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용기 있는 교육, 흔들리지 않는 미래
아이들의 내일에 용기를 더하다
요즘 학생들의 하루는 너무 빠르고 빡빡하다. 학교와 학원 수업으로, 밤늦은 공부로 차갑게 흐른다. 학생들은 지쳐 있고 학교는 배움보다 버티는 공간이 되고 있다. 교사들도 행정과 민원에 시달리며 웃을 여유를 잃어 간다. 학생들은 교과서만으로 세상을 배우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고 일을 보고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도 사라진다. 학생들의 미래를 찾기도 어려워진다. 학교를 지키는 일은 지역을 살리는 일, 학생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학생이 웃는 학교,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의 ‘용기’가 필요하다. 문제를 알고도 외면하지 않는 용기, 불편한 진실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용기, 학생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용기. 학교가 배움의 공간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중심, 지역의 문화공간이자 돌봄의 공간이 되고, 배움이 삶으로 이어지는 경북교육을 꿈꾸는 이용기 교육운동가가 그간의 고민과 사유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책에는 ‘학생이 웃으며 학교에 가는 교육’을 위해 생각하고 실천한 저자의 과거와 앞으로 실현해 나갈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정리되어 있다. 현재 교육에 대한 비판과 고찰, 새로운 제안 등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바라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안내서가 될 책이다.
책 속에서
경북의 많은 학교는 여전히 입시 중심의 경쟁 교육에 놓여 있다.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표를 따라 하루 학교생활을 한다. 수업이 끝나면 다시 학원으로 향한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공부는 ‘열심히’라는 심리적 안도를 주지만, 성취감보단 피로와 불안인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지쳐 있고 학교는 배움보다 ‘버티는 공간’이 되고 있다.
교사들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수업 준비와 학생 상담에 써야 할 에너지는 민원과 행정업무에 소진된다. 교무실에서 들리는 한숨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학부모들도 자녀가 학교에서 잘 지내는지, 뒤처지는 건 아닌지, 위험한 일은 없는지 불안하다.
농산어촌으로 갈수록 문제는 더 깊어진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는 ‘폐교’ 위협으로 불안해진다.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가족이 줄어든다. 결국 마을의 미래를 찾기도 어려워진다. 나는 이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행복한 학교’라는 말이 구호로만 남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교육의 중심을 다시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 교육은 경쟁이 아닌 학생의 발달을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통제 아닌 자치로, 지시 아닌 참여로 나아가야 한다. 이 방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학교는 성적을 만들어 내는 구조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생각은 세 가지 약속으로 구체화됐다. 건강한 성장학교, 청소년의회, 폐교 없는 경북교육. 누군가에겐 정책 목록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학교의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건강한 성장학교는 학생들의 하루를 회복하는 정책이다. 충분한 수면과 쉼은 선택이나 사치가 아닌 성장의 기본 조건이다. 청소년의회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와 교육정책의 중심에 세우는 일이다. 자기 삶의 문제를 스스로 논의하고 결정해 보는 경험 없이 민주주의를 말할 순 없다.
폐교 없는 경북교육 역시 단지 학교 건물을 지키겠다는 뜻이 아니다. 학교를 지키는 일은 지역을 살리는 일, 학생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학교는 배움의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하나로 모인다. 바로 ‘용기’. 문제를 알고도 외면하지 않는 용기, 불편한 진실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용기, 학생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용기. 학생이 웃는 학교,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교육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다. 언젠가 도달해야 할 목표도 아니다. 오늘의 학교에서 반드시 시작해야 할 현실 과제다.
경북교육은 변화의 ‘용기’가 필요하다.
-p. 28, ‘학교가 문 닫으면 마을도 사라진다’ 중에서
“AI 시대의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란 질문을 자주 듣는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는 데엔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이 질문을 조금 다르게 바꾸고 싶다. “AI 시대일수록 우리는 무엇을 더 지켜야 하는가?”로.
기계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점점 분명해질수록 사람에게 남겨진 역할도 또렷해진다. 공감하고 협력하며 책임지는 능력, 타인 감정을 읽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힘,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교육은 오히려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나는 인간성 교육을 하나의 과목으로 분리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성교육 시간이 따로 있고 나머지 시간엔 성적과 기술만 가르치는 구조론 학생들의 삶을 바꾸기 어렵다. 인간성은 특정 교과에서 주입되는 지식이 아니라, 교실 안 모든 수업과 학교의 모든 일상 속에서 길러지는 태도와 관계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I나 로봇을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을 하더라도 핵심은 기술 자체에 있지 않다. 그 기술을 사용해 누구와 어떻게 협력했는지, 의견이 충돌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조정했는지,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졌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은 도구일 뿐 배움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배움 속에서 인간성을 기르는 수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AI·디지털 교육과 생태·평화 교육을 결합해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토론하며 책임을 배우는 ‘공존의 교육’이 그 예다. 혼자 앞서가는 경쟁 수업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익힌다.
생활교육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실수했을 때 곧바로 처벌부터 받는 학교에서는 책임이 자라기 어렵다. 자기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 입장을 이해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회복적 생활교육과 공감 리더십 교육은 규율을 약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책임을 더 깊게 만드는 교육이다.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교육은 교사로부터 시작된다. 교사가 행정과 민원에 과도하게 묶여 여유를 잃으면 학생들의 마음을 돌볼 수 없다. 교사가 수업과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인간성 교육의 근본 전제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보다 태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AI 시대 교육은 기술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더 빠르게 코딩을 배우느냐가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키울 수 있느냐의 문제다. 기계는 지식을 전달할 순 있지만 마음을 가르칠 순 없다.
나는 경북교육이 기술 속도에 끌려가는 교육이 아니라 인간의 방향을 지켜주는 교육이 되길 바란다. 기술보다 공감, 경쟁보다 협력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남겨줘야 할 교육의 얼굴이다.
-p. 63, ‘사람, AI 시대 교육의 핵심’ 중에서
사랑하는 경북의 학생 여러분.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공부와 경쟁,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서 때론 숨이 막히고,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은 순간도 많을 겁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조차 버거운 날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위로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일입니다.
학교는 점수를 위한 곳이 아니라 여러분이 자기 자신으로 자라기 위한 삶의 배움터여야 합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앞서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의 속도를 찾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학교를 경쟁 공간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생각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나는 그런 학교를 바꾸고 싶습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눈을 뜨고, 웃으며 등교할 수 있는 학교. 수업 시간에 정답보다 생각을 말해도 괜찮고, 다른 의견을 내도 존중받는 학교. 서로의 다름을 틀림이 아닌 배움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학교 말입니다.
여러분의 한마디, 한 생각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경북교육의 방향이 되고 학교를 바꾸는 힘이 됩니다. 교육은 어른들만의 결정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학교를 원하는지 말할 때, 그 말이 정책이 되고 제도가 돼야 합니다. 여러분의 행복이 곧 학교의 목표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용기 있는 경북교육의 시작은 바로 여러분이라는 것을요. 자신을 믿는 용기, 다른 친구를 존중하는 용기, 불공정하다고 느낄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이 작은 용기들이 모이면 학교는 분명 달라집니다.
여러분이 웃을 때 학교가 살아납니다. 학교가 살아나면 경북의 미래도 함께 밝아집니다. 두려움보다 용기로, 경쟁보다 연대로 나아갈 때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미 소중한 존재이고, 그 자체로 경북교육의 희망입니다.
나는 그 희망을 믿고,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p. 89, ‘경북교육이 서야 할 자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