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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2판 서문
서문

제1부 물리 이론의 목적
제1장 물리 이론과 형이상학적 설명
제2장 물리 이론과 자연적 분류
제3장 서술 이론과 물리학의 역사
제4장 추상적 이론과 역학적 모델

제2부 물리 이론의 구조
제1장 양과 질
제2장 제1 성질들
제3장 수학적 연역과 물리 이론
제4장 물리학 실험
제5장 물리 법칙
제6장 물리 이론과 실험
제7장 가설의 선택

부록
미주
옮긴이 해제
저자 소개
저자 : 피에르 뒤엠(Pierre Duhem, 1861~1916)
1916년 9월 14일,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이론물리학자,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로서 업적을 남겼다. 그는 평생 프랑스의 여러 지방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쳤다. 1887년부터 1893년까지 릴에서, 그 뒤로 1년간 렌에서 짧게 머물렀고, 마침내 1894년 10월 보르도 대학교에 부임했다. 고등교육국장 L. 리아르가 약속한 대로 이 새로운 부임지를 끝으로 파리 소르본에서 남은 교수 경력을 마무리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가 ‘프랑스 공식 과학의 교황들’이라 부르던 이들의 배척을 받아 보르도를 떠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1895년 보르도 대학교의 이론 물리학 교수로 임명되어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 직위를 유지했다.
그는 1892년 결혼한 지 불과 2년 만에 아내의 죽음이라는 비극에 깊이 상처받은 채 고독하게 살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인 연구를 이어갔으며, 드물게는 오드주 몽타뉴 누아르 산기슭의 카브레스핀에 있는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러나 자신의 연구가 인정받지 못하고 아이디어가 확산되지 못하는 세월이 길어지자 다소 어두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레지옹도뇌르 훈장 등 공식적인 수상 제안을 모두 거절했으며, 어디까지나 물리학자로 인정받는 것에 고집을 보였다. 이론가로서 인정받으려 한 의지는 그가 과학사 교수직으로 콜레주 드 프랑스에 후보로 추천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그의 뚜렷한 독립적 사고와 함께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다.
피에르 뒤엠은 저작 대부분을 보르도 시절에 집필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전에 《철학잡지》, 《크리스트교 철학 연보》 등 다양한 학술지에 산발적으로 게재된 바 있다. 1906년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된 이 책 또한 1904년 4월부터 1905년 7월까지 《철학잡지》에 게재된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역자 : 이정우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했고,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소운서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술로 는 『소운 이정우 저작집』(전 6권), 『세계철학사』(전 4권), 『소운철학 대계』(전 3권), 『에크리』(전 2권)가 있다.

역자 : 이규원
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을, 서울대학교에서 의학사를 연구했으며, 하나오카 세이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앙리 푸앵카레의 『과학과 가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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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물리 이론은 실험 결과를 ‘서술’하는 체계, 정합성이 중요한 기준
영국 경험주의적 과학의 ‘모델(모형)’ 중심 전통에 대한 비판

뒤엠은 실험을 통해 확립된 법칙과 그것을 설명하려는 이론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본다. 실험법칙은 물리 실험을 통해 비교적 확실하게 정립되지만, 이론은 종종 특정 형이상학적 가정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정 형이상학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과학적으로 유효한 이론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뒤엠은 “물리 이론은 설명이 아니라 일군의 실험법칙들을 표상하는 수학적 명제들의 체계”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물리 이론은 ‘실험 결과의 경제적 서술’로 이해되어야 하며, 자연의 실재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존재론적 체계와는 구별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론과 실재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기호적 체계로서의 이론은 실재에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예측의 성공이 곧 실재의 발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뒤엠의 입장이다. 그는 빛의 굴절 이론의 역사적 전개를 검토하면서, 물리 이론의 핵심은 서술적 기능에 있으며 설명적 요소는 그것을 둘러싼 해석적 장식에 가깝다고 논증한다.
과학사적으로 흥미로운 대목은 물리 이론의 추상성과 ‘모델(모형)’ 개념을 논하면서 영국 과학자들의 연구 경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이다. 뒤엠은 제1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연역하려는 전통을 대표하는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와 경험적 사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려는 전통을 대표하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을 대비시키며, 이러한 차이가 과학 연구의 방법에서도 드러난다고 본다. 특히 영국 과학에서는 실제 장치나 물리적 모형을 통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뒤엠은 윌리엄 톰슨(켈빈 경)과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전통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요컨대 뒤엠에게 실재와 직접 대응하는 것은 실험법칙이며, 이론은 이러한 법칙들을 논리적으로 조직하는 체계적 장치다. 따라서 물리 이론의 첫째 기준은 경험과의 적합성뿐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에 있다.

물리학에서 ‘결정적 실험’은 불가능하다
가설 선택의 조건을 분석한 고전적 논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리 이론과 실험의 관계, 그리고 여러 가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대목이다. 뒤엠은 실험이 하나의 고립된 가설을 직접적으로 검증하거나 반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실험 결과가 물리학자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론 체계를 구성하는 여러 가설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줄 뿐이다. 그러나 어떤 가설을 수정해야 하는지는 실험 자체가 결정해 주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그는 물리학에서 ‘결정적 실험’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뒤엠은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천체역학과 앙드레-마리 앙페르(Andre-Marie Ampere)의 전기역학을 예로 들면서, 하나의 가설이 반증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경쟁 가설이 검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러한 논의는 훗날 ‘뒤엠 콰인 논제’로 알려진 문제의식을 예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물리 이론을 구성하는 가설들은 어떤 기준에 따라 선택되어야 할까? 뒤엠은 만유인력 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제시한다. 첫째, 가설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론을 구성하는 여러 가설들은 서로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이러한 가설들의 체계는 수학적 연역을 통해 실험법칙들을 충분한 근사로 표상할 수 있어야 한다.
『물리 이론의 목적과 구조』는 과학과 철학이 점차 분리되고 다양한 인식론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던 시대의 지적 분위기를 잘 보여 주는 고전이다. 오늘날의 과학철학과는 다른 맥락에서 쓰인 부분도 있지만, 물리 이론과 실험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한 고전으로서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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