멈춰서는 안 됨을, 그만큼 느리고 힘듦을 알기에 대부분은 피하고 싶은 질문이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청년이 있고, 성심을 다해 대답하고 실천하는 청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근래 유행처럼 번지는 청년세대에 대한 비관적 목소리는, 이 책에 담긴 청년들의 고민과 선택 앞에서는 한낱 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빨리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갈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
한국에서의 삶은 곧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고, 경쟁에서 이긴다는 건 다른 이들보다 더 빨리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걸 의미한다. 인터미션 없는 길고 긴 상황극 같은 속도전 인생에 저자는 ‘인생은 F1이 아니다. 한 번 반파되고 나뒹군다고 해서 레이스가 중단되지도, 몇십 바퀴 똑같은 트랙을 달리면 시합이 끝나는 것도 아니’라고 항변한다. 남보다 빨리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야 할 곳을 알고, 그 목표를 향해 자신만의 속도로 달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남들과 같은 트랙을 달리더라도 스스로와 시합을 펼치는 게 인생이다. 타인은 나의 레이스가 펼쳐지는 세상 어딘가의 배경이지, 내가 추월해야 하는 상대도, 내가 뛰어넘어야 하는 결승선도 되지 못한다. 그러니 떠올리고 직면해야 하는 건 오로지 나라는 사람 하나, 그뿐이라고 각자의 소중함에 대해 뭉클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다음 지구로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정의부터 PC주의의 폐해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질문하고 답을 구한다. ‘반문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반문하는 힘이야말로 인간에게 허락된 가장 궁극적이고 거룩한 사회적 능력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다. 옳은, 건강한, 좋은 변화가 무엇인지는 저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적어도 이 사회에서 군중이 아닌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손에 주어진 변화가 어떤 모습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그게 곧 시민의 역량이며 역할임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오늘을 묻고 살아내는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을. 멈춘 세상을 다시 움직이는 건, 언제나 청년이었음을.
책 속에서
그놈의 평범함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평범해지기를 이토록 강제하는 사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백날천날 ‘창의융합 인재발굴’ 노래를 불러대도, 꿈과 열정을 좇는 사람에게는 “정신 좀 차려.”라는 말을, 한계까지 부딪히는 사람에게는 “왜 사서 고생을 해?”라는 질문을 던지는 나라에서 그런 이들의 등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미술 천재에게 입시 미술을 시키지 않고 과학 영재를 과학고에 덜 보내기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큰 정신적 풍요와 명 랑한 가능성이 이 나라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고 확신한다. 강박적 평범함으로부터 한국 사회 전체가 탈출하는 날, 우리는 그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나는 정말이지 ‘제 정신이 아니라서 가장 제정신인 사람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 thema1. 아직도 인생은 어렵지만 │평범한 삶이란 무엇일까? 50-51p
비판적 사고야말로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가치예요. AI의 발전, 잘못된 정보의 확산,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과 편향된 가짜 정보에 대한 분별력을 갖추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비판적 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사람들이 더 정확하고 신중한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량이 될 거예요. question No. 1│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97p(Leilani 호주, 고고학 전공)
힘의 크기와 상관없이 힘을 얻은 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우리에게 필요한 다음 스텝이다. 권력자의 최종 목표는 권력의 ‘취득’이 아니라 권력의 ‘사용’이 아닌가. 그런데 왜 세상은 권력을 어떻게 얻는지에 대해서만 다루고 권력 이후의 행보를 올바르게 보여주는 법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권력자와 무법자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아 세상의 보편적 도덕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사회와 지구 공동체 전체에 그에 관한 교육을 절실히 요구할 시기이다. 내 손에 들어온 힘에는 책임이 따르고, 얼마나 대단한 권력을 지녔든지 간에 그게 타인의 삶을 잡아먹을 권리가 되지는 못한다는 기본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철학적 의미의 식인종’들이 차고 넘치는 현실에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thema2. 종종 세상을 뒤흔들고파 │권력을 가지면 변할까? 117p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와 다수결이 아닌, 누가 시스템을 설계하느냐에 대한 권력의 문제예요. 21세기에는 ‘표’가 아니라 ‘코드’가 권력을 움직여요. 알고리즘, 플랫폼, AI 의사결정 체계 안에서 민주주의는 ‘선택의 자유’보다는 ‘질서의 설계권’에 가까워지고요. 그러니 진정한 민주주의는 시민이 자신을 규율하는 알고리즘에 참여하고, 이를 재설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해요. question No. 3│진짜 민주주의란 무엇일까 205p(정은수, 대한민국, 前 태재연구재단 특임연구원)
근래 들어 아포칼립스 영화 같은 상황이 아닌데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남을 구덩이로 밀어 넣을 사람들이 늘어나는 듯 보인다. 당장 죽고 살고의 문제 가 떡하니 도래했으니 더 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영화 속 상황에 비하면 상당히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발현이다. 개인주의를 넘어 고립주의에 가까운 사고방식이 언젠가부터 ‘쿨하고 당연한’ 무언가로 여겨지고 있다. 누가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해 굶주리고, 안전장치가 부재한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다 다치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며 침묵을 요구받고, 연인이나 배우자에 의해 살해당하고, 삶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일단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비극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관찰된다. 겹겹의 레이어로 드러나는 사회 구성원의 파편화가 위험하게 느껴지는 건, 이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는 이들이 단순히 타인에게 무관심한 정도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가치를 짓누르며 즐거움을 얻거나 다른 사회 구성원의 권리를 강제로 빼앗아 본인의 에고ego에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thema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공동체가 개인보다 더 중요할까? 228-229P
정치 교육이 핵심이에요. 사회 구성원들, 특히 청년들 이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관련 문제에 관한 관심을 끌어내고, 정치 구조를 설계하는 당사자가 될 열정을 불어 넣어야 해요. 청년들에게는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낼 능력과 가능성이 있어요. 정치가 엘리트들만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모두가 접근 가능한 정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죠. 우리 안에 변화를 끌어낼 힘이 존재한다고 믿게 돕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리고 우리 모두 다른 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겠다는 열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내가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이를 대우하려는 태도거든요. question No. 6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292p(Svenja, 독일,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