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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내가 아기 코끼리라면
남대문 참새 | 나의 소원 | 신난다 | 지하철 | 비둘기 | 호랑이 | 아기 코끼리 | 코끼리 | 해 | 꽃 | 춘란 | 첨성대 앞을 쓰는 영희 | 에밀레별 | 부처님 오신 날 | 마더 테레사 수녀님 | 시간 | 오동도 | 가야금 | 안녕!

제2부 독도도 만날 수 있을 거야
턱걸이 | 파도 | 나에게 쓴 편지 | 눈부처 | 별 | 이중섭 | 낚시 | 모기 | 프란치스코 교황님 | 자장가 | 팥빙수 | 바퀴벌레 | 할미꽃 | 물총새 | 짜장면 | 거미줄 | 선인장 | 우주 망원경 | 물구나무

제3부 보름달은 축구공
별똥별 | 내 가슴에는 | 개미 | 낙엽에게 | 약속 | 꽈배기 | 오징어 | 보름달 | 조약돌 | 물 한 방울 | 가야금 | 엄마 | 문득 | 뿔 | 하느님에게

제4부 참새 떼들이 남대문을 지어요
참새 | 에밀레종 | 성냥 | 촛불 | 백두산 | 산수유 열매 | 함박눈 | 눈사람 | 나무 | 붕어빵 | 종소리 | 군밤 | 캥거루처럼 | 모래시계 | 귀 | 눈사람 예수님 | 진눈깨비 | 남대문 참새

발문|별을 보고 시를 쓰는 시인 정호승_김용택
시인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정호승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밥값』 『여행』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당신을 찾아서』 『슬픔이 택배로 왔다』 『편의점에서 잠깐』,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수선화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동화집 『다람쥐 똥』 『항아리』 『쥐똥나무』 『물과 불』, 동시집 『참새』, 산문집 『어린이에게 힘이 되어 준 한마디』를 냈다. 대구에 정호승문학관이 있다.

그림 : 한요
그릴 때 가장 즐거운 창작자이다. 책의 형태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일에도 보람을 느낀다. 그림책 『계절 수집가』, 그래픽노블 『그 남자의 정원』에 그림을 그렸다. 에세이 『어떤 날, 수목원』을 쓰고 그렸다. 그밖에도 여러 독립 출판물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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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은 존재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넓은 세상을 배우게 하는 시인의 언어

정호승 시인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당선되며 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으로 이어지는 반짝이는 경력을 동시로 시작한 셈이다. 50년 이상 시를 써 온 저자는 한국 서정시의 우뚝 선 거장으로 손꼽힌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일상적이고 평이한 시어를 통해 깊이 있는 성찰을 이룬다는 정호승 시의 특징을 미루어 볼 때 시인이 동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테다. “동심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의미에서는 시를 쓸 수가 없다.”(2022년 EBS ‘뉴스브릿지’) 말한 시인에게 어린아이의 마음은 진실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시인은 타인 혹은 비인간 존재의 마음을 노래하는 것이 동시라고 말한다.

동시는 내 마음만 노래하지 않고 다른 이의 마음도 노래해요.
다른 이란 누구일까요?
꽃과 나무와 새와, 별과 바다와 산이라는 자연이에요.
(…)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대요.
저는 동시를 통해 그들의 말을 알아듣고 노래하고 싶었어요. ―시인의 말

어린이는 문학을 통해 복잡하고 날카로운 세상과 마주할 연습을 한다. 작품을 통해 해 본 적 없는 것을 경험하고, 들여다본 적 없는 존재와 만난다. 정호승 시인은 “작아서 힘없고, 느려서 천천히 가고, 낮아서 잘 보이지 않은 것들을 업신여기지”(발문) 않는다. 대신 어린이들에게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를 제안한다. 붉은 해보다는 가장 먼저 나뭇잎을 찾아가는 초록 해가 되겠다는 「해」, 낚시하러 가는 아빠에게 물고기를 왜 속이냐 따져 묻는 「낚시」, 새를 위해 일부러 쓰러진 선인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인장」, 물방울이 되어 바위를 뚫는 장면을 목격하는 「물 한 방울」 등 자연과 하나 된 화자는 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갔던 마음속 깊숙한 곳을 차분하게 더듬어 들어간다. 시를 읽는 어린이는 화자의 따스한 연민에 공명하며, 어느새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부드러운 마음결이 내 안에도 단단하게 존재함을 깨닫는다.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따스한 힘
어린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돌보는 동시집

