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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집단 착시에 빠진 남자들
남자아이들은 어떻게 인셀이 되어가는가
‘안티 페미니즘’은 10대를 극우로 이끈다
‘밀양 성폭력’과 교제살인, 20년간 바뀌지 않은 남자들
딥페이크 성범죄, 동료 시민의 자격을 묻는다
포스트 호주제와 청년들의 삶
‘영포티’라는 말은 어떻게 혐오가 되었나
‘그런 관계도 괜찮다’는 남자들의 믿음
‘남자는 왜 빼먹어요’ 정서
안티 페미니즘 단체 유튜브에 내 얼굴이 박제된 날
이준석은 어떻게 안티 페미니즘의 선봉이 되었나
이준석이 ‘롤모델’이 되는 세상
남성 페미니스트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이재명 정부와 실종된 페미니즘

2부 남성을 망가뜨리는 구조에 관해
여경무용론과 교제살인 못 막는 사회
‘돌보지 않는 사회’가 만든 저출생
‘잠재적 가해자’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저는 술집 여자” 연설과 80년 광주 황금동 여성들
60대 남성 당대표였다면 어땠을까
남성의 몸은 ‘관대함’이라는 특권의 결과물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는 건 남성뿐
위문편지는 왜 ‘어린 여성’의 몫이 되어야 했나
집게손이 ‘남혐’이라는 황당한 음모론
‘국방부의 시계’가 해결해주지 않는 것
“살기도 싫은데 낳으라고”

3부 그럼에도 함께할 수 있다면
〈흑백요리사〉와 능력주의
〈우리들의 블루스〉가 ‘낭만화’하는 남성들
운전을 시작하고 알게 된 것
‘여성들’을 지우는 방송사
여성 급식대가들의 노동은 왜 폄하되는가
엄마와 이모들은 오늘도 풋살을 한다
응원봉의 의미
모욕에 맞서는 방법
환대의 스파게티
연대 이후의 삶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추천의 말
미주
저자 소개
저자 : 박정훈
2015년부터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며 젠더 부문 기사를 쓰고 편집하고 있다. 운이 좋게도 용기 있는 여성들에게서 ‘곁’을 내어주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길을 잃은 이들과 함께 길을 찾아가는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TF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지은 책으로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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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청년 남성의 극우화·젠더 갈라치기·페미 사냥·
디지털 성범죄·교제살인·붕괴된 가부장적 남성성…”

피해자의 자리를 훔쳐 간 남성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현재 한국의 청년 남성들이 ‘남성 피해자’ ‘남성 약자’라는 착시를 믿게 된 원인을 해부한다. 저자는 호주제 폐지 이후 붕괴된 가부장적 세계 속에서 남성들이 뚜렷한 대안적 남성성을 찾지 못해 결국 ‘가부장되기’를 원하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청년 남성들은 노동구조와 사회상의 변화로 가부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거기서 오는 불안감과 분노를 ‘여성들이 우리 몫을 빼앗고 있다’는 반여성주의적 프레임으로 투사하는 것이다. 저자는 남초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된 이런 근거 없는 음모론을 이준석과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으로 승인해주며 우리 사회에 ‘남성 피해자론’을 안착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또한 젠더적 관점이 부재하여 계속 ‘남성 달래주기’와 같은 정치적 메시지를 내고 있으나 이는 혐오를 정당화하는 것이며 오히려 남성 극우화를 더욱 부추기는 방향이라고 지적한다.

