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인류의 역사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그것을 포용하며 발전해 온 과정이었다. 영국의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현실로 만들었을 때(1차산업혁명),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였을 때(2차 산업혁명),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대중화했을 때, 스티브 잡스(3차산업혁명)가 스마트폰을 손안에 쥐여주었을 때마다 사람들은 당황했고 동시에 열광했다. 그리고 인류는 그 기술들을 받아들이며 또 한 번의 문명적 진화를 이루어 왔다. 지금 우리 앞에 등장한 인공지능(AI)(4차산업혁명)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AI는 의료 진단, 맞춤형 교육, 산업현장, 실시간 번역, 장애인 보조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AI로 냉장고 속을 확인하고, 루게릭병 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으며, 전신마비 화가가 다시 그림을 그리는 시대가 열렸다. 기술이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장면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AI는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격차의 위험도 만들어낸다. AI를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생산성과 기회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의 편향을 학습해 특정 집단을 보이지 않게 배제하기도 한다. 기술의 효율성이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는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현직 기자들이 결성한 ‘디지털 포용 언론인 포럼’은 1년 넘게 이러한 현실을 추적하며 기술이 만들어내는 배제의 구조와 그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이 책은 기술 낙관론이나 단순한 활용법을 넘어, 디지털 리터러시와 알고리즘 편향, 고령층의 디지털 장벽, 장애인 접근성, 디지털 금융의 명암 등 AI 시대의 구체적인 현장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또한 ‘AID 디바이드(AI+Digital Divide)’와 ‘포용 탄력성(Inclusive Resilience)’ 같은 개념을 통해, AI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을 이해하고 극복할 사회적 방향을 제시한다.
AI는 결국 인간을 위한 도구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우리의 선택이다. 효율보다 존엄을, 배제보다 포용을 선택할 때 AI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AI 휴먼 코드』는 바로 그 질문과 방향을 탐색하는 기록이다.
책 속에서
진짜 위기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유의 마비다. AI가 내놓는 매끈한 답변에 기대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순간, 인간은 기술에 종속되고 만다. 변화를 외면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마주한 가장 고요하고도 치명적인 위기다. - p.12
포용 탄력성은 사회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포용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늘 배제의 힘에 맞서 싸우며 재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진정한 포용은 정적(靜的) 가치가 아니라 동적(動的) 에너지이다.이 힘이 약화될수록 사회는 서서히 배제의 중력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 p.51
과거 기계가 인간의 노동 과정을 속박했다면, 이제 AI는 인간의 사고 과정을 속박한다. 증기기관의 효율이 노동자의 작업 속도를 결정했듯이, 생성형 AI는 지식노동자의 사고 리듬을 결정한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의 기계는 '육체'를 지배했지만 오늘날의 AI는 '정신'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 p.96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공감과 소통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기술과 윤리가 함께 갈 때, 비로소 AI는 인간을 위한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301
스마트시티는 이제 빠른 도시를 의미하지 않는다. 함께 갈 수 있는 도시, 누구도 뒤에 두지 않는 도시, 시민을 기다려주는 도시가 진짜 스마트시티다. - p.308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데이터 접근성, 기술 역량의 차이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격차를 더욱 키우고, AI 시대의 혜택이 소수의 선진국과 엘리트 계층에 집중될 위험이 크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번영과 성장을 촉진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도구로 여겨진다. 그 이면에는 국가 간 기술 격차와 경제적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