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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죽기 좋은 계절
물방울
파핑캔디
루나파크
하와이엔 뭘 타고 가지?
랜야드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조수경
글 · 그림 · 여행. 세상 구경 실컷 하고, 아이들과 동물들을 사랑하면서 살다 가고 싶은 소설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젤리피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그들이 사라진 뒤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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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월을 훌쩍 건너뛰니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
지금의 나를 살릴 방법을 찾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

생사의 갈림길인 해변 말라가에서 형우는 제일 먼저 아홉 살의 형우를 만난다. 어린 시절에 살던 집으로 돌아가 젊은 나이의 엄마와 어린 동생을 조우한다. 아빠의 부재로 생활에 부침을 겪었으나 셋이서 사랑으로 충만했던 시간을 다시 보내며 가족의 따스함과 소중함을 되새긴다.

열아홉 살의 형우를 통해서는 동생이 처음으로 아빠의 죽음에 의문을 드러냈던 순간을 돌아본다. 그때 동생의 질문을 무시하지 않고 사려 깊게 대화를 나누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회한에 젖어든다. 그랬다면 형제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았을지도, 동생의 우울이 심화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죄의식을 거듭 느낀다.

스물아홉 살의 형우는 대기업에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규 사업 준비에 치여 엄마와 동생의 번민을 도외시하는 과거의 모습에서 형우는 마음 깊이 자책한다. 아주 작은 관심과 배려만으로도 참담한 불행을 막을 수 있었으리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생의 면면을 곱씹어보는 과정에서 형우는 그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과오와 놓쳐버린 가능성, 후회, 행복의 순간들을 오롯이 마주한다. 과거의 자신들을 경유해 잃어버렸던 삶의 기쁨과 의욕을 되찾으며 조금씩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

텔레비전에서 어떤 과학자가 그러더라고요. 죽기 전에 살아온 날들이 필름처럼 스쳐 가는 이유는, 생에서 체득한 모든 경험 속에서 지금의 나를 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_313쪽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땐 함께 숨을 참는 것도 방법”
물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서로에게 손 내미는 사람들

바다에서 구조되어 현실로 돌아온 형우는 자신처럼 자살 사별자인 프리다이버들과 함께 물속으로 잠수하는 나날을 보낸다. 고요하고 깊은 바닷속으로 침잠함으로써 오히려 숨통이 트이는 듯한 경험을 한다. 투신자살과 유사해 보이면서도 전혀 다른 목적을 지닌 프리다이빙을 통해 그동안의 죽음충동을 극복해간다. 무엇보다 다른 자살 사별자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형우는 고립된 감정 상태로부터 벗어나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손 내밀면 서로를 잡을 수 있는 거리에서,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거리에서, 버디와 함께 수면으로 올라와 다시 숨을 들이마시는” 행위를 반복하며 개인적인 비통과 괴로움이 타자와의 연대로 치유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

우리,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 말자. 결말을 알 수 없는 게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이라면, 결말은 알고 있되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게 스스로 떠난 이들의 삶이니까. 결코 다 알 수 없지……. 죽음의 원인에서 내 탓을 찾지도 말고. 죽음으로 그의 삶을 미화하거나 왜곡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기억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_82쪽

“누군가 마음을 앓으면 그 가족도 전부 도움이 필요해지거든”
전염되는 우울을 딛고 끝끝내 새로운 숨을 들이켜는 회복 호흡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로 2024년에만 1만 487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평균 40.7명이 자살로 생을 마친 셈이다. 그에 따른 비애와 혼란은 주변의 가족, 친구, 동료들의 몫으로 남는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은 죄의식과 분노, 무력감으로 오랜 기간 비탄에 빠지고 심한 경우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말라가의 밤》은 자살 사별자가 자살 생존자라고도 불리게 된 배경과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동시에 그들의 슬픔이 지나간 시절을 톺아보고 남겨진 이들끼리 서로 연결됨으로써 회복 가능한 상처임을 알린다. 지극한 애통 속에서도 힘찬 발짓으로 수면을 박차고 오르는 존재들을 통해 한 줄기 빛과 같은 위로를 선사한다.

작가의 말

살다가 숨이 쉬어지지 않는 날에는 당신이 당신을 꼭 안아주면 좋겠다. 구와 일구와 이구와 삼구가 서로를 안아주었듯이. 잠시 숨을 참더라도, 결국엔 수면으로 상승해 회복 호흡을 하면 좋겠다. 슬픔도, 분노도, 우울도 힘이 세다.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생명을 꺼뜨릴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에 ‘우울력 발전소’를 세우고 역으로 그 에너지를 당신이 숨 쉬는 데, 당신만의 빛을 발하는 데 모조리 써버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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