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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서문: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야만의 시대
초판 서문: 혐오와 증오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1.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랑
희망
걱정
증오 - 집단에 대한 적대감
혐오와 멸시 - 제도적 인종주의

2. 동질성 ? 본연성 ? 순수성
동질성 - 민족, 국가라는 공동체
본원성 / 본연성 - 성별의 본연성과 트랜스인
순수성 - 순수에 대한 숭배와 폭력

3. 순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찬미

본문의 주
저자 소개
저자 : 카롤린 엠케(Carolin Emcke)
독일의 저널리스트, 작가. 런던대학교와 프랑크푸르트대학교,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와 정치, 철학을 공부했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전 세계 분쟁지역을 다니며 저널리스트로 활약했고,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예일대학교에서 정치이론을 강의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식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전쟁과 사회적 폭력, 혐오 문제의 구조를 파헤치고 피해자들의목소리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엠케는 냉철한 분석과 따뜻한 공감의 글쓰기로 사회적 약자가 느끼는 구조적 폭력의 결을 예민하게 감지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에는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 할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롤모델”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을 수상했다. 칼 야스퍼스, 위르겐 하버마스, 수전 손택,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등이 수상한 바 있는 이 상은 평화와 인권, 국제간 상호이해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저서로 『혐오사회』, 『우리는 어떻게 갈망하는가Wie wir begehren』, 『전쟁에 관하여―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Von den Kriegen: Briefean Freunde』, 『그것은 말할 수 있는 것이므로―증언과 정의에 관하여Weil essagbar ist: Uber Zeugenschaft und Gerechtigkeit』 등이 있다.

역자 : 정지인
영어와 독일어로 된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죽음의 방식』,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행복 강박』, 『절제 수업』,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공감은 지능이다』, 『공부의 고전』,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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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주민, 성소수자, 여성, 흑인…
우리는 왜 끝도 없이 누군가를 혐오하는가?

“사람들은 이제 공공연하고 거리낌 없이 증오를 표출한다. 때로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때로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그리고 대개는 전혀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익명으로 된 협박 편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름과 주소까지 명기한다. 인터넷상에서 폭력적 공상을 펼치고 혐오와 증오로 가득 찬 댓글을 달 때도 이제는 닉네임 뒤에 숨지 않는다.” ― 본문 28쪽 중에서

우리는 대개 혐오나 증오라는 감정을 개인적인 것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마치 커피를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표현할 자유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이다. 물론 이질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런 감정이다. 하지만 혐오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적 차원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회적 긴장을 높여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집단적 광기와 폭력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혐오사회』는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혐오와 증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 혐오라는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한 사회과학서이면서 오늘날 사회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으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대변하는 르포르타주이기도 하다. 저자 카롤린 엠케는 15년 넘게 전 세계 분쟁지역을 누빈 저널리스트이자 여성 성소수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현실 문제를 누구보다 세밀하게 분석해내는 동시에 따스한 공감의 시선으로 사회적 약자가 느끼는 구조적 폭력의 결을 예민하게 감지해낸다. 독일 클라우스니츠에서 일어난 반(反)난민 시위, 스태튼아일랜드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인에 대한 경찰의 반복적인 과잉진압,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구조적 멸시와 폭력 등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우리에게 가시적?비가시적 혐오의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혐오 문제가 주로 혐오표현과 여성혐오의 층위에서 다루어졌다면, 이 책은 혐오가 발생하고 전염되고 확산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다룬다. 난민과 이주민, 흑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사회로부터 멸시받고 배제되며 폭력에 노출되는지 꼼꼼하게 살펴나가면서 그러한 혐오와 증오의 기저에 있는 ‘표준’ 또는 ‘순수성’이라 지칭되는 편견이 집단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찰한다. 혐오 문제를 구조적 측면에서, 그리고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고발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혐오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왜 혐오와 차별을 반복하는가?
혐오에 가담하고 방관하는 모두가 혐오의 공모자다!

“증오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폭력 또한 단순히 거기 있는 게 아니다. 준비되는 것이다. 증오와 폭력이 어느 방향으로 분출되는지, 누구를 표적으로 삼는지, 또 그러기 위해 먼저 어떤 장벽과 장해물을 제거하려 하는지, 이 모든 것은 우연하거나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된 것이다.” ― 본문 33쪽 중에서

『혐오사회』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혐오나 증오가 사회적으로 공모된다는 통찰이다. 개인적 차원의 혐오나 증오가 극단적 혐오주의 같은 ‘증오의 공급자’들이 키운 편견과 결합될 때, 그래서 누군가를 집단적으로 배제하고 박해할 때, 개인적인 좋고 나쁨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교묘하게 설계되고 공모된 심각한 폭력이 된다. 즉, ‘다름’을 이유로 누군가를 멸시하거나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뿐 아니라, 혐오나 증오를 관망하고 방조하는 모든 행위가 ‘증오에의 공모’인 것이다.
엠케는 우리가 누군가를 집단적으로 혐오해 마땅한 이유 같은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흔히 혐오나 증오의 대상이 되는 이들은 특정한 사회적 ‘표준’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멸시와 배제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면 ‘동일한’ 민족성이나 ‘본연의’ 성별, ‘정상적인’ 성적 지향과 같은 것에서 벗어나거나 그것을 어지럽히는 이들이 있다는 식이다. 엠케는 ‘표준’이라는 믿음 자체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순수성’에 대한 맹신이자 폭력적인 편견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편견은 개개인의 다양성을 지우고, 집단적 편견을 덧씌워 혐오하거나 증오해 마땅한 존재로 만든다. 예컨대 머리쓰개를 했다는 이유로 테러리스트 취급을 한다거나, 성정체성을 근거로 전염병 환자나 죄인 취급을 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편견에 근거한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행위는 심지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집단 IS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꼬집는다.

전 세계적으로 혐오 논쟁을 일으킨 고전!
다르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멸시와 차별, 폭력은
“오늘부로 끝나야 한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단지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가치의 동등함을 명백하게 표현해야 한다. 즉, 압박과 증오에 맞서 실제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진실이 시적인 상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현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본문 257쪽 중에서

‘혐오사회’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이 동질성, 본연성, 순수성에 대한 맹신에 있다면 그것을 멈춰 세우는 방법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즉 순수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옹호하는 데 있다. 엠케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자유와 다양성의 가치가 바로 거기 있다고 말한다.
『혐오사회』에 따르면 우리가 혐오와 증오에 맞서기 위해서는 일상적, 사회제도적 차원에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야 한다. 혐오에 맞서는 일을 피해자의 몫으로만 떠넘긴다면 그들은 쉽게 고립되고 절망을 느낄 것이며, 그것은 혐오를 방조하는 행위이자 증오에 공모하는 일이 된다. 엠케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름’을 멸시하고 배척하는 행위를 멈추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존재들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곁을 내주며 다 함께 ‘우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 누구도 개별적으로 고립된 채 존재하지 않으며” “복수(複數)로서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누구도 사회 전체가 혐오와 증오, 배제와 차별로 얼룩진 혐오사회가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혐오 문제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고 논의할 때가 됐다. 이 책은 저자에게 2016년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이라는 영예를 안기는 데 공헌하기도 했지만, 출간과 동시에 독일 사회에 일대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만큼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문제가 예민하고 시의성 있다는 뜻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독일 사회만큼이나 혐오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혐오가 무엇인지, 왜 발생하고 확산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이 책 『혐오사회』는 우리가 유의미한 논쟁의 장으로, 나아가 새로운 희망의 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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