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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 우리는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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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봄_기억과 만남의 시작

아! 윤동주, 그리고 송몽규
나고야 성터에서 떠올린 전쟁의 기억
포로가 되어 일본에 기여한 조선 도공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빛과 그림자
청년 윤봉길과 시게미쓰 마모루

2부 여름_전쟁의 길, 평화의 길

변방의 반란, 가고시마 사무라이
조작된 애국, 가미카제 자살특공대
나가사키가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
가이텐 신화를 쓴 시모노세키
쇼카손주쿠의 소나무 그늘

3부 가을_기억의 그늘, 시민의 빛

조선통신사, 평화의 길을 열다
원폭 도시 히로시마가 꿈꾸는 평화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시마네
차별과 배제의 바다, 마이즈루
일본 헌병, 안중근을 추도하다

4부 겨울_혐오 이후, 미래를 묻다

조선을 사랑한 제국주의 변호사
북송선과 니가타항에 내리는 겨울비
설국에 아른거리는 천황주의
조선인을 죽이려거든 나를 넘어라
원시와 수탈의 땅, 홋카이도

나오는 말 길 위에서 다시 쓰는 다짐
참고 도서
저자 소개
저자 : 임병식
읽기, 대화하기, 여행에 관심이 많다. 언론과 국회, 대학에서 말과 글의 공적 책임을 배웠다. 언론인으로서 시선은 늘 현장과 사람에게 두었다. 국회에서는 연설문을 작성하며 문장이 갖는 무게를 배웠다. 대학에서는 ‘미디어’를 주제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울시립대와 전북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연합뉴스TV와 KBS, SBS 등에서 패널로 활동했다. 지금은 순천향대와 중국 탕산해운대 초빙교수, 국가유산청 정책자문위원, 육군 발전위원회 자문을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서울경제』 『경인일보』에 다양한 글을 쓰며 세상과 공감하고 있다.
진영 논리를 경계하며 상식과 균형 잡힌 관점을 지향한다. 열린 세상을 꿈꾼 허균과 자유로운 영혼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마음에 두고 있다.
일본과 만남은 40여 년을 헤아린다. 그동안 ‘보이는 일본’과 ‘보이지 않는 일본’을 찬찬히 살폈다. 과잉 민족주의를 넘어 일본을 객관화하고자 애쓰고 있다. 한 나라의 아젠다가 특정 국가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슬픈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어쩌면 일본을 이해한다는 건 우리가 더 성숙해지는 길이라고 믿는다.
저서로 『굿바이보이 잘 지내지?』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천 개의 길, 천 개의 꿈』 『전주천에 미라보 다리를 놓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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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계절의 흐름을 따라 기억을 되짚고 미래를 묻다
일본 곳곳의 역사적 장소에서 성찰과 질문을 이어 가는 르포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구조를 따라 전개된다. 이는 기억이 생성되고 확장되고 심화된 뒤 다시 질문으로 돌아오는 순환의 구조를 상징한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기억의 층위는 점차 깊어지고, 미래를 향한 질문 역시 서서히 성숙해 간다.

1부 「봄_기억과 만남의 시작」에서는 윤동주와 송몽규의 비극적 죽음이 머물러 있는 후쿠오카와 조선 침략의 발현지 히젠 나고야 성터를 찾는다. 이어 아리타·이마리·다케오에서 일본 도자기 산업을 일으킨 조선 도공의 발자취를 살피고, 미이케 탄광에서 강제 노동의 기억이 묻힌 세계문화유산과 마주한다. 윤봉길 의사가 생을 마친 가나자와와 그의 폭탄 투척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시게미쓰 마모루의 고향 기쓰키에서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되새긴다.

2부 「여름_전쟁의 길, 평화의 길」은 메이지유신을 이끈 사쓰마 사무라이의 고향이자 일본 근대 산업이 시작된 가고시마에서 시작된다. 최남단 이부스키와 치란에서는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의 광기 어린 흔적을 마주하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나가사키를 들여다본다. 이어 동아시아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교차한 시모노세키와 요시다 쇼인이 쇼카손주쿠 학당에서 메이지유신 핵심 세력을 길러 낸 야마구치 하기를 방문하며 근대화의 명암을 사유한다.

3부 「가을_기억의 그늘, 시민의 빛」에서는 조선통신사가 남긴 평화와 교류의 흔적이 흐르는 이와쿠니·구레·토모노우라를 따라간다. 최초의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마네, 일본인 포로 귀환의 관문이자 귀향길에 침몰한 조선인의 비극적 기억이 뒤엉킨 마이즈루항을 지나면서는 역사의 그림자를 되짚는다. 한편, 해마다 안중근을 기리는 다이린지와 즈이간지에서는 적대적 감정을 넘어선 존경과 이해의 현장을 발견한다.

4부 「겨울_혐오 이후, 미래를 묻다」에서는 조선인을 변호했던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의 삶을 조명한다. 또한 일본 북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가며 사도 광산 강제징용과 재일교포 북송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떠올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탄생한 에치고 유자와에서는 문학의 서정 속에서 군국주의 일본의 얼굴을 마주한다. 이어 화려한 거리 뒤에 도쿄 대공습과 간토 대지진의 어두운 흔적이 남아 있는 도쿄를 거쳐, 개척과 수탈의 역사가 서린 홋카이도의 장대한 자연 앞에서 책임과 화해라는 묵직한 질문으로 나아간다.

차곡차곡 쌓은 기록이 빚어 낸 입체적 일본의 모습
한국과 일본의 복잡한 과거를 균형 있게 읽어 내는 인문 교양서

역사적 현장을 차근히 더듬으며 축적한 기록은 일본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 준다. 일본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전쟁을 미화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과거를 반성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반일과 친일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는 것은 이 책의 아주 의미 있는 시도다.

역사는 단일한 서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선들이 교차하며 만들어진다. 국가는 충돌하지만 시민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저자는 군국주의 일본과 양심적인 일본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범죄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임을 묻되, 시민 개인을 향한 혐오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을 걷는 이유』가 제안하는 균형 감각이다.

조선인의 희생을 명시한 일본의 박물관과 위령비를 비롯해 안중근을 추도한 일본인 헌병, 조선인을 옹호한 일본인 변호사, 제국주의 범죄를 파헤친 일본의 지식인들, 그리고 학살 현장에서 수백 명의 조선인을 구한 일본인 경찰서장의 사례는 무자비한 증오의 시대에 용기 있는 이들의 양심이 어떻게 인간성을 지켜 냈는지 보여 준다.

『일본을 걷는 이유』는 일본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전쟁의 기억과 과오를 성찰하는 평범한 일본 시민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내며, 과거를 직시한 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 묻는다. 혐오와 증오의 언어를 반복하며 과거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함께 미래로 향하는 길을 모색할 것인지. 『일본을 걷는 이유』는 우리 앞에 담담한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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