정호승의 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언어로 누구든 자연스럽게 공감할 법한 정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슬픔과 괴로움을 직면한다. 인간의 슬픔이 지속되는 한 그 슬픔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고 위로받기 위해 시를 쓴다고 밝힌 시인의 말처럼 슬픔을 기쁨으로, 더 나아가 단단한 성찰로 바꾸어 낸다. 이러한 시인의 작품 세계는 동시에서도 두드러진다.
서울 성공회성당 마당에 사는 비둘기들은/수녀님이 뿌려 주는 과자를 배불리 먹고/붉은 벽돌 벽에 걸려 있는/십자고상 위로 날아가 쉰다/하루 종일 두 팔을 벌리고/십자가에 매달려 있는/예수님의 머리 위에 앉아 졸기도 하고/심심하면 냅다 똥을 누기도 한다/예수님은 온몸에 비둘기 똥을 뒤집어쓴 채/오늘도 바보같이 웃기만 한다/예수님한테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 비둘기들이/아무리 봐도 나를 꼭 닮았다 ―「비둘기」 전문

수녀님이 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비둘기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어린이 화자는, 날아올라 십자고상에 앉은 비둘기를 따라 자연스레 시선을 옮긴다. 인간을 위해 오래도록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예수님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스친다. 이는 곧 자신을 돌아보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비둘기에서 예수님으로, 다시 자신에게로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은 한 어린이가 품은 생각과 마음의 움직임을 조용하고도 섬세하게 비춘다.
단어 그 자체로 맑고 단단한 온기를 품고 있는 시어들에 한요 작가가 섬세한 필치로 해석한 그림이 더해지면서, 시 속 장면들은 한층 생생한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별똥별』은 글과 그림이 유려하게 만나 새로운 감각을 펼쳐 보이는 복합적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서로의 감정을 돌보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열어 주는 선물 같은 동시집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백두산 천지까지
광활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누비는 어린이

등단작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참새』, 주니어김영사 2021)를 비롯해, 이번 동시집에 실린 「첨성대 앞을 쓰는 영희」와 등의 시편들에서 ‘영희’는 경주 곳곳을 누비며 우리의 찬란한 유산이 자리한 시공간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별똥별』에서 시인은 경주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구체적 장소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포착해 한 편의 시로 펼쳐 놓는다. 종로 거리, 성공회성당, 남대문 등 서울 도심에서 동물들이 되어 보고, 동물과 함께 거리를 내달리다가(「신난다」 「비둘기」 「남대문 참새」) 여수 오동도, 제주 이중섭미술관, 백두산 천지, 동해 낙산사 등 한반도의 명승지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거나 바닷게에 물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기도 하는 등(「오동도」 「이중섭」 「백두산」 「종소리」) 정호승 동시의 아이들은 우리나라 전토를 방방곡곡 자유롭게 가로지른다.
시인은 어린이가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구체적인 감각으로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기를 원한다. 그 애틋한 마음이 켜켜이 쌓여 어린이가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다채롭게 그려 냈다. 시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시 속의 작은 이상향에서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연물이든 다 똑같이 평등하게 크고 넓은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그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감싸안으며 즐겁게 노는 것이 어린이의 역할이다. 시인의 넉넉한 품에서 어린이 독자는 어디든 두려움 없이 걸어갈 수 있도록 마음의 지도를 넓히고 그 속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그려 나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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