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AI가 대신 생각해 주는 시대,
생각하기를 멈춘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자동차 사고가 나서 두 사람이 물에 빠졌다. 한 사람은 젊고 건강한 성인 남자고, 다른 한 사람은 여자아이였다. 여러분은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 이번엔 남극의 어느 눈 덮인 언덕이다. 50여 마리의 펭귄 무리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언덕을 넘지 못한다. 이대로 두면 눈 폭풍에 모두 동사하고 말 것이다. 이들을 촬영하던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어떤 결정을 했을까?
앞의 사례는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 〈아이, 로봇〉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AI는 생존 확률이 높은 성인 남성을 구했고, 눈앞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죽어 가던 모습을 바라본 성인 남자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AI를 원망한다. 뒤의 사례인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인간은 자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어기고 펭귄들이 언덕을 넘도록 도움을 준다. 그들은 펭귄의 목숨을 구했지만 원칙을 어긴 대가로 해고 통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인터뷰를 했다.
AI 덕분에 목숨을 구했지만 인생이 불행해진 남자와 생명을 구한 대가로 직장을 잃었지만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 생명을 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바로 최선의 선택을 위한 ‘생각하기’였다. 『AI한테 내 생각을 맡겨도 될까?』는 놀라운 기술의 진보와 편리함 속에서 놓치기 쉬운 인간의 생각하는 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모든 걸 다 해 주는 AI 시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영화와 고전, 역사적 사건, 철학적 사고 실험 등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 비판적 사고력 키우기!
이 책은 영화 속 장면뿐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철학적 사고 실험을 통해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몬 나치 전범 아이히만은 재판정에서 “자신은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이를 지켜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며,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는지를 지적했다. 또한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통해, 노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의존적인 사람을 과연 주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타인에 의존하는 삶이 결국 스스로를 종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저자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을 관장하는 왕으로서, 자신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도 정해진다고 이야기한다. AI 기술을 잘 활용하면서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이다.
AI 시대 핵심 역량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질문의 힘과 창의성
저자는 비판적 사고의 출발점으로 ‘질문하기’를 강조한다. 질문을 멈추는 순간, 사고도 멈추기 때문이다. 특히 짧고 자극적인 ‘쇼츠’ 같은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질문하는 습관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은 좋은 질문을 여덟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제시하며,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고 훈련을 할 수 있다.
독일의 오토 릴리엔탈은 날개가 없는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는 당연한 믿음을 의심하며 날개 대신 날개 역할을 하는 글라이더를 만들어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다.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면 새로운 가능성이 생긴다. AI의 등장은 그동안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을 가져올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과거의 해법도 없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질 것이다.
『AI한테 내 생각을 맡겨도 될까?』는 단순히 AI 시대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AI와 공존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미래 시민의 조건
인터넷과 SNS와 같은 쌍방향 미디어는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활발한 공론장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플랫폼이 되기도 한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퍼뜨린 가짜 뉴스를 사람들이 사실로 받아들이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미래 시민이 될 청소년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우리의 공론장이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