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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 5
바임
Ⅰ … 9
Ⅱ … 97
Ⅲ … 135
옮긴이의 말 … 195
저자 소개
저자 : 욘 포세 (Jon Fosse)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났다. 베르겐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호르달란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저널리스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성서를 번역하기도 했다. 1983년 장편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했고, 1994년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발표했다.
소설 『보트하우스』 『아침 그리고 저녁』 『멜랑콜리아 I-II』 『3부작』 『샤이닝』 『7부작』 등을 썼으며, 희곡 『누군가 올 거야』 『이름』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죽음의 변주곡』 『나는 바람이다』 등을 썼다. 현재까지 그의 연극은 전 세계에서 1000회 이상 공연되었고, 40년간 뉘노르스크어로 쓴 작품들은 수많은 상을 휩쓸며 50여 개국에 소개되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을 인정받으며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바임』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한 ‘바임 3부작’ 중 첫번째 책이다. 남녀의 미궁 같은 삼각관계를 다룬 이 소설은 작은 배와 큰 배, 사랑과 죽음, 운명과 우연의 관계를 숙고하게 한다.

역자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대학교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2000년대부터 노르웨이문학을 활발히 한국에 소개했으며, 2012년 노르웨이 해외문학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번역가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샤이닝』 『멜랑콜리아 I-II』 『톨락의 아내』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우리의 사이와 차이』 『나의 투쟁』 『사자를 닮은 소녀』 『밤의 유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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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바늘과 실, 여자와 남자, 운명과 우연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한 고독, 사랑, 운명의 삼중주

이 소설은 총 3장으로 구성되며, 주요 등장인물은 네 명이다. 바임에 혼자 사는 어부 야트게이르, 그의 유일한 친구 엘리아스, 야트게이르가 십대 때부터 사랑해서 자기 배 이름으로 삼은 연인 엘리네, 그리고 엘리네가 고향을 떠나 결혼한 어부 프랑크다. 1장은 어부 야트게이르와 엘리네의 재회, 2장은 엘리아스 집을 방문한 야트게이르 이야기, 3장은 프랑크와 엘리네의 만남과 헤어짐이 중심 서사다.

1장은 야트게이르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어느 여름날, 그는 ‘엘리네’라는 비밀스러운 이름을 지어준 자기 배를 타고 바임에서 대도시 비에르그빈에 간다. 뜯어진 단추를 꿰매기 위해 바늘과 실을 사겠다는 구실로 그곳에 갔으나, 뜻하지 않게 두 번이나 사기를 당해 가진 돈을 잃는다. 그러다 거기 대도시에서 우연찮게도 십대 때 사랑한 엘리네와 재회하고, 그녀는 남편 프랑크한테서 도망쳐 다시 고향 바임으로 돌아가자며 야트게이르를 재촉한다. 두 사람은 함께 바임에서 살게 된다. 2장은 대부분 엘리아스의 독백으로 채워져 있다. 크리스마스 직전의 이른 저녁 누군가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겁에 질려 있던 그에게 오랜만에 유일한 동네 친구 야트게이르가 짧게 방문한 후 돌아간다. 잠시 후 바임 상점 근처 사람들한테서 그가 익사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3장은 프랑크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만선으로 벌이가 좋은 어느 날 일행과 술을 마시다 엘리네가 자신을 ‘프랑크’라고 부르며 다가와서는 결국 그날로 두 사람은 살림을 차린다. 갑자기 삶에 찾아온 그녀는 또다시 불현듯 프랑크 곁을 떠났고, 그러다 야트게이르라는 어부와 살다 그가 죽자 다시 그를 찾아와 짐을 싸서 바임으로 가자고 재촉한다. 프랑크는 부모한테 물려받은 고향집을 나와 그녀가 시키는 대로 운명처럼 이끌려 살다 그녀가 죽자 모든 걸 정리하고 다시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와 일흔다섯이 되도록 자신에게 일어난 수수께끼 같은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뭔가 미궁 같은 삼각관계를 다룬 이 우화는 작은 배와 큰 배, 사랑과 죽음,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남자와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여자의 만남에 관한 책이다. 또한 불안과 고독, 미련과 회한, 운명과 우연이 뒤얽히는 인간의 삶에 대한 드넓은 통찰을 하게 하는, 소란한 지상의 비밀한 신성의 흔적을 예감하게 하는 소설이다.

쉼표와 사이: 작별과 재회의 들숨과 날숨으로 짜나가는 글쓰기

이 작품에서 야트게이르, 엘리네, 프랑크는 로맨스 서사의 전형적인 삼각관계에 해당하나, 세 사람의 직접적인 갈등과 대면 없이도, 욘 포세는 자신만의 문체와 서사 전략으로 독특한 사랑과 운명의 변주를 그려낸다. 두 남자 모두 자신의 배 이름이 여자의 이름과 같거나 유사하다(엘리네/엘리노르)는 특징을 공유한다. 무엇이 그들의 운명을 불러들였는지 알 순 없다. 공교롭게도 야트게이르의 원래 이름은 게이르이고 프랑크의 본명은 올라브이지만, 관계 속에서 첫 이름은 사라지고 여자가 부르는 대로 불린다. 마치 “오래된 지인”이나 “서로 잘 아는 사이”처럼 위장한 채 다가온, 알 수 없는 거역 불능의 운명에 호명당하듯. 그리고 모두가 삶의 막바지에서 생명의 실이 다 풀리고 빈손이 되면, 만나고 다시 헤어진 얼굴들을 뒤로하고 태어나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 먼저 간 가까운 이들 곁에서 눈을 감는다. 육체와 영혼이 말끔히 연을 다하고, 거기 묘비에는 고유의 이름만 남는다.

욘 포세는 “내게 글쓰기는 듣는 행위”라고 늘 말해왔다. 2장에서 엘리아스가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 일, 대부분 그의 내적 독백으로 이뤄진 이 모놀로그 장을 별도로 할애한 이유다. 포세는 “삶 자체가 수수께끼”이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 채 “저기 바깥에 존재하는 것을 기록할 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며, 만약 알았다면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 『7부작』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역시 마침표 없이 쉼표로만 이어진다. 만남과 헤어짐, 들숨과 날숨, 침묵과 말, 현재와 과거가 뜻밖의 순간에 서로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며 관계(인연)의 태피스트리가 쉼없이 얽히고설키듯, 포세의 글쓰기 역시 인간 존재들이 짜낸 삶의 무늬를 보여주는 맑고도 투명한 언어의 바느질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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