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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참 좋다 10

Ⅰ.
이상한 동네 16
새끼발가락 25
이웃 31
나눔 36
빗방울 41
왕초보 요리 교실 50
단 하나의 재능 58
민들레 65
삐걱거리는 소리 74
나는 지금 만나러 간다 82

Ⅱ.
가화만사성 92
감탄사 99
맛있는 남자 105
설거지 112
짜증과 걷기 121
흑염소탕 127
동치미 133
눈치와 배려 140
좋은 사진 148
꾀꼬리 155
큰 외손자 161

Ⅲ.
탈 검사스러움 170
불쑥 생각나는 피의자 173
잣대 184
진정한 공정 194
관대함에 대하여 202
전우애 207
살인(사건)의 추억 216
면접시험 224
설거지(속) 229
관용을 생각하다 240

Ⅳ.
도서관 248
농담 254
약속에 관한 몇 가지 단상 262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274
자존심과 자존감 282
명예에 관한 작은 생각 290
아등바등 297
승부욕 305
민들레 원칙 312
음식 예찬 319

Ⅴ.
연민 326
내가 만난 스크루지 영감 335
사랑의 매 343
샤먼 여행기 348
죽은 이들을 기리며 352
<소풍>과 <비밀> 364
통과의례 371
어머니와 영화 379
아버지, 오 나의 아버지 390
저자 소개
저자 : 추호경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 《형성》 지를 창간하고, 자작 희곡을 무대에 올리며 문학과 삶을 고민했다. 보병 소대장과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후, 뒤늦게 정의를 생각하며 법의 길에 들어섰다. 25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이한열 최루탄 사망 사건, 오대양 집단변사 사건 등 시대의 아픔과 미궁에 빠진 사건들의 진실을 밝히는 데 힘썼다. 특히 법조인 최초의 보건학 박사(서울대)이자 대한의료법학회 창립 멤버로서 『의료과오론』 등 전문서를 펴내며 의료법학의 기틀을 닦는 데 일조했다. 서울지검 형사1부장, 천안지청장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로 현역의 길을 걷고 있다. 평생 법의 엄정함과 인간의 존엄 사이를 고민해 온 그는, 최근 『명심보감 다시 읽기』, 『에움길』 등을 저술하며 인문학적 성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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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변호사 같은 검사, 검사 같은 변호사의
세상 사는 이야기

보건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항상성(homeostasis)’의 핵심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내부의 중요한 균형점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저에게 그 균형점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신뢰’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변호사 같은 마음으로 검사직을 수행했고, 검사의 눈을 잃지 않은 채 변호사 노릇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민들레를 그 효능이 아니라 민들레 자체로 바라보며 아끼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어느 풀도 잡초로 보지 않고, 모든 사람을 그 능력이나 사람됨을 따지지 않고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 그것이 나의 민들레 원칙이 될 것이다.
―「민들레 원칙」 중에서

사실 나는 이런 노인이 되고 싶다. 누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살짝 찾아와 알려달라고 물을 수 있는 그런 노인 말이다. 지식도 지식이지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가 필요하여 나를 방문한 그 사람의 신발 앞에 등불을 켜 두려움을 없애고 길을 밝혀주고 싶다. 내 주장을 삼가며 모든 걸 받아들이고 포근히 감싸주는 그런 포용력을 지니고 싶다. 죽고 싶을 만큼 심한 고민이 있거나 말하기 곤란한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나를 찾아와 모든 걸 다 털어놓으면 봄눈이 녹듯이 모든 괴로움이 사라지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도서관 같은 노인이 되고 싶다.
―「도서관」 중에서

* 표지그림 행복 여정(박명희, 2008)

저자의 말

두어 해 전, 그동안 발표했던 글 중 다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 소박한 에세이집 『에움길』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걱정이 앞섰으나 뜻밖에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이후 발표한 작품들과 지난번에 미처 싣지 못한 글들을 모아 다시 책을 엮어보라는 권유가 이어졌습니다. 그 따뜻한 응원에 힘입어 이번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보았습니다.
이마누엘 칸트는 생의 마지막 순간 “Es ist gut(아, 좋다)”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간병인이 티스푼으로 먹여준 설탕 탄 와인이 달콤해서였는지, 아니면 평생을 건너온 자신의 삶에 건네는 완벽한 긍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순간 그에게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는 평온함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요즘 나의 일상이 고마울 정도로 참 좋습니다. 그 감사한 마음을 담아 어느 하루의 풍경을 그린 「참 좋다」라는 글을 이 책의 머리에 두었습니다. 이어지는 50편의 글들은 다섯 갈래로 나누었습니다. 이웃과 가족 간의 에피소드부터 법조인으로서의 고뇌, 사회를 향한 제언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묵상(두 분에 대한 회상 포함)까지 골고루 담겼습니다. 편의상 분류하긴 했으나, 결국은 모두 나름 자신을 지키며 치열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의 기록들입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뒤늦게 법조인이 된 저는 검사 시절엔 “변호사 같다”는 말을, 변호사가 된 후엔 “검사 같다”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피의자의 사정을 살피느라 엄격하지 못하다는 혹은 의뢰인의 요구보다는 원칙을 앞세운다는 비판 섞인 평가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저를 바꿀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곧 저였기 때문입니다.
보건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항상성(homeostasis)’의 핵심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내부의 중요한 균형점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저에게 그 균형점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신뢰’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변호사 같은 마음으로 검사직을 수행했고, 검사의 눈을 잃지 않은 채 변호사 노릇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역시 지난 『에움길』에 이어, 경계에 선 한 법조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정직한 시선을 담고 있다 할 것입니다.

이 책을 펴내기까지 고마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에게 맘껏 글 쓸 기회를 내어주신 《경제포커스》 정영훈 대표님, 글 발표 때마다 늘 따스한 격려를 보내신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명예이사장님, 아직도 미숙한 저에게 글쓰기의 길을 밝혀주신 멘토 G 선생님, 그리고 투박한 원고를 멋진 책으로 빚어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과 이설빈 편집장님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곧 다가올 금혼식을 앞두고, 고집 센 저자와 50년을 함께하며 좋은 글감이 되어준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인내 덕분에 저의 일상이 비로소 ‘참 좋을’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 글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삶의 균형을 되찾고, “참 좋다!”라고 나직이 읊조릴 수 있는 평온함을 만나시길 소망합니다.

2026년 2월??
양평 효란재(曉蘭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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