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주인공 하람은 백제 시대의 대혼란기에 총 세 번의 타임루프를 통하여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지나 금동 대향로의 행방을 결정짓는다. 첫 번째 여행에서 하람은 성왕과 태자 부여창이 살던 시대로 떨어진다. 태자와 금세 친해지고 궁궐에서 함께 무예도 배우며 지내면서, 하람은 성왕과 태자가 서로를 깊이 아끼면서도 표현을 잘 못 해 오해가 쌓이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하람은 중간에서 둘을 이어주려 애쓰고, 태자와는 형제 같은 우정을 나눈다. 그러나 성왕이 태자를 응원하러 나섰다가 신라군의 기습을 받아 죽게 되고, 마지막 순간 하람에게 “아들에게 내 탓이 아니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하람은 그 말을 전하기도 전에 다시 현재로 불려온다.
두 번째 여행은 그로부터 40년 뒤, 늙은 위덕왕(부여창)을 만나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그는 평생 아버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 그때 하람이 성왕의 마지막 말을 전해 주자 위덕왕은 비로소 마음속 짐을 조금 내려놓는다. 그리고 금동 대향로가 아버지를 기리고 싶었던 그의 마음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마지막 여행은 백제가 멸망하던 660년이다. 사비성이 불타고 적군이 왕실 사찰 능사까지 밀고 들어오자, 하람은 스님들과 함께 금동 대향로를 지키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노력한다. 결국 하람은 대향로를 천에 싸서 땅 깊숙이 묻는 데 성공하고, 스님들을 도우며 끝까지 버티려 하지만,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 팔주령의 힘으로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박물관으로 되돌아온 하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떠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잠시 멍해진다. 하지만 주머니 속엔 태자의 편지가 남아 있고, 볼에는 화살이 스친 상처까지 그대로다. 전시된 금동 대향로를 바라보며 하람은 깨닫는다. 역사 속 인물들은 교과서에 박제된 이름이 아니라, 서로를 걱정하고, 선택하고, 지키기 위해 애썼던 ‘살아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하람은 처음 박물관에 들어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눈으로 유물을 바라보게 된다.
실제 백제 역사에서 혼란했던 시기였던 만큼 삼국의 전쟁 장면 역시 생생하게 묘사되었고, 특히 주인공이 성왕과 태자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부분은 역사의 왜곡 없이 잘 전개되었다. 이 작품은 역사 동화에서 흔히 하기 쉬운 왜곡이나 편협한 세계관 없이 판타지 역사 동화의 특성을 잘 구현하였다. 현실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판타지를 통하여 치유하고 인물들의 정신적 세계관을 성장시켰다. 장르문학이라 특정한 세계관과 백제라는 구체적 역사를 잘 어우러지게 한 점, 아동 문학에 걸맞게 서사를 전개한 점이 수상작으로 뽑기에 이견이 없었다. 작품을 통해 주인공 하람이 그랬던 것처럼 백제의 이야기가 흘러간 머나먼 과거가 아니라 오늘날과도 이어지는 것임을 깨닫고, 또 우리 유물에 담긴 특별한 의미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작가의 말
어릴 적, 박물관에서 백제의 금동 대향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금동 대향로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보물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진흙에 묻혀 산소가 차단되었기에 훼손되지 않았고, 영원히 땅속에 묻힐 뻔하다가 간신히 발굴되었지요. 그리고 나당 연합군의 약탈을 피해 이름 모를 한 백제인이 금동 대향로를 숨긴 것이 그 기적의 시작일 것입니다. 제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름 모를 백제인. 그 사람의 정체는 누구였을까요? 왜 그는 목숨을 걸고 금동 대향로를 숨기려 했을까요? 그 물음에 제 상상력을 더해 이 동화가 태어났습니다. 동화를 쓰는 동안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백제의 역사를 느끼고, 역사 속 인물과 대화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때로는 고민하고 멈춰 서기도 했지만, 바로 그 순간들이 저를 더 깊이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당선되고,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은 정말 큰 기쁨이자 행운입니다.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라 이제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단순히 ‘이런 이야기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많은 분이 공감을 해 주셔서 큰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동화를 통해 독자들이 백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길 바랍니다. 역사 속 사건이나 유물은 머나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뿌리라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모험을 하는 듯한 설렘과 상상의 기쁨을 전하고 싶습니다.
심사평
백제 금동 대향로의 발굴에서 나타난 한 줄짜 리 내용을 가지고 이처럼 생생한 세계를 만든 것은 작가의 뛰어난 역량이다. 동화 곳곳에서 드러난 전쟁 장면 역시 생생하게 묘사되었고, 특히 주인공이 성왕과 태자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부분에서 역사의 왜곡 없이 잘 전개하였다. 역사 동화에서 흔히 하기 쉬운 왜곡이나 편협한 세계관 없이 판타지 역사 동화의 특성을 잘 구현하였다. 현실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판타지를 통하여 치유하고 인물들의 정신적 세계관을 성장시켰다. 장르 문학이라는 특정한 세계관과 백제라는 구체적 역사를 잘 어우러지게 한 점, 아동 문학에 걸맞게 서사를 전개한 점이 수상작으로 뽑기에 이견이 없었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