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추천사
내가 평생 공부한 생태학은 생태계 구성원 간의 관계 맺음의 원리와 실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관계에는 기본적으로 네 유형이 있다. 경쟁 또는 협력, 그리고 그 틈새를 비집는 포식과 기생.
강원국 작가는 인간 생태계에도 이 모든 유형의 관계들이 적나라하게 벌어짐을 예리하고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그는 인간관계는 모름지기 막히거나 고이지 않고, 끊임없이 더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가는 강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들을 강물이 이어준다. 섬에 가고 싶으면, 물처럼 흘러야 한다.
하지만 자연계에서 비버를 제외하곤 애써 댐까지 만들어가며 흐르는 강물을 멈춰 세우는 유일한 동물,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곳곳에는 인간의 소중한 심성이 드러나 있다. 관심, 진심, 겸손, 경청, 소통, 공감, 존중, 용서, 신뢰, 배려……. 나는 이 아름다운 마음의 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긴다.
-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명예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사람의 생각은 이렇게 통한다. 몇 해 전 여러 책에서 좋은 말하기의 태도와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 강원국 작가. 비슷한 시기에 나도 편하게 말하자는 취지의 책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다. 얼마 전 내가 세대 간 관계와 공감에 관한 책을 펴냈는데, 강원국 작가도 어른들 관계로 글을 묶어 내신단다. 이쯤 되면 이건 우리 세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우리는 살기에 급급했다. 공부하고 취직하고 일하면서 참 열심히도 살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모른 채. 그래서 그렇게 상처받고 부대끼며 아파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는 제대로 배워보자.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관계를 짚어보면서 ‘사회화’의 꺼풀을 벗고 진정한 ‘나 삶’을 잘 살아내시기를 응원해본다.
- 이금희(방송인, 『공감에 관하여』 저자)
책 속에서
젊은 시절에는 관계의 양을 늘리는 데만 급급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넓은 인맥을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었다. 시간이 흐른 뒤 깨달았다. 상처받지 않는 관계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의 확장이 아니라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손을 내미는 마음 근력이다. (9p)
물은 산과 돌을 만나도 스스로 길을 만들어 흘러간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삶은 그 강물처럼, 외부의 장애물을 만나도 자기 길을 찾아간다. 굽이쳐 흐르지만 끝내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25p)
우리는 때때로 고독해야 한다. 사람 사이에서 시달릴 때, 주위 사람들에게 지칠 때 고독은 안식처가 된다. 고독한 시간에 우리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돌아본다. 자신과 대화하고 스스로에게 다정해진다. (46p)
우선, 홀로 서야 한다. 홀로 서는 것이 먼저다. 자신을 유지하면서 타인과 연결돼야 한다. (54p)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마치 친한 친구를 대하듯 나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줘야 한다. (62p)
사이가 좋아야 관계가 좋다. 사이가 좋다는 건 거리가 적당하다는 의미다. (73p)
‘편안한’ 사람과 ‘편한’ 사람은 다르다. (중략) 나도 누군가에게 편안한 사람이고 싶다. 언제든 만나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대가 되면 좋겠다. 그러나 편한 사람이 되는 건 사양한다. 편한 사람은 쉬운 사람이 된다. 함부로 대해도 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쉬운 사람이 되긴 싫다. (89p)
나이가 성장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나이는 시간이 지나면 늘게 마련이지만, 성숙함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107p)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평판이란 어쩌면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평판은 관계의 출발점이면서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다. (130p)
남의 말을 깎아내리는 뺄셈 대화보다는 그 말을 보완하고 보충해주는 덧셈 대화를 하자. 편을 가르는 나눗셈 대화가 아니라 연결하고 결합하고 융합하는 곱셈 대화를 해야 한다. (167~168p)
여유 있는 사람은 다정하다. 또 다정하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친절은 여유에서 나온다. 친절한 사람은 공손하고 예의 바르다. (175p)
나는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그 사람에게서 내가 배울 만한 장점을 찾는다.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 중에 배울 게 없는 사람은 없었다. (180p)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관계가 변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 인생이 원치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로 흔들리지 않도록 불필요한 관계는 훌훌 털어내자. 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215p)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용기는 용서다. 용서가 관계를 완성한다. 용서는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의 증거다. 용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용서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타인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227p)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며 상대를 인정하고 다름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 그게 바로 관계의 여백을 만든다. 여백이 없는 관계는 언제든 부딪힐 수 있고, 부딪히면 쉽게 부서진다. 하지만 여백이 있는 관계는 충돌해도 다시 회복된다. (273p)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인생의 스승이요, 그 한 사람 한 사람은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장대한 교과서다. 죽는 순간까지 사람에게 배우는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 (28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