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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1장 다섯 번째 날
2장 조용한 집
3장 그들만의 세상
4장 미국 대표팀
5장 1-2-3
6장 졸업반
7장 드래프트
8장 다리
9장 샌퍼드의 그림자
10장 실밥을 조여 잡아라
11장 모든 것을 견디게 하는 균형
12장 구겐하임의 기적
13장 첫 번째 협상
14장 ‘가을 커쇼’
15장 수탉
16장 허리 통증
17장 산산조각
18장 심연
19장 산업 단지에서 시작된 혁명
20장 폐쇄
21장 꿈의 정상
22장 갈림길의 세 방향
23장 여섯 번째 날

에필로그
감사의 말
역자 후기
저자 소개
저자 : 앤디 매컬러(Andy McCullough)
스포츠 뉴스 플랫폼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선임 기자. 2010년부터 메이저리그를 취재해온 메이저리그 전문 스포츠 기자로, 심층 취재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AP 스포츠 편집자 협회(APSE)의 취재 부문, 특집 기사 부문 등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클레이튼 커쇼와 200여 명의 주변인을 인터뷰하고, 취재를 통해 『클레이튼 커쇼, 위대함의 무게』를 집필했다.

역자 : 한승훈
스포티비(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이자, 네이버 메이저리그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MBC·KBS 등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메이저리그 해설 고정 패널로 활동했다. 『볼 포』, 『클로저』 등 메이저리그 선수 자서전을 포함한 여러 야구 도서를 번역하고 저술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야구로 살고, 시즌이 끝나면 다시 야구를 공부한다. 클레이튼 커쇼에게 ‘다섯 번째 날’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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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새뮤얼 L. 잭슨도 끼어들 수 없었던
‘지독한 루틴’

클레이튼 커쇼는 지독할 정도의 ‘루틴 신봉자’로 유명하다. 등판 당일이 되면 그는 대화조차 극도로 꺼렸다. “일어나자마자 그 누구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은 기분입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 ‘그 클레이튼 커쇼’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거대한 과업으로 받아들였다. 커쇼의 지인들은 등판 당일에는 커쇼를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원칙을 공유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경기 전이면 반드시 칠면조 샌드위치를 먹는 습관을 고수했고, 극도의 집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웃음마저도 통제했다.
그의 철저함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2013년 여름의 일화가 잘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대스타 새뮤얼 L. 잭슨이 다저스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소란스러운 환호가 터져 나오던 날이었다. 선수들이 영화 속 유행어를 소리 높여 외치는 동안 커쇼만이 유니폼을 다 갖춰 입은 채 로커 앞에 앉아 있었다. 새뮤얼 L. 잭슨이 연거푸 그를 소리쳐 불렀지만, 커쇼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할리우드 대스타조차 1분 단위로 짜인 그의 일과표에는 끼어들 틈이 없었던 것이다.
커쇼는 이른바 ‘5일 루틴’의 궤도 위에서 살았다. 등판 다음 날의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시작으로, 둘째 날에는 34구의 불펜 피칭, 셋째 날에는 웨이트트레이닝과 롱토스, 넷째 날에는 시각화 훈련을 했다. 다섯 번째 날에는 칠면조 샌드위치를 삼키고 마운드에 올랐다. 다섯 번째 날이 되면 커쇼의 일과표는 분 단위로 세밀해졌다. 오후 5시 58분에 왼팔을 핫팩으로 감싸고, 6시 10분에 레드불을 들이켰다. 6시 23분에는 외야 스트레칭을, 6시 36분에는 코치와 스트레칭 후 불펜 피칭을 했다. 분초를 다투는 이 모든 행동의 뿌리에는 역설적이게도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로 가득한 마운드 위에서 커쇼를 지탱하는 것은 오직 그가 직접 설계한 ‘완벽한 루틴’뿐이었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음에도 결코 자만하지 않고 매일 자신을 갈아 넣은 커쇼의 기록은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지침서가 되어준다.

