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전정옥의 두 번째 동시집 『유치원 안 가는 날』은 유아 동시집이다. 유아를 시적 소재로 삼은 동시집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말을 배우고 세상의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는 유아의 행동과 말에는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엉뚱함과 상상력이 있다.
어른들이 경험과 지식, 관습, 정보를 바탕으로 이성이란 필터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유아는 처음으로 대하는 것이 많아서 최소한의 경험과 지식으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상상의 공간으로 떠나버리기도 한다. 유아는 고정관념 없이 사물을 인식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시인은 고정관념에서 멀어지려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훨씬 시적일 수 있다. 어린아이는 세상 사물에 자기 나름의 이름을 짓기도 하고 사물과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하고 서로 몸을 바꾸기도 한다.
전종옥의 동시집에는 네댓 살 된 손주와 할머니가 함께 만들어간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의 행동과 입말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하여 쉽고 간결한 언어로 표현하였다. 특히 이 동시집은 손주가 시의 주인공이 되고, 엄마가 삽화를 그리고, 할머니가 시를 쓴, 3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아이의 행동과 입말에서 발견한 동심의 순간들」 박승우 시인의 해설 일부
시인의 말
세상의 모든 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아기 예술가 민아, 두 달이 넘도록 대면식도 못 하고 영상으로만 까꿍 했다. 말을 배우면서 보상이라도 하듯 아장아장 날갯짓으로 감동을 푹푹 안겨주었다.
얼마간 시와 담쌓고 지낼 무렵, 네 살 민아가 와서 “할머니 시인이래!” 시가 뭔지 시인이 뭔지 모를 아이 말에 와르르 담이 무너졌다. 뭘 쓸까? 고민하던 중에 문우 김영희 님이 유아 동시를 써보라고 권했다.
종알종알
수다쟁이 네 살 아이
툭 하며
울고 웃고 놀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요리조리
눈이 가고 마음이 닿으면
바로, 받아쓰기 했다
2026년 새봄을 기다리며 전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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