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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 축구로 여는 사유의 그라운드

1부. 존재

01 골목 축구: 놀이하는 인간
02 노 룩 패스: 지각하는 몸
03 마르세유 턴: 물아일체(物我一體)
04 발리슛: 지금-여기
05 드리블: 불안과 선택
06 실패와 우연의 그라운드: 부조리
07 마에스트로: 무위(無爲)
08 양발잡이: 장인정신

2부. 기억

09 첫 축구장: 무의지적 기억
10 광화문광장의 카타르시스: 디오니소스
11 종료 휘슬 이후의 남겨짐: 해체
12 원클럽맨과 영구결번: 서사 철학
13 동대문운동장 ‘창갈이 아저씨’: 공간 생산
14 축구는 시각적 서사다: 이미지론
15 축구 팬덤은 밈이다: 문화 유전자
16 패배의 주범: 희생양 메커니즘

3부. 품격

17 승패의 미덕: 예(禮)
18 이상과 현실 사이: 정의론
19 전술의 권모술수: 현실주의
20 축구의 덕목: 실천 전통
21 선수 이적은 배신인가, 자유인가: 도덕적 딜레마
22 오프사이드 속 자유: 정언명령
23 베테랑과 언성 히어로: 수기치인(修己治人)
24 팀워크: 무지의 베일

4부. 상징

25 라커룸의 말: 전술적 실천
26 SNS의 글: 자기 커뮤니케이션
27 언어와 해석의 경기: 해석학적 순환
28 축구장의 전쟁 담론: 은유 수사학
29 사커인가, 풋볼인가: 언어 게임
30 골 세리머니: 기호학
31 파란색과 빨간색의 대립: 구조주의 신화론
32 제국의 공: 오리엔탈리즘

5부. 미래

33 전술 혁명: 패러다임 전환
34 낭만이 사라진 경기: 탈마법화
35 축구 아우라의 소멸: 기술복제 시대
36 데이터가 된 몸: 감각의 산업화
37 메시의 아디다스 vs 호날두의 나이키: 시뮬라크르
38 알고리즘과 함께 뛰는 사람들: 인간과 기술의 공진화
39 사이보그 선수: 정체성과 경계의 유동성
40 뜨거운 지구 위의 월드컵: 위험사회

나가는 글 | 호모 사커엔스: 차는 인간, 사유하는 공동체
미주

저자 소개
저자 : 명왕성
2009년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했으나, 두 차례의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다. 그러나 그 멈춤은 곧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부상으로 멈춰 섰던 시간은 그에게 또 다른 탐구의 문을 열어주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스포츠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연구재단 박사후연구원과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한신대학교 특수체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수원FC 이사와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으로 활동하며 축구 현장과 연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동양미래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스포츠사회학>, <스포츠윤리학>, <스포츠행정 및 정책>, <스포츠데이터분석>, <질적연구방법론> 등을 강의해왔으며, 2016년 연세대학교 ‘최우수강의 표창’을 받았다.
2025년 기준 국내외 학술지에 주저자로 논문 46편을 게재했으며 스포츠 세계에서 작동하는 권력, 이동, 노동, 제도, 지역성의 구조를 추적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엘리트 체육 정책의 역설」, 「스포츠 노동 이주의 패러다임 변화」, 「합숙훈련의 소외와 기능」, 「이주민의 축구 참여와 정체성 정치」, 「프로축구단의 공익적 가치」, 「K리그 로컬 룰의 법제도적 고찰」, 「데이터마이닝 기반 중계 시청 결정요인 분석」 등 주요 연구들은 체육과학연구상 대상(2018), 스포츠안전재단 최우수논문상(2021), 한국체육학회 우수논문상(2023) 등을 통해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한국연구재단 학술인문사회사업을 연구 책임자로 네 차례 수행했으며, 「서울시 체
육백서」와 「한국여성체육학회 60주년 기념집」 집필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스포츠라는 세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사유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경기장 너머의 삶을 읽어내는 해설자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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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K리거 15년 × 인문학 15년
선수의 심장과 학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축구 이야기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에게 있다. 축구 선수로 15년을 뛰었고, 인문학 연구자로 15년을 파고들었다. 그는 그라운드의 압박과 라커룸의 침묵을 경험한 뒤, 그것을 사회학과 철학의 언어로 다시 읽어낸다.

노 룩 패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보지 않고도 서로를 믿는 감각이다. 승부차기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VAR 판독은 정확성을 얻는 대신 우리가 무엇을 잃는지를 묻는다. 데이터와 자본이 경기를 장악하는 시대에도, 한 번의 미끄러짐이 모든 계산을 무너뜨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축구를 통해 인간을 해석한다. 통제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우연 속에 놓여 있는 존재, 계산을 원하지만 끝내 감정으로 움직이는 존재. 그래서 이 책은 스포츠 해설이 아니라 인간 해설에 가깝다.

90분의 경기장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퇴근 후,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갑자기 심장이 뛴 적 있는가. 모르는 선수의 골에 소리 질러본 적 있는가. 패배한 날, 괜히 하루가 무너진 것처럼 느껴본 적 있는가. 『골 때리는 인문학』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축구를 설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오프사이드 한 줄을 두고 우리는 판정에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는 단순한 오심 때문이 아니다. “공정해야 한다”는 우리의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가 떠나면 우리는 배신이라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고 싶어 한다. 축구는 우리가 말하지 않던 모순을 드러낸다. 승부차기에서 한 선수가 실축하면 우리는 말한다. “왜 저걸 못 넣어.” 하지만 그 한 문장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의 압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경기 장면을 멈춰 세우고 그 안에 숨은 우리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자유를 원하지만, 규칙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우리는 영웅을 원하지만, 동시에 그를 끌어내릴 준비도 되어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믿지만, 결국 한 번의 우연에 모든 감정을 건다. 그래서 축구는 중독적이다. 그 안에는 우리가 매일 겪는 삶의 구조가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축구가 달라진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달라진다. 다음 경기에서 당신은 단순히 골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하는 사람이 된다.

