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일상을 단장하는 정직한 움직임
저자의 삶은 역동적이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이사를 거치며 낯선 환경을 자신의 영토로 일구어왔다. 저자에게 공간을 정돈하는 일은 단순한 가사가 아니다. 낡은 문에 화이트 페인트를 칠하고, 촌스러운 싱크대에 시트지를 붙이며 집을 매만지는 행위는, 삶이 던져주는 예기치 못한 시련과 고단함을 아름다움으로 치환하는 저자만의 방식이다.
이러한 태도는 몸과 마음을 대하는 자세로도 이어진다. 20년간 이어온 요가 수련을 통해 자신의 호흡을 들여다보고, 쓴맛 뒤의 달콤함을 지닌 아메리카노 한 잔에서 삶의 유연함을 배운다. 특히 인생의 계절마다 달라지는 '잠의 포즈'를 통해 자신의 뒤척임을 현재를 살아가는 정직한 모습으로 긍정하는 대목은, 독자들에게 삶의 통증조차 나를 만드는 빛깔임을 나직하게 들려준다.
▶ 낯선 땅 캐나다에서 발견한 삶의 여백
낯선 캐나다 생활 속에서 마주한 영어의 난제와 이방인으로서의 고독함 역시 저자에게는 또 다른 수선의 대상이다. 공동묘지를 산책하며 죽음과 삶의 공존을 배우고, 크리스마스 조명이 꺼진 뒤의 고요함을 즐길 줄 아는 저자의 시선은 깊고 단단하다. 화려한 성취가 없어도 매일의 일상을 정성껏 단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귀한 기품을 가진 '숙녀'임을, 저자는 자신의 단정한 문장들로 증명해낸다.
▶ 우리 안의 숙녀를 깨우는 초대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삶의 거친 현장에서 품위를 지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정중한 초대장이다. 독자들은 저자가 정성껏 차려낸 문장의 까페에 앉아, 어느덧 잊고 지냈던 자신 안의 숙녀와 조우하는 평온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 ‘나라는 이름의 숙녀에게 건네는 정중한 인사’
‘오래 알고 지낸 나를, 이제 숙녀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내 안의 숙녀와 마주 앉을 시간입니다.’
삶이 아픔을 선물로 줄 때, 내가 선택한 방식은 일상을 아름답게 단장하는 것이었다.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나 자신을 예우하는 정갈한 몸짓. 그 시간들이 쌓여, 나는 자신을 숙녀라 정중히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저마다의 계절을 통과하며, 자신만의 기품을 쌓아가는 숙녀들이다.”
▶ 작가 인터뷰
1.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게 참 힘들었어요. 답답한 마음을 쏟아낼 무언가가 필요했죠. 그래서 오래 잠자고 있던 블로그를 다시 열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일상을 사진과 글로 남기기 시작했어요. 단순한 '기억'이 아닌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록에는 반드시 사유가 뒤따라야 했고, 그 깊은 사유의 과정이 저를 이 책으로 이끌었습니다.
2. 이 책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아름다움에 관한 특별한 관심이 있습니다. 물론 그 관심은 외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외모를 가꾸고 주변 환경을 정돈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한때 ‘이너뷰티’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그 안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움은 모두의 화두이고, 우리가 평생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일지 모릅니다. 저는 우리가 항상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칫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마음들이 모일 때 비로소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3. 작가님의 첫 번째 책이지요. 이렇게 제목을 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7년 전쯤 책을 내려고 준비했습니다. 수필로 등단한 지는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책에서도 고백했듯 저는 스스로 생각이 참 게으른 사람이라 자조하며, 이런저런 핑계로 원고 쓰기를 미루곤 했어요. 그러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갑자기 노트북이 망가져서 당시 썼던 글 파일이 한순간에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결국엔 복구가 안 됐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 멈춤의 시간이 제게는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글들 대신 더 깊어진 생각과 캐나다에서의 귀한 경험이 채워졌으니까요.
첫 책이 나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게 ‘오래 알고 지낸 나’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자, 먼 길을 돌아 비로소 마주한 스스로에게 건네는 가장 정중한 인사가 되었습니다. 제목은 자연스레 만들어졌어요.
4. 독자에게 특별히 해 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살아가며 자주 길을 잃고 헤멥니다. 두리번거리지만 좀처럼 길은 보이지 않고, 목적지가 어디였는지 잊어버리기도 하죠. 때로는 내가 낯설 만큼 내 존재를 방치합니다. 거울을 보고 있어도, 그건 내가 아니에요. 하지만 나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나와의 시선을 피할지, 똑바로 바라볼지는 우리의 선택이에요. 담담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참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내 안에 숨어 있던 '그녀' 숙녀의 모습을 찾고 나서 삶은 달라졌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의 그 숙녀들은, 사실 이미 우리 안에 오랫동안 살고 있었습니다. 이제 당당하고, 우아하게 숙녀임을 드러내세요. 그리고 한껏 기품있게 살아보는 겁니다. 이제 대접 받을 시간입니다.
5. 최근 관심사와 앞으로 하고 싶으신 작업이 궁금합니다.
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앞으로 이어가고 싶은 작업은 '시(詩)'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시인 한 분이 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를 써보라고 권하셨어요. 가끔 연락을 주실 때마다 꼭 그 말씀을 하셨는데, 시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저는 늘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일 년 전부터 시를 한 편씩 베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시와 같은 제목의 시를 저의 언어로 바꾸어 다시 써보곤 합니다. 일종의 '시작(詩作) 노트'를 만들어가는 중인데요. 이 노트가 한 장씩 쌓여 먼 훗날, 저만의 언어가 가득 담긴 시집 한 권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기를 조심스레 꿈꿔봅니다.
▶ 출판소감문
오랜 시간 마음속에 머물던 조각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기까지, 스스로 많은 질문과 대답을 했습니다. 어린 시절 거울 앞 수척하고 마른 소녀에서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되어 살았고,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지금 캐나다의 노을 앞에 서 있습니다.
삶이라는 큰 파도가 한 번씩 저에게 밀려올 때, 저를 붙잡아준 것은 그저 따뜻한 커피 한 잔, 요가 매트 위에서의 평온한 호흡, 그리고 낡은 집 구석구석을 매만지던 손길이었습니다. 그 소박하고 정직한 시간들이 모여 저를 ‘오래 알고 지낸 숙녀’로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이 책은 저를 만든 그 작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은은하게 빛나는 일상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당신 안의 숙녀를 깨우는 다정한 노크가 되길 소망합니다. 부족한 글에 따스한 집을 지어주신 출판사 관계자 분들과, 제 삶의 모든 계절을 함께 해 준 이들에게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