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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봄 ― 9

2012년, 12월 ― 265

2032년, 6월 (1) ― 275

2031년, 5월 ― 303

2032년, 6월 (2) ― 319

다시, 봄 ― 331

작가의 말 ― 348
저자 소개
저자 : 한소은
번역대학원을 나와 남의 글만 쳐다보다가 결국 내 글을 쓰게 됐다. 일상의 불안을 연료로 모호한 장르의 미스터리를 쓴다.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피스오브마인드’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출간된 책으로는 크라임 단편 앤솔러지 『곶자왈에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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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너한테는 가족이 있잖아. 우리가 가족 아니야?”
공동체 주택이라는 생활상 속에서 피어나는 위계와 불균형

『토마토 정원』은 인구 지형이 재편된 2032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고령의 집주인들이 살다 떠난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인구 감소 추세와 맞물려 흉물스럽게 방치되자, 도심 슬럼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빈집을 매입해 공동체 주택으로 고쳐 임대하거나 임종을 앞둔 노인들을 돌보는 가정식 요양 주택으로 전환하는 주거 정책은 머지않은 미래로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이다.

서울 최북단의 수용구 도래동에 위치한 ‘안음주택’ 역시 이러한 빈집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공동체 주택으로, 독거노인부터 자립준비청년, 비혼 남매, 한 부모 가정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한데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각 세대를 분리하면서도 공용 거실과 주방을 두고 다양한 세대가 따로 또 같이 지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이기에, 입주민들이 돌아가며 장을 보거나 당번을 정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등 나름의 생활 규칙도 정해져 있다. 식사나 돌봄 등 일상생활에 수반되는 노동을 분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동생활이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규칙에 따라야 하는 통제적이고 폐쇄적인 속성 또한 지니고 있다.

안음주택의 입주민이자 관리소장 은수는 입주민들 사이에서 누님, 엄마, 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이들이 이룩한 유사 가족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 타인에게 선뜻 도움을 주는 한편 개인적인 친밀감을 은근히 종용하며 조건부 수용 심리의 전형적인 양상을 띤다. 이혼하고 딸아이와 함께 입주한 싱글 맘 지수는 자신의 아이를 조건 없이 돌봐 주겠다는 은수에게 감사를 느끼면서도, 대가 없이 주어진 이 호의가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한소은 작가는 이처럼 절박한 사람들이 의존적인 환경에서 어떻게 점차 약자로 변모해 가는지 그 처지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위험하면서도 따스하고 파멸적이면서도 포근한 관계와 장소를 그려 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공동체 주택이라는 독특한 주거 환경은 관계의 위계와 이중성이 두드러지는 완벽한 무대가 된다.

입주민 모두가 은수라는 하나의 뿌리에 의지해 가지를 뻗고 살아가는 곳. 이 집에서 여느 가정집과 흡사한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도 모두 저 은수라는 여자가 중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마다의 뒤틀린 욕망과 이전투구가 뒤얽히는 군상극
이분법으로 규정할 수 없는 인간의 다층적 내면을 고찰하다

근미래 배경의 공동체 주택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구병모 작가의 『네 이웃의 식탁』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보다 더 장르적인 층위가 맞물린 이야기는 각종 미스터리와 범죄로 확장되며 인물들의 어두운 이면을 비춘다. 입주민들을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은수, 유기묘를 구조하고 식물을 기르며 생의 활력을 불어넣는 은찬은 한편으론 자신이 우선하는 가치를 추종하는 그릇된 욕망의 공모자들이다. 또 돈과 신분 상승 욕구를 좇는 인물들이 저마다 얽히고설키며 범죄 미스터리 군상극의 면모를 띠는 『토마토 정원』은 그 중심에 있는 은수를 절대 선에 대적하는 반동 인물이나 결핍이 있는 인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때로는 살인자들도 할머니가 길을 건너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던 스티븐 킹의 말처럼 선악의 이분법으로 가를 수 없는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고찰하면서도, 끝내 이해와 포용을 통해 회복에 다가서는 발전적 가능성을 응시한다.

사람 사이의 농도가 진하다 못해 찐득해지는 어떤 순간부터 관계는 언뜻 공포의 색채를 띠게 되는 것 같다. 칡넝쿨이 나무를 휘감듯 질기게 얽혀 쉽게 끊어 낼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관계를 그려 보고 싶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사랑은 칡넝쿨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의 말 중에서

브릿G ‘단편에서 장편으로’ 프로젝트

작가와 편집자가 1:1로 매칭되어 확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하는 과정을 약 1년여간 함께 진행하는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의 창작 지원 프로젝트. 제1회 최종 출판작으로 『토마토 정원』과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가 선정되었으며, 현재 제2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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