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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최유정
광주에서 나고 자라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를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 2007년 중편동화 「친구」로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로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숨은 친구 찾기』,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자의 꿈』, 『박관현 평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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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푸른문학상 수상 작가 최유정의 단편 소설집

드넓은 초원의 사자처럼 당당한 삶을 꿈꾸는 상호 이야기 「사자의 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품고 사는 재인이 이야기 「흉터」,
쉬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얽매인 민지 이야기 「매듭」.
좌절과 절망에 몸부림치는
불안한 청춘들을 위한 희망의 노래!

작가는 절망에 빠진 주인공들을 힘 있는 문장으로 강렬하게 제시한다.
그러나 진정 부르고 싶은 노래는 ‘희망’일 것이다. _배봉기(작가, 광주대학교 교수)

나는 새싹의 생명력을 믿는다.
고난과 역경에도 제 힘과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생명의 의지를 믿는다.


사춘기의 사전적 의미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이고, 보통 15~20세를 이른다.’이다. 하지만 사춘기 연령대가 확 낮아진 요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아이와 어른의 경계선에서 불분명한 소속감에 한없이 어리광을 부릴 수도, 그렇다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의젓함을 갖추지도 못한 위태로운 ‘청춘’들. 《사자의 꿈》은 이렇듯 중학생이 된, 세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아직은 미숙한 아이들을 상처 내고 좌절하게 하는 근원이 가족과 친구라는 사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수렁에 빠뜨린다. 가까이에서 지켜 주고 돌봐 주어야 할 그들이 오히려 절벽 끝으로 내모는 것이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작가가 발견한 한줄기 빛, 이들이 품고 있는 생명력. 작가는 강인한 생명력을 믿고 용기를 내어, 현실을 똑바로 보자고 말한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아픈 현실이 언젠가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그 밑거름을 먹고 자라 차가운 얼음을 뚫고 싹을 틔울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한다.

나는 새싹의 생명력을 믿는다.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얼어 있는 땅을 뚫고 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 제 힘과 의지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생명의 의지를 굳게 믿고 있기에 나는 분명,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아파해야 하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절망으로 곤두박질쳐야 하는 아이들.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절망의 목격담이기보다는 매일, 매시간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이고 우리 아이들의 몸짓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 무너져 가는 세상 속 아이들을 지켜 낼 마지막 메시지
_ 나를 지켜 주세요, 더 늦기 전에……

누구에게나 믿고 의지하는 공간이 있다. 아이에겐 학교와 집이 그렇다. 세상의 전부인 동시에 자신을 보호해 주는 든든한 울타리이자 버팀목. 그러니 이 공간이 무너지거나 밖으로 밀려났을 때, 울타리 없는 양이 사나운 늑대에게 먹힐 수밖에 없는 것처럼, 아이에게 닥칠 시련은 참혹 그 자체일 것이다. 과연 이 아이가 온전히 버티고 서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까? 「사자의 꿈」의 상호는 친구와 아빠의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흉터」의 민지는 진심을 준 친구의 배신으로 괴로워한다. 「매듭」의 민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옥죄는 친구와 아빠 때문에 주눅 들어 있다. 세 주인공을 둘러싼 공간이 제 역할을 못 했기에, 어떤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상태로 방치된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 작은 몸짓이지만 힘겹게 속삭인다. 제발 돌아봐 달라고, 더 늦기 전에 지켜 달라고. 이는 지금 우리나라 십대 청소년들에 당면한 문제요, 외면해서는 안 되는 현실을 짚었다 할 수 있다.

