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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정하지 않기를 정하기

자리 바꾸기의 마법
이야기가 있는 학급 활동
선생님, 저 태국 다녀올래요
정하지 않기를 정하기
대입제도는 모범 학생도 바꾼다
전자기기 분리 불안 증후군
산행의 추억 꺼내보기
마음의 양식은 멀고, 달콤한 입맛의 유혹은 가깝다
수능 후 고3
경계 알아차리기

Ⅱ 강아지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가요

개천절이 뭐예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래요
태래에게 배우다
개떡같이 물으면 개떡같이 답한다
듣지 않는다, 듣지 못한다, 들을 필요가 없다?
강아지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가요
벌금을 많이 물려야 합니다
낮아진 교무실 문턱
꼰대짓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존재감이 뿜뿜한 아이들

Ⅲ 나도 사람이야, 완벽한 어른은 아니야

나도 사람이야, 완벽한 어른은 아니야
엄청 바쁜데 왜 보람이 없을까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우리는 모두 관종이다
규제하지 않으면 밉지 않다
존재감이 없어야 잘하는 일
민청눌언
교사는 밖으로 나돌아야 한다?

Ⅳ 저희가 쌤의 마지막 담임반이 되고 싶어요

복 받은 내 교직 인생
나의 치트키 부부교사
눈물샘이 얕은 남자
오이는 왜 익지도 않고 늙을까?
벤?는 것에 을큰 ?다맙서
저희가 쌤의 마지막 담임반이 되고 싶어요
저자 소개
저자 : 임병조
빠르게 변하는 학생들과 교육 현실 속에서 ‘어떻게 공감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동력으로 삼아 38년 동안 교실에서 학생들과 눈을 맞췄다. 지리교사로서 『쿠바-팔불출 지리쌤들의 눈으로 보기』, 『뉴질랜드, 2주일로 끝장내기』 등 여행 에세이를 통해 세상을 향한 탐구심을 표현해 왔으며, 교육학 박사(지역지리·문화역사지리)로서 지리학과 지리교육 연구에도 힘을 쏟아 『지역정체성과 제도화』, 『충청인문여지도』 등의 관련 저서를 통해 지역의 의미를 기록해 왔다. 블로그 <땅과 사람들>, <지리쌤의 탐구 커피>, 등을 운영하며 세상과 소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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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떻게 공감하고 무엇을 가르칠까?

이 책은 학교 이야기이면서 또한 교사의 이야기다. 엄청 바쁜데도 보람을 느끼기 힘든 환경, 존재감이 없어야 하는 역할,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어루만지는 일을 학년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꼽는 학년부장님들 등등. 오랜 시간 교단을 지켜온 교사가 쓴 기록은 학교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보여 준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어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그런 아이에게 묻는다.
“부모님은 네가 무엇을 하길 원하시니?”
대답은 백발백중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래요’다. 모든 선택권을 자식에게 주는 개방적인 부모님이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애써 말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즈음 ‘부모’와 ‘강요’는 아주 비슷한 말이었다. 그때 그 정서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세대가 지금의 부모 세대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강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부모라면 적어도 길 안내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다’와 ‘내맡기다’를 구별해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은 청소년기의 특징이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_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래요」 중에서

일제와 독재의 권위주의가 남아 있던 1980년대에 비하면 교사의 권위는 오히려 높아졌지만 그것을 체감하는 교사는 많지 않은 현실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하루를 버텨내는 교사들로 이루어진 학교 교육은 실효성이 의심받은 지 오래다. 모두가 잘하는 것을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을 그런 사회로 내보내기 위해 학교도 학교가 잘하는 것을 했으면 한다.

자연스럽게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나는 왜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우리 세대는 사람 대접을 받았던가? 돌이켜 보면 사람 대접을 못 받기로는 우리 세대가 훨씬 더 심했던 것 같다. 그러니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뭔가 ‘깨달음’이 온다. 예전에는 사람 대접을 해주지 않는 주체가 달랐다. 그때는 권력과 제도가 교사를 사람 대접하지 않았다. 군사독재권력은 점잖게 ‘사람 대접’을 요구할 상대가 아니었다. 생계를 건 싸움이 불가피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교육의 본질에, 더 매달렸던 것 같다. ‘불타는’까지는 못되었어도 ‘사명감’으로 무장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사람 대접하지 않는 권력에 저항하는 방법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도 숨죽이며 살아야 하기는 마찬가지였으므로 심정적 동지들이 많았다. (중략)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권위주의 시대의 교사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면서 권력의 권위주의를 몸에 익혀 아이들 앞에 군림하였다. 권력이 교사를 사람 대접하지 않을 때 교사 역시 학생을 사람 대접하지 않았던 것이다. 독재 권력의 종식은 교사의 지위를 높였지만, 동시에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국가 권력을 대신하던 교사의 권력은 자연스럽게 약화시켰다. 대신에 학생과 학부모의 권력이 강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권력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권력이 올바르게 분산된 것이다. 국가가 독점하던 권력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에게 골고루 나눠진 것이다.
지금은 학부모도, 젊은 교사도 대부분 민주화 세대, 즉 권위주의를 벗어난 이후 세대이다. 더욱이 학생들은 모두 민주화를 과정으로 경험하지 않은, 결과로 받은 세대이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교사를 사람 대접하지 않는’ 주체가 바뀌는 일종의 부작용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국가 권력이 행사하는 부당한 압력이 사라진 자리를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_ 「나도 사람이야, 완벽한 어른은 아니야」 중에서

“쌤, 올해까지만 하시고 담임 그만하세요”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교육 현실이 비판받으면서 교사의 보람이 버티기로 대체된 지금이다.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학생과 학부모와의 만남은 학교 이야기로, 많은 노하우를 주고받았던 동료와 선후배와의 인연은 교사 이야기로, 그것을 합친 것이 지극히 보편적이었던, 교사 임병조의 교직 생활이었다. 고통도 있었지만 그가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꿈꿨던 학교의 모습이 지금의 학교와 많이 닮게 되었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분위기와 민주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이 가장 그러하다. 그리고 저자는 변화하는 역사를 그저 바라만 보지는 않았다고 자부한다. 전교조로 해직이 되었고, 단 하루도 전교조 교사라는 것을 잊고 살지 않았다. 그래서 늘 자신을 경계하고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했다. 지리교사로서 공부와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틈틈이 공부해서 박사가 되었고 몇 권의 책도 썼다. 깨닫기가 주특기였던 저자의 무수한 노력이 그의 꿈과 닮은 지금의 학교를 만들었다는 증거가 이 책 곳곳에 가득하다. 평범한 삶이지만 역사의 진보와 함께했던 여정이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쌤, 올해까지만 하시고 담임 그만하세요”
순간 내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언제 내가 그런 말을 내비치기라도 했던가? 짐짓 태연한 척 물었다.
“왜.”
“저희가 쌤의 마지막 담임반 제자가 되고 싶어요.”
정말 고마운 말이다. 늙은 담임이 안쓰러웠는지도 모른다. 나는 올해로 쌍용고 3년차로 우리 반 아이들과 입학 동기이다. (중략) 그런데 올해 만난 친구들이 너무 예쁘다. 내게 이런 복이 있다니! 몇 년 전부터 올해를 마지막 담임으로 내심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런 기쁨이 있으리란 생각은 정말 하지 못했다. 내 계획에 큰 보너스가 얹어진 셈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3학년 6반, 너희들을 나의 마지막 담임반 제자들로 둬야겠다. 그러면 내 평생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기쁠 것이기 때문이다.
고마웠다 친구들. _「저희가 쌤의 마지막 담임반이 되고 싶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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