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세계적인 톱스타 건축가 70여 명이 참여한
압도적인 스케일의 건축가 아포리즘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건축가 70여 인에게 직접 조언을 요청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는 것이 예삿일은 아니다. 심지어 그들 가운데 대다수가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앞서 언급했던 국내 유명 건축물을 설계한 마리오 보타, 윌리엄 페더슨부터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건축상 수상자 톰 메인, 『가디언』 선정 ‘세상을 구할 수 있는 50인’에 이름을 올린 ‘생태 건축가’ 켄 양, 『타임』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린 잔느 갱과 엘리자베스 딜러,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이탈리아의 대학 개혁을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했던 카를로 라티 등이 이 책의 필자로 참여했다. 그들이 보여준 삶의 궤적은 그 자체가 메시지가 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건넨 조언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백만 분의 일도 기회다” “인간으로서 먼저 성장하라” 등의 금언은 이 자체로도 충분히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그 말을 자신의 업적으로 증명해낸 자의 말과 글을 통해서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가히 건축계의 〈흑백요리사〉라고 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요리사들의 명언,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태도나 말투 등은 밈이 되어 두루두루 대중에게 회자되었고, 많은 이에게 영감과 가르침을 선사했다. 이 책에 참여한 ‘흑백건축가’들 또한 오직 자신만의 설계 스타일, 철학, 미적 감각 등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메시지는 답답하고 막막한 현실과 마주한 모든 이에게 비상구가 되어줄 것이다. 더불어서 커리어,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튼튼한 뼈대와 주춧돌로서도 쓰여질 것이다.
건축의 영역을 뛰어넘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생 설계, 창조적 행위에 관한 조언들
이 책은 건축이라는 토양에 발을 딛고 있지만, 그곳에서 뻗어나가는 줄기와 가지는 건축이라는 경계를 과감하게 돌파한다. 건축가가, 자신이 사랑하고 일생을 바쳐온 분야인 건축에 대하여, 건축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와 노하우를 말하지만, 여기에 녹아든 가치관과 철학은 건축이라는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조언은 있는 그대로 믿기보다 걸러서 들어야 한다”라는 이 책의 첫 문장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라. 예컨대 “첫 프로젝트에 다 쏟아부으려는 유혹을 뿌리치라” “시안은 비교해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기대를 충족할 수는 없다” 등 이 책의 모든 메시지는 건축가뿐 아니라 기획자, 창작자, 마케터 등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해내야 하는 모든 이에게 적용할 수 있다. 독자들은 ‘건축’ 대신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 전공, 고민거리 등을 바꿔 넣어도 이 책의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스스로를 가두는 경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아가야 한다”라는 말은 이 책 자체에도 오롯이 적용된다. 비, 눈, 바람 등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고, 개인 혹은 집단에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하며, 부지마다 존재하는 물리적 한계에 끝없이 도전하고,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일상에서의 실용적인 이점까지 선사하는 종합 예술이자 첨단 기술. 불굴의 의지, 미의 추구, 실용이라는 기본까지 우리 모두가 ‘인생을 짓는 건축가’로서 기억해야 할 거의 모든 원칙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새롭게 지어질 당신의 삶을 설계하라. 이 책과 함께.
편집자 레터
성공하고 싶은가, 훌륭해지고 싶은가
성공, 혁신과 같은 키워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소비기한은 넉넉한데 유통기한은 한참 지났다고 느껴진다는 게 문제일 듯하다. 입신양명, 성공의 뜻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시대다. 무엇이 성공인가. ‘최연소’ ‘초고속’ 등의 수식어가 붙는 것인가, 억대 연봉이나 수백억대 매출을 얻는 것인가,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인가, 엄청난 수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인가. 이 책은 성공에 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면서 건축가들의 삶을 빌려와 이렇게 묻는 듯하다. 성공한 자가 될 것인가, 훌륭한 자가 될 것인가. 같은 말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에게는 다른 말이다. 성공한 모든 사람이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을까? 우리의 직감은 이 지점으로 수렴한다. 반면에 크든 작든 ‘자기만의 것’을 이뤄냈다면 후자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그리고 그 훌륭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성공한다고 믿는다. 성공한 삶이 멀게 느껴진다면, 훌륭한 삶을 먼저 추구해보는 건 어떨까. 창조적 삶의 아키텍처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