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해 이제는 알아야 할 ‘원주민을 포함한 미국의 역사’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인 미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미국 역사에 관한 대부분의 책은 1492년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다른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했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 나선 용감한 영국인들이 정착했으며, 더 나은 삶과 모험을 찾아 서쪽으로 이주한 용감한 정착민들에 의해 확장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에게 미국인이라는 의미는 이러한 역사에 기초하고, 이들이 합쳐져 신화와 같은 기원에 대한 신화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그들의 신화는 진실일까?
“미국 역사의 시작은 원주민인 인디언이다. 인디언의 역사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땅에 첫발을 디디면서 패자의 역사가 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사의 지극히 일부분에 해당할 뿐이다. 이제 미국의 역사는 식민주의자들의 약탈과 침략의 관점을 넘어서 원주민인 인디언의 관점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추천한 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이경한 교수의 말이다.
경상국립대학교 지리교육과 성정원 교수는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원주민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을 다시 바라보자. 그리고 그 시선으로 지구촌 곳곳을 살펴보자. 많은 사실들이 승자의 목소리만 반영된 기록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한국어판으로 기획하고 번역한 제주대학교 지리교육과, 글로벌 교육 전공 교수이자 유럽-아메리카, 세계시민 교육을 가르치고 있는 권상철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유럽인이 ‘발견한’ 나라로서의 이민자 국가 미국 이야기가 아니라, 원주민의 시각에서 정착민 식민주의와 원주민 학살, 저항 그리고 회복력을 포함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역사와 사회를 더 광범위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힘을 길러주어 학생, 교사, 일반 독자들에게 미국 역사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발견의 교리’라는 스스로 정한 원칙으로 ‘그 땅’을 정복하다
15세기 후반, 유럽의 탐험가들이 낯선 곳으로 항해를 떠났을 때 그들의 행동과 믿음은 ‘발견의 교리(Doctrine of Discovery ) ’, 즉 유럽 국가들이 그들이 ‘발견한’ 외국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했다.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땅에 도착한 그 다음 해인 1493년에 공표된 발견의 교리는 당시 유럽 정치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가톨릭교회의 지도자, 교황의 서신들을 통해 제시되었다. 발견의 교리는 유럽 열강들이 자신들의 소유가 아닌 땅에 대한 정복과 착취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유럽 식민지 개척자들의 사고에 깊이 배어 있는 ‘발견의 교리’는 기독교인들에게 그들이 보는 땅은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자신들의 신이 그들에게 모든 땅과 자원에 대한 지배권을 주었다고 믿은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럽인들이 도착하여 새롭게 발견한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순간, 원주민들은 그 땅에 대한 자연적 권리를 잃는다. 유럽인들은 ‘발견된’ 땅에 원래부터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배하고 ‘발견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여겼다. 만약 저항한다면 유럽의 군사 행동으로 이를 정복할 것이었다. 이 주장을 토대로 콜럼버스는 타이노족이 살던 카리브해 지역을 스페인 땅으로 주장하고, 원주민을 납치하여 노예로 삼을 수 있었다.
발견의 교리는 초기 미국의 정책을 지배하고, 원주민의 삶과 존재 자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역사 교과서에서는 학생들이 미국 기원 이야기 속에서 그러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거나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내용이 거의 없고 비판 없이 받아들인다. 그들은 미국이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것을 불가피하고 좋은 것으로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모든 것, 즉 원주민들과 그들의 공동체는 군사력 등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없애야 할 문제로 보았다. 여러 세기 동안 이 교리는 대량 학살과 원주민 토지 및 자원 절도에 대한 법적 보호를 제공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미국 법률은 ‘발견의 교리’를 언급하지 않지만, 그 개념은 너무나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정작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태도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기업과 정부 기관 사람들은 ‘발견의 교리’로 원주민 토지와 자원을 자신들이 원하는 작업에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처음부터 이에 맞서 싸웠다. 원주민이 아닌 집단들도 부정의를 인식했다.
‘신대륙’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문명이 있었고, ‘라스트 모히칸’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화 《라스트 모히칸》의 시각을 따른다면, 이제 아메리카에는 원주민이 사라졌을까? 수많은 전쟁과 대량 학살, 토지 약탈 정책, 정복자들만을 위한 법률 속에서도 오늘날 미국에는 연방 정부가 인정한 500개 이상의 원주민 국가가 있다. 인구는 거의 3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그 땅의 원래 주민이었던 1,500만 명의 원주민 후손이며, 대다수는 마을에 살았던 농부였다. 원주민의 토지 기반은 유럽인과 처음 접촉한 이후 급격히 감소해 1881년에 약 63만㎢로 급격히 감소했고, 1934년에는 약 20만㎢만 남았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 미국 정부는 2,000㎢를 군사적 용도로 더 빼앗았다. 남은 원주민 토지의 대부분은 연방 정부에서 인정한 300개 이상의 보호구역이다. 보호구역은 미국 정부가 정착민으로부터 보호하는 대가로 원주민 집단을 보호 토지에 가두는 개념으로, 독립부터 1871년까지 미국이 확장하고 조약을 체결하는 시기에 등장했다.
오늘날 미국 영토의 각 주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이 책은 원주민들이 테쿰세, 리틀 울프, 메시키노크와(Meshekinnoqquah, 리틀 터틀), 웨야피어슨와(Weyapiersenwah, 블루 재킷) 같은 유명한 리더들과 함께 어떻게 정복자들과 맞서 싸웠는지, 어떻게 패배해서 오늘날 아메리카 땅으로 다시 이름 지어졌는지 전반에 걸쳐 상세히 다루었다. 콜럼버스가 이 땅에 도착하여 오늘날 미국(아메리카)으로 불리게 되기까지, 정복자와 원주민간의 잔혹한 전쟁사의 현장들이 학살자들의 일기와 서신, 주변인들의 증언 등을 증거로 채택되어 상세히 소개한다. 머리 가죽은 야만적인 원주민이 백인 정복자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정복자들이 내건 현상금을 받기 위해 동원된 백인 정착민들이 행한 원주민 살해의 간편한 증거로 채택된 물품이었다.