■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세 주인공은 각기 다른 이유로 고통받고 있다. 상호를 둘러싼 공간은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집이든 학교든, 유일한 탈출구인 게임 속에서도. 상호는 그 공간들에서 적이라 이름 붙인 모두에게 주먹을 날리고 총을 난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심각한 폭력성에 잠식되어 간다. 동생 지민이의 세상이, 울타리가 되어 주겠다는 의지만이 가느다란 버팀목이다. 재인이에게는 커다란 흉터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큰 마음속 흉터가 재인이를 움츠러들게 한다. 그러니 유일하게 믿었던 친구 누리가 자신의 흉터를 아무렇지 않게 들췄을 때 재인이의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민지는 뭐든지 완벽한 아빠와 닮고 싶고 인정받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늘 주눅 들어 있다.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민지를 무너뜨리는 라이벌 리리 역시 민지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팽개친다. 고통의 끝, 그곳에는 상처와 절망만 남아 있다. 우리는 동정과 위로의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뿌리 깊은 상처와 끝없는 절망에 빠진 아이들에게 이런 어설픈 위로가 와 닿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위선이고, 기만이다. “넌 내가 아닌데, 내 생각과 네 생각이 같을 수 없는데.”라는 「흉터」 속 누리의 말처럼 그 입장이 돼 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고 피력하는 작가관 그대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다든가 곧 좋은 날이 올 거라든가 하는 식의 ‘포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가상 공간에 집착하던 상호가 자신이 떳떳이 인정받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빠져드는 결말은 극으로 치달은 절망을 보여 준다. 열등감에 압도당해 옴짝달싹 못 하던 민지의 절망이 리리를 미술실에 가둬 버리는 비뚤어진 행동으로 표출되고, 한없이 초라해진 아빠의 뒷모습에 망연자실하며 느끼는 상실감이 민지의 자존감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현실이고, 당연히 아프고 시릴 수밖에. 아프고 불편한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독제독, 독을 독으로 다스린다는 말처럼, 이미 곪아 버린 상처에 약을 바르는 것만으로는 치유가 되지 않는다. 곪은 곳을 도려내야만 비로소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난다.

■ 수렁 속 작은 씨앗, 희망을 싹 틔운다!
현실이라는 깊고 짙은 수렁 속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리를 바꿔 앉는 무거운 감정들. 불안한 ‘청춘’들은 이렇게 허우적대다가 가라앉아야만 하는 것일까? 하지만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작가가 신앙처럼 굳게 믿고 있는 한 가지 진리, 바로 ‘희망’이다. 비록 자신에게 좌절만 안겨 준 가족일지라도 이해하고 보듬을 줄 아는, 진정한 사자를 바라는 상호의 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아끼고 받아들이게 될 민지의 용기. 흉터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되뇌는 재인이의 위안. 이들이 품고 있는 각각의 희망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일 것이다. 배봉기 작가는 ‘문학은 고통과 절망으로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역설을 기꺼이 허락하는 예술이다.’라는 말로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그 어떤 꽃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연꽃처럼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낸 ‘희망의 꽃’을 분명 확인할 수 있다.

■ 강렬한 문장이 가슴을 두드려 댄다!
미사여구, 유려한 문체. 작품은 그 흔한 ‘포장’조차 없는 투박하고 덤덤한 문장으로 흘러가지만, 글러브 한가운데에 날카롭게 꽂히는 직구가 위력적인 것처럼 가슴 한가운데에 날아와 박히는 강렬한 문장들은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을 처절하게, 처절한 만큼 큰 여운을 남긴다.

작가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주인공들을 힘 있는 문장으로 강렬하게 제시한다. _배봉기(작가, 광주대학교 교수)

컴퓨터를 켠다. 위잉, 컴퓨터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나는 발동 걸린 컴퓨터 소리가 참 좋다.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다. 이제 나는 가만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컴퓨터가 자연스레 나를 데려다 줄 것이다. 걱정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 세상으로. 나는 나를 컴퓨터에 집어넣는다. _「사자의 꿈」 중에서

소매 단을 접었을 때 재인이가 발견한 것은 흉터였다. 적어도 몇 십 바늘은 꿰맨 자국.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한 누리 팔을 그어 내려간 흉터는 흡사 지퍼처럼 보였다. 그 지퍼를 내리면 누리 몸 안으로 너끈히 파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_「흉터」 중에서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나는 많은 것들과 이별해야 했다. 인라인스케이트, 놀이터, 내가 제일 좋아했던 자전거까지. 빡빡해진 학원 스케줄이 내 거의 모든 일상을 지워 버린 탓이었다. _「매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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