2부에서는 교제살인, 여성 자살률, 저출생 문제, ‘잠재적 가해자론’과 ‘집게손 음모론’ 등 일상의 여러 젠더적 이슈들을 통해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언젠가부터 남성들은 친밀한 관계 내에서 살해당하거나 차별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여성들을 보며 슬퍼하거나 함께 분노하는 대신 ‘나는 가해자가 아니’라고 입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서도 ‘가담자만 22만 명’이라는 진실을 외면한 채 페미니스트 여성 vs 청년 남성, 혹은 ‘페미니즘에 장악된’ 권력기관 vs 청년 남성들 간의 힘싸움 구도라고 왜곡하기도 한다. 이 원인으로 저자는 오랜 시간 여성을 배제하거나 도구화해온 ‘주류적인 남성 문화’로 인해 남성들이 여성들을 동료 시민으로 보지 못하는 기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여성이 폭력과 구조적 차별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관했던 남성들에게 희망적인 미래는 없다며 사랑도, 연대의 마음도 모두 잃은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안티 페미니즘과 여성혐오를 ‘억울한 남성의 목소리’라며 정치적으로 승인해준 결과는 남성의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연쇄적 혐오’였다. 더 성평등해져야 하는 상황에서 그 반대길을 택한 대가를 우리 사회는 톡톡히 치르고 있다. 명백하고 노골적인 차별과 혐오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숨기거나 정당화해왔던 ‘정치적 관습’이, 무한경쟁과 줄 세우기만이 공정이라는 ‘그릇된 공정 감각’이, 인권과 평등을 이야기하는 모든 언행을 역차별이나 위선으로 간주해도 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81쪽)

“이준석이라는 존재는 혐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고, 이같이 ‘혐오의 승인 및 보편화’ 현상은 지금도 한국의 많은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그런 그가 롤모델인 세상은 어떨까. 사람들이 선망하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경력을 쌓았지만 타인의 고통을 비웃거나 ‘망상’이라고 말하는 사람. 인간이 얼마나 존엄한지, 그 자체로 빛나고 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런 아이들이 우후죽순 자라나는 세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디스토피아일 것이다.”(118쪽)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누가 더 아픈지 경쟁하는 세상이 아니라
그 누구도 생존을 위협받거나 상처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혐오를 기반으로 한 능력주의와 배타주의를 넘어
느슨한 연대의 가능성을 향해

3부에서는 혐오를 기반으로 한 능력주의와 배타주의를 넘어 느슨한 연대의 가능성을 말한다. 언제부턴가 페미니즘은 남성 비하를 주장하는 언어가 아님에도, 남성을 공격하는 불온한 사상이라고 착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이는 ‘페미 사냥’으로 이어져 어떠한 젠더적 이슈조차 입 밖에 꺼내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현실에 낙담하고 무력해진 여성들도 많다.
그러나 저자는 페미니즘은 수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숨구멍이자 거대한 부조리에 대항하고, 일상의 폭력에 맞서는 언어라고 말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자 하는 제도적 개선이, 성별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견고한 유리천장을 부수고자 하는 시도가 결코 ‘남성의 몫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도깨비 도로’의 진짜 아래쪽에 서서 같이 좀 살자고 소리치는 여성들에게 인간성의 영역에 서서 혐오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연대의 손을 내미는 방법만이 우리 모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말이다.
책을 추천한 서지현 전 검사는 “이 책이 지난 5년간 외면하고만 싶었던 현실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여성들의 생존의 위협과 불안과 분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누가 더 아픈지 경쟁하는 세상이 아니라 그 누구도 생존을 위협받거나 상처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며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많은 여성이 페미니스트로 사는 ‘공포’를 이야기할 때, 게임 회사 여성 직원들이 ‘페미니스트 색출’을 당할까봐 걱정할 때, 나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했지만 제3자의 이야기처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공포의 정체를. 내 삶이 한순간에 매도당할 수 있다는 공포. 정체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에게 처절하게 짓밟힐 수 있다는 공포. 반격했다가는 더 큰 피해를 입을 것 같다는 공포. 동시에 ‘용기’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됐다.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이겨내고 온갖 모멸을 당할 줄 알면서도 바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98~99쪽)

“그럼에도 연대만이 저항하고 투쟁하는 이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도울 수 있기에, 언제나 연대에 기대게 된다. 페미니스트들의 시위에 평범한 남성 시민들이 함께했을 때, 파업하는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의 곁을 대학생들이 지켰을 때, 분명 세상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연대는 약자들이 싸움에서 승리하게 만들고,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싸움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나아가 지금의 연대자들이 훗날 투쟁의 전면에 나설 때도 누군가가 연대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연대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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