90분은 짧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경쟁, 실패, 공정, 충성, 배신, 책임을 모두 경험한다.
이 책은 말한다. 축구를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면, 나를 이해하게 된다.

“축구는 발로 쓰는 철학이다”

골목은 사라졌고 운동장은 줄어들었으며, 우리는 점점 더 화면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존재가 되었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밀어내고, 어른들은 데이터를 통해 성과를 판단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공을 찬다. 주말이면 아이와 공을 차며, 월드컵이 열리면 새벽잠을 기꺼이 포기한다. 이 지속적인 열광은 단순한 스포츠 취향이나 여가 활동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여전히 축구에 몰입하는가? 저자는 축구를 경기나 오락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그는 축구를 현대인이 드물게 몸으로 세계를 경험하는 장면, 즉 인간 존재가 구조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으로 읽는다.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순간

현대 사회는 효율과 측정의 논리 위에 세워져 있다. 데이터는 성과를 계산하고, 알고리즘은 선택을 예측하며, 우리는 점점 판단하는 존재로 훈련되어 왔다. 그러나 판단의 능력이 확장될수록 감각의 능력은 위축되었다.
저자는 축구를 이 균형을 되돌리는 장치로 본다. 축구에서는 몸이 먼저 반응하고, 사유는 그 뒤를 따른다. 노 룩 패스는 시선보다 감각이 앞선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마르세유 턴은 통제보다 흐름이 우선한다는 점을 드러내며, 발리슛은 지금-여기라는 시간의 응축을 구현한다. 저자는 철학을 경기 위에 덧씌우지 않고, 경기 장면 속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는 철학적 구조를 포착한다. 장자의 무위는 문장으로 이해되기 전에,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플레이에서 구현된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은 몸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인데, 그것은 드리블의 리듬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과연 몸으로 세계를 제대로 경험하고 있는가?

90분의 경기, 사회를 읽는 프레임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다. 그 안에는 규칙이 있고, 협력이 있으며, 배신과 연대가 공존한다. 오프사이드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다. 그것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이 책은 90분의 경기를 하나의 사회로 읽는다. 가장 설득력 있는 지점은 축구를 사회 분석의 프레임으로 확장하는 대목이다.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이며, 규칙과 역할, 경쟁과 연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오프사이드는 단순한 경기 규칙이 아니라,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의라는 점에서 윤리적 의미를 가진다. 선수 이적을 둘러싼 분노는 자유와 충성의 경계를 시험하고, 팬덤의 집단적 열광은 니체가 말한 디오니소스적 에너지와 닮아 있다. 패배한 선수를 향한 비난은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메커니즘을 연상시킨다.
이 모든 장면은 90분의 경기가 단지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축소판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 안에서 선택하고, 책임지고, 때로는 타인을 심판한다. 이 책은 축구를 통해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배제하고 연대하는지를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경기가 끝난 뒤 스코어는 사라진다.
남는 것은,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의 태도다.

40개의 장면, 40개의 사유

『골 때리는 인문학』은 단순한 개념 나열이 아니라 구체적 장면에서 출발하는 40개의 사유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하나의 플레이, 하나의 사건, 하나의 논쟁에서 시작한다. VAR 판독은 기술이 감정을 대체하는 시대를 질문하고, 승부차기는 개인 책임과 집단 기대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며, 스타 시스템은 자본과 상징의 관계를 분석한다.
부상과 은퇴를 다루는 장에서는 성취의 윤리가 아닌 수용의 윤리가 제시된다. 반복된 부상 끝에 경기장을 떠난 저자의 경험은 영웅 서사가 아니라 전환의 기록으로 서술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극복이 아니라 해석이다. 성과가 멈춘 자리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자신을 설명할 것인가, 결과가 사라진 뒤 남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 책은 축구를 소재로 삼되, 결국 인간의 조건을 다룬다. 권력, 노동, 이동, 정체성, 기술, 자본이라는 주제들이 경기 장면과 결합해 논리적으로 전개된다.

통제할 수 없는 순간이 우리를 움직인다

오늘날 축구는 거대한 산업이다. 선수는 데이터가 되고, 경기는 콘텐츠가 된다. 브랜드는 스타를 소비하고, 알고리즘은 팬을 분류한다.
그렇다면 축구의 마법은 사라진 것일까? 이 책은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낭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각을 잃은 것은 아닐까?
막스 베버의 탈마법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하이데거의 시간 개념까지. 이 철학적 도구들은 축구를 비판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축구를 통해 다시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도구다.

결국 이 책은 축구를 통해 하나의 논지를 제시한다. 우리는 완벽하게 계산된 세계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우연과 한계 속에서 살아간다. 전술과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어도, 한 번의 미끄러짐이 모든 것을 바꾼다. 통제와 예측의 체계 위에서 경기는 진행되지만,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이 불확실성을 감당하는 방식이 곧 인간의 태도다.
저자는 축구를 통해 통제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도 선택하고 책임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낸다. 그 지점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는 법을 연습하는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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