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전달’의 표준어와 ‘귀환’의 고향말
이 책은 표준어와 고향말의 역할을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게 대조한다. 표준어가 정보를 가장 경제적으로 전달하는 데 유효하다면, 고향말은 맥락과 의미의 안정성을 앞세운 ‘거리 조절’의 언어다. 정보를 굳이 주지 않아도 의미가 발생하는 고향말 특유의 힘을 책 속 편지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자들은 “표준어로 쓴 편지의 중심이 ‘내가 무엇을 말하는가’에 있다면, 고향말로 쓴 편지의 중심에는 ‘우리가 누구였는가’가 배어 있다”고 말한다. 고향말로 글을 쓰는 것은 감정을 숨기기 어렵고, 말하는 순간 자신의 정서적 위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업이기에 그 과정 자체가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 된다고도 한다.
촌스러움이 아닌 ‘사유와 윤리’를 담은 언어
그동안 고향말은 사적인 공간에만 머물며 공적 기록의 영역에서는 소외되어 왔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교양이 부족한 흔적’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서출판 님Nim의 이번 기획은 지역어 천시가 언어의 문제가 아닌 인위적 위계의 산물임을 지적한다.
이 책에 담긴 편지들은 고향말이 단순히 정겨운 말투를 넘어, 사랑과 죽음을 공감하고 사회 구조를 통찰하는 ‘사유의 그릇’임을 증명한다. 1970년대 이후 급격히 표준어에 잠식된 지역어의 소멸을 막아서는 능동적인 문화 복원 시도이기도 하다.
세대 간 연결 장치이자 유구한 서사의 주체
고향말로 쓰는 편지- 『마음』은 젊은 세대에게 교과서에 없는 삶의 문법을 알려주는 직접적인 연결 장치가 되기 바라는 시도를 했다. 정치적 구호 없이도 지역의 개성과 동질감을 회복시키며, 독자들을 유구한 서사의 주체로 돌려놓는다.
이 책을 엮은 조정 시인은 “고향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필자들의 고백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왔는지를 반증한다”며, “전라, 경상, 충청, 제주, 평남, 강원 지역 말과 마음이 고루 담긴 책이다. 이 편지들이 밤길의 가로등처럼 고향말의 가치를 밝혀, 더 많은 사람이 어머니말로 진심을 전하는 기회 갖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