‘가을 커쇼’라는 오명과
끝없는 좌절을 견뎌낸 7년

“그렇게 오래, 매년 잘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커쇼의 전 동료인 알렉스 우드는 커쇼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커쇼를 최고의 투수라 불렀지만, 가을이 되면 그는 번번이 무너졌다. 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가을 커쇼’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커쇼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였고 팀의 1선발이었으며 구단의 얼굴이었다. 커쇼가 짊어진 무게는 타인이 가늠할 수 없는 것이었다. 계속되는 부상과 패배의 비난 속에서도 그는 결코 남을 탓하지 않고 실패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껴안았다. 이 책은 그 지독한 고통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까지, 그의 의지와 회복력이 일궈낸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자존심을 꺾고 다시 세운 루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다

“커쇼는 좋게 말하면 고집이 있었고, 나쁘게 말해도 고집이 있었어요. 자신을 ‘최고의 모습’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누가 뭐라 하든 그것을 지킬 줄 아는 선수였죠.”

커쇼의 전 동료 블레이크 디윗은 커쇼를 이렇게 표현했다. 커쇼의 싸움은 마운드 위 타자들이나 자신의 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현대 야구의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었다. 완고한 루틴과 직관을 믿었던 ‘이닝 이터’ 시대의 전설에게, ‘데이터 야구’ 시대는 완전히 새로운 난관이었다. LA 다저스가 구단주의 부정부패로 위태롭게 흔들리던 시기에도, 새 구단주 취임 후 적응을 위해 몸살을 앓던 시기에도 커쇼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가 유일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 왔던 루틴을 바꿔야 하는 현실이었다. 점점 더 많은 선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해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구단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커쇼는 자신을 최고의 자리에 있게 한 루틴의 힘을 굳게 믿었고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떨어지는 구속과 잦은 부상은 그를 점차 침잠하게 만들었다.
커쇼가 결정적으로 무너진 것은 2017시즌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패배한 순간이었다. 당시 메이저리그에는 휴스턴이 교묘한 ‘사인 훔치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다저스의 코치들은 투수들에게 사인을 최대한 숨기라고 지시했지만 커쇼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야 하는 마운드에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날의 경기는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휴스턴의 타자들은 커쇼의 모든 공을 간파했다. 커쇼는 마운드 위에서 산산이 부서졌고 LA 다저스는 또 한 번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커쇼는 일생을 지탱해 온 고집을 내려놓고 투구 연구소인 ‘드라이브라인’의 문을 두드린다. 선수 생활 내내 그를 지탱해 왔던, 자신의 전부와도 같은 루틴을 스스로 고칠 결심을 한 것이다. 전설적인 투수가 자존심 대신 변화를 선택함으로써 고통스러운 적응기를 거치고, 제2의 전성기를 여는 과정은 깊은 울림을 준다.

다저스 클럽하우스와 MLB의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독자를 평소 접근이 불가능한 다저스 클럽하우스 한복판으로 안내한다는 점이다. 앤디 매컬러는 무려 200여 명에 달하는 주변 인물을 인터뷰하며 클레이튼 커쇼의 유년기부터 전성기 너머의 모습까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야구팬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MLB의 흥미진진한 일화 또한 가득하다. 돈 매팅리,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겪었던 갈등과 봉합의 순간,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의 부임과 함께 시작된 ‘데이터 야구’ 도입기의 혼란, 그리고 잭 그레인키와 무키 베츠 등 당대 슈퍼스타들과 얽힌 내밀한 에피소드들이 낱낱이 공개된다. 특히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사건의 진실을 마주한 다저스 내부의 분노와 허탈감을 묘사한 대목은 압권이다. 화려한 다저스 왕조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와 치열한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이 기록은, 독자들에게 메이저리그라는 거대 제국의 생생한 현장감을 함께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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