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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개쑥부쟁이의 노래
달빛 아래 걷다|기차는 출발했네|슬픈 인연|봄꽃이 진다|약속|무엇이 혼자 힘으로 붉어지는가|바흐와 아침|봄이 온다는 건|풀의 노래|아버지의 바다|슬픈 몽유|겨울 자작나무|가을을 품은 바람|첫눈|사구의 오후|개쑥부쟁이의 노래

2부. 삶, 고독의 깊은 골짜기
리빙 하바나|탱고|우수아이아|줄레 알치|낙타를 타고 사막 가자|동자꽃 스님|히말라야에서 쓴 편지|간월암|병산서원|고달사지의 봄|양 이야기|등대|동그라미 산책|춘몽|나의 나르시소스|나무는 향기로 사랑을 다스린다

3부. 파란색 예감에 취해보는 것
라라라 봄이다|빈 욕조에 따듯한 물이 차오르는 동안|내가 꿈꾸는 세상|바람노래|안반데기|갈매기|늦기 전에|잠을 위한 기도|누구시더라|이름|빛|아란 아일랜드|그립다고 말해|너를 지킬게|나는 늘 뜨거웠구나

4부. 무디어지지 않는 기억 저편
바람이 거리를 휩쓸 듯|저무는 금강 바라보며|애월|새벽 기차|우체국 계단에 앉아|눈보라 속에서|무엇을 잃어버린 걸까|대지의 잠언|늦었구나|봄비 오는 날|딸이 있다|부겐빌레아|가을|민들레|어쩌다 우리는|물의 누각

5부. 내 영혼 반환할 곳을 찾아가는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바람의 영혼|께나|어디로 가나|만추|다시 앵강만|바라만 보아도|몽골 유목|우리들의 꽃밭|꽃아 힘내라|깊고 푸른 심해|바다에 두고 온 것들|저녁의 힘|내 영혼 반환할 곳을 찾아|폭설

에필로그 _ 내가 꿈꾸는 세상, 시는 종이 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인자
저자 김인자는 아웃사이더였다. 시(詩)를 쓰다가 '여자가 뭘?' 하는 소리에 발끈, '여자는' 왜 안되는데?' 하면서 금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20년간 100여 개국을 여행했다. 오지를 좋아해 매번 멀고 험한 여정이었으니 이 모두 사람을 탐험하는 일이어서 결국 저자는 저자 자신을 찾는 모험을 즐겼던 것. 학교나 문단은 자발적 중퇴를 거듭했으나 가족과 친구는 굳건히 지켰다. 길은 시(詩)나 부(富) 명예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는 걸 가르쳐주었고, 여자라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학습했다. 자유와 사랑도 길 위에서 만끽했다. 작아도 너무 작아 설명 불가한 존재가 나라는 것 역시 길에서 깨달았다. 삶이 본시 유량이니 저자가 좋아하는 세상의 오지 또한 정주하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란 걸 잘 아는 저자는 강원도 삼척의 조그만 어촌에서 선주(船主)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했으며, 현대시학 '시를 찾아서'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겨울 판화』, 『나는 열고 싶다』, 『상어 떼와 놀던 어린 시절』, 『슬픈 농담』, 산문집 『그대, 마르지 않는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여행서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 포구』, 『풍경 속을 걷는 즐거움, 명상산책』, 『걸어서 히말라야』, 『아프리카 트럭 여행』, 『남해기행』, 『사색기행』, 『나는 캠퍼밴 타고 뉴질랜드 여행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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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연에서 세계로, 다시 ‘나’에게로 경계를 허물고, 존재를 건너는 노래”

『누구시더라』는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과 국경을 허물고 사과나무를 심고자 하는 평화의 비전을 탐색한다. 시인은 아프리카, 티베트, 히말라야, 몽골 초원 등 세계를 순례하며 만난 고독, 자연 속에서 발견한 존재의 위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자기 성찰을 보여준다. 그가 들려주는 처처곳곳마다 삶의 이정표가 환하다.

김인자 시인은 여행자이자 명상가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개인의 내면과 지구적 감각을 동시에 품는 서정을 구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유를 ‘노래’라는 형식을 통해 감각적으로 재탄생시킨 것, 그것이 바로 시노래집 『누구시더라』이다.

“길 위에서 발견하는 인간의 고독과 삶의 미학적 성찰”

『누구시더라』는 총 5부로 구성된 길 위의 사색, 길 위의 철학 그리고 길 위에서 던지는 삶의 질문들이다.

〈1부 개쑥부쟁이의 노래〉는 자연의 생명력과 위로를 담았다. 절개지에 핀 들꽃, 자작나무, 달빛과 첫눈 등 사계절의 풍경이 인간의 삶과 겹쳐지며 생의 의지를 노래한다. “나도 살잖아, 그러니까 너도 살아”라는 꽃의 음성을 빌려 삶의 의지를 고양한다.

〈2부 삶, 고독의 깊은 골짜기〉는 여행의 기록이며 여행지에서의 사유와 존재의 고독을 탐색한다. 쿠바 하바나,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인도 라다크, 히말라야, 사하라 사막 등 세계 각지를 배경으로, 낯선 땅에서 마주한 고독과 자유를 시적 언어로 풀어낸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아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3부 파란색 예감에 취해보는 것〉에서는 일상 속의 찰나적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담아낸다. 국경에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평화의 상상, 안반데기의 바람, 갈매기의 비상 등은 희망과 자유의 상징으로 읽힌다. 특히 ‘지뢰밭은 사과밭으로’라는 선언은 시인이 오랫동안 품어온 평화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직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4부 무디어지지 않는 기억 저편〉과 생의 마지막 종착지를 향한 구도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5부 내 영혼 반환할 곳을 찾아가는〉에서는 기억과 상실, 늦은 깨달음, 영혼의 귀환을 주제로 삶의 본질을 성찰한다. 질문으로 남는 제목 ‘누구시더라’는 결국 타인을 향한 물음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향한 내면의 질문이기도 하다.

“시, 기술을 만나 확장되다”

이번 시노래집은 AI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시노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활자·음악·영상 플랫폼을 연결한 구조는 문학이 기술과 공존하며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인자 시인은 “시는 시대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며 “읽는 시를 넘어, 함께 부르고 나누는 시를 꿈꿨다”고 밝혔다.

문학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누구시더라』는 그 접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묻는다. 그리고 조용히 되묻는다.

“그는 누구였을까. 나는 누구인가.”

시인의 말

신산한 삶이었으리
하필이면 저리 협소하고
아슬아슬한 자리일까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제1터널 입구
여름내 무리 지어 꽃을 피우던
노란 사데풀꽃

때가 되자
부푸러기 흰옷으로 갈아입고
이륙 신호를 기다린다

어느 행성으로 데려가 줄 지는
바람이 정하는 일이지만
부푸러기를 보며 드는 생각

가장 무서운 저항은
침묵과 정중함이 아닌가 싶다
눈만 뜨면 스콜처럼 쏟아지는 지상의 말들은
어찌하여 이리도 가짜들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026년 봄 대관령에서
김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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