9장에서는 원주민 언어 말살과 미국 정부에 의한 동화 정책으로 만들어진 원주민 기숙학교의 참상에 대해 다양한 사진과 인터뷰 등을 소개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원주민 비극 중 하나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결론: 물은 생명-21세기 원주민 저항》에서는 다코타 원주민들이 정부와 민간 기업의 이익에 맞서 저항한 최근 사례인 2014~2017년 노스다코타주 스탠딩 락 수 부족 보호구역의 다코타파이프라인 (DAPL ) 반대 시위를 소개하며 스탠딩 락 저항 운동의 배경 정보와 주요 사건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유럽인의 모든 정복 시도와 공격에도, 원주민은 땅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500년 이상의 전투에서 살아남았다. 오늘날 연방 정부가 인정한 500개 이상의 원주민 국가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은 이들이 자신의 국가, 조국,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싸워 이룬 엄연한 성공의 증거다.
**작가의 말
원주민? 아메리카 인디언? 아니면…… 아메리카 원주민?
이 책의 주인공이 될 이들은 이렇게 세 가지 용어로 불리곤 한다. 연방, 주 정부 및 부족 정부에서도 이 세 가지 표현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이 책에서는 최대한 구체적인 이름을 사용하고, 여러 부족에 대해 말할 때는 더 넓은 의미의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등에서 원주민 집단을 일컫는 흔한 말은 ‘부족(tribe)’이다. 실은 부족보다는 ‘국가(nation)’라는 단어가 더 정확한데, 다양한 원주민들은 미합중국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정부를 갖추고 서로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부족 정부도 부족과 국가라는 용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마지막 장에서도 살펴보듯, 일부 원주민 국가는 스탠딩 락 수 부족(Standing Rock Sioux Tribe)처럼 자신들의 이름에 부족이라는 단어를 포함한다. 다른 이들은 ‘무리(ban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또 다른 이들은 ‘부락 (rancheria)’을 사용하기도 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 소설 등에서는 특정 국가의 인구 규모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현재 체로키 국가(Cherokee Nation)는 약 26만 명의 부족 시민이 미국 전역에 살고 있고, 타오스 푸에블로(Taos Pueblo ) 땅에는 1천9백 명의 타오스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
어떤 이는 이 책의 노예제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놀랄 것이다. 우리는 ‘노예’라는 단어가 사람을 물건으로 다루며 인간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일부러 ‘노예가 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독자 여러분 중 누군가는 원주민 노예제와 노예화에 관한 구절을 읽고 놀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은 원주민이 때때로 노예가 되었고 일부 원주민 역시 노예 노동자를 부렸다고 말하지 않지만, 이는 엄연히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역사의 일부이기에 앞으로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옮긴이의 말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점차 ‘정착자 식민 국가’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제 미국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날에 대한 축하는 미국 사회에서 사라지고, 대신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탐험과 발견의 세계화 과정에서 드러난 야만성을 문명화로 포장한 성공과 승자에 초점을 맞춘 그간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현실을 바르게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려는 노력을 반영한다.
미국은 흔히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균형적 시각의 이해는 부족하다. 급속한 산업화와 더불어 효율성과 과학성에 매몰된 승리와 성공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유사한 부류다.
미국 내 서평에 기초해 이 책을 소개해 본다. 이 책은 유럽 탐험가들이 미국을 ‘발견’했다는 표준적인 이야기에 도전한다. 그리고 주요 사건에 대해 원주민의 관점을 제공하여 미국 역사에 대한 기존 서사에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간 세계의 많은 학교들이 수 세대에 걸쳐 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해 가르쳐 온 내용의 대부분이 백인 유럽인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왜곡되어 왔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진실이다. 학교 수업에서는 식민지 개척자들이 도착하기 전의 미국 땅은 광활하고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황무지였던 것처럼 다룬다. 원주민 부족의 규모를 축소하고, 원주민 사회의 복잡성을 무시하며, 폭력을 은폐한다. 그리고 미국이 서해안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쫓겨난 많은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식민지화는 토지를 빼앗고, 자원을 약탈하는 등의 목적을 두고 명분을 앞세우며 진행되었다. 독일의 범게르만주의 영토 확장인 레벤스라움(Lebensraum ) 또는 생활권 주장, 일본의 동아시아 국가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던 대동아공영권 주장 등도 연속선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어두운 역사다.
독자들이 깨달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정착민 식민지주의의 지속성에 대한 인식이다. 주권이 무시당하고, 약자의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권력이 세상에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관심과 인식을 자신의 지역 사회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울하고 낙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커다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제는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시대를 맞이하며 이 책은 여러 곳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뉴욕 공립도서관의 십대를 위한 최고의 책, 시카고 공립도서관의 최고 정보 제공 도서, 미국사회과교육협의회, 아동도서협의회의 청소년 사회과교육 추천 도서 등으로 선정되었다. 청소년을 겨냥한 학습 자료 형태로 구성된 이 책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미국에 대해 비판적, 대안적 이해를 키우고, 더 나아가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균형적으로 사고하는 시작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지도, 사진, 추가 정보, 토론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러한 변화를 향한 노력의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청소년과 성인의 시선을 흥미에서 주제로 향하게 하여, 다양한 영화, 책자 등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해 줄 것이다. 청소년 여러분도 끈기를 가지고 꼭 끝까지 읽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