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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 7
1장 반세기의 굴곡 --- 19
2장 소수의 각자도생: 1집단(1955~1964년생) --- 61
3장 커리어와 가정의 고단한 공존: 2집단(1965~1974년생) --- 97
4장 경력 단절의 시작: 3집단(1975~1984년생) --- 135
5장 결혼은 옵션: 4집단(1985~1996년생) --- 171
6장 미래와 희망 --- 209
주
저자 소개
저자 : 민세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LosAngeles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를 거쳐 2007년부터 동국대학교 경제학과에 재직하면서 경제학개론, 미시경제원론, 재정학, 금융산업의 이해 등을 가르쳐 왔다. 사회구성원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위한 경제학 지식 전파에 진심인 민 교수는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경제학적 시각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중에는 한국경제신문에 100회 연재된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톡』, 『경제포커스』, 중앙일보 주말판의 『민세진 칼럼』, 국민일보의 『경제시평』과 Youtube 채널 ‘경제사회TV’의 『권남훈·민세진의 경제이야기』가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항상 분투하지만 걷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숨통을 틔우고 있다. 진정한 환경 친화적 삶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저자 : 신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회 예산정책처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서울시 생활임금위원회 공익위원과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제학으로 현실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어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꿈꾸는, 두 남매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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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여성의 반세기에 걸친 결혼과 출산 인식의 변화

『결혼 옵션 세대』는 1955년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네 세대 대졸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에서 커리어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스펙트럼처럼 변화해왔는지를 인터뷰와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저출생은 갑작스러운 가치관 변화가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사회적 경험의 결과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첫 번째 집단(1955~1964년생)에서는 대졸 여성 자체가 매우 드물었다. 이들에게 결혼은 당연한 삶의 단계였고, 직장을 유지하는 여성은 극소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면서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은 100명 가운데 몇 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아무런 사회 제도의 도움도, 롤 모델로 삼을 선배도 없이 커리어를 개척해야 했다.‘소수의 각자도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대였다.

두 번째 집단(1965~1974년생)에서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 대학 진학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고학력 여성의 수가 빠르게 늘어났고, 노동시장에서도 여성의 존재가 점차 확대되었다.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갖게 되었지만 동시에 결혼과 가정을 책임져야 했고, 커리어와 가정을 동시에 유지하는 일은 개인의 노력과 희생에 크게 의존했다. 이 세대의 삶은‘커리어와 가정의 고단한 공존’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세 번째 집단(1975~1984년생)에서는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대중화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커리어를 시작했고, 2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이전 세대보다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삶의 기본 경로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히 강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여성들이 직장을 시작한 뒤 결혼과 출산을 경험했고, 육아를 이유로 커리어를 중단하는 사례가 집단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경력 단절 여성’이라는 통계적 범주가 사회적으로 뚜렷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네 번째 집단(1985~1996년생)에 이르러 또 한 번 변화가 일어난다. 이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안정과 개인의 자립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사회 분위기에서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부모와 선배 세대가 겪은 경력 단절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성장했다. 그런 이들에게 커리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삶의 기본값이 되었고, 결혼은 더 이상 당연한 삶의 단계가 아니라 조건이 충족될 때 선택하는 옵션이 되었다.

이 네 세대의 경험을 연결해 보면 한 가지 흐름이 보인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갑자기 바뀐 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변화했다. 부모와 선배 세대의 경험을 지켜본 청년 세대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오늘날 한국의 저출생 역시 이러한 세대 간 경험의 축적 속에서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경력 단절이 사라졌다.
동시에 결혼은 옵션이 되었다.

3집단에서는 처음으로 대학 졸업자가 고졸 이하 학력자를 넘어섰다. 많은 여성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경험했고, 3집단 전체적으로 (배우자가 있든 없든) 20대 후반 경제활동참가율이 2집단에 비해 껑충 뛰어 60%를 넘어섰다. 실제로 일터에서 여성의 비율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은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삶의 경로가 되었다(4장의 표 5, 표 6).

그러던 이들이 30대 들어 경제활동에서 확연히 빠져나간 모습을 보인다(151쪽 그림 6). 이 세대는 여전히 결혼과 출산을 삶의 기본 단계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성장했기에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커리어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3집단이 30대 전반인 시기는 2005~2015년이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관련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경력 단절’이 제목에 들어간 연구보고서가 처음 나온 해가 2008년이었다.

3집단의 경험은 다음 세대의 선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4집단’은 부모와 선배 세대가 겪은 경력 단절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성장했고, 동시에 이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 전반에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소득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환경에서 성인이 되었다.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노동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 안정적인 커리어는 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그 결과 커리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되었고, 결혼은 당연한 삶의 경로가 아니라 조건이 충족될 때 선택하는 옵션이 되었다. 이전 세대에서 흔하게 나타났던 경력 단절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대신 결혼 자체가 늦어지거나 선택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늘날 한국의 높은 미혼율과 낮은 출산율은 이러한 변화의 결과다.

2030년 무렵까지가 마지막 인구 골든 타임,
무엇을 해야 하나

2024년 하반기부터 한국의 출생아 수는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 반등을 설명하는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코로나19 시기에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었다가 이후 한꺼번에 나타난 기저 효과다. 둘째는 지난 20여 년 동안 누적되어 온 저출생 정책의 효과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투입한 막대한 재정과 각종 지원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다. 셋째는 출산 연령대 인구 규모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파도다. 베이비부머 2세대의 자녀들(인구가 줄던 중에 1987~1992년 사이에 출생아 반등이 있었다)이 가임 연령대에 진입하면서 출생아 수가 잠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바로 지금부터 2030년 무렵까지가 한국 사회가 저출생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시기는 베이비부머 2세대의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출산의 주체로 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인구 집단이 지나가면 가임 연령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출생아 수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말하자면 지금이 바로 한국 사회가 인구 구조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골든 타임’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결혼 옵션 세대』는 단순히 출산 장려금이나 일회성 지원 정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삶에서 과도한 위험이 되지 않도록 노동시장과 돌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커리어와 가정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로시간과 안정적인 경력 경로를 보장해야 한다. 출산과 육아가 경력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남성과 여성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육아휴직 제도와 순차적 육아휴직 사용, 단축 근로 제도 등이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돌봄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돌봄 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고, 긴급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초등학교 이후 돌봄 공백을 줄이고, 맞벌이 가정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기반의 돌봄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와 함께 주거 비용과 교육 부담을 완화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가 돌봄에 참여하는 문화적·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필요하다.

결국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청년 세대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선택이 되지 않도록 사회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결혼 옵션 세대』는 한국 사회가 지금 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결혼과 출산이 다시 선택 가능한 삶의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청년을 설득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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