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평범한 이웃의
평범하지 않은 인테리어 이야기
‘전세’이고 ‘작은 집’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신혼집으로 얻은 18평 낡은 구축 아파트를 손수 고치고 다듬는 데에서 평범한 이웃 김반장의 평범하지 않은 인테리어 이야기는 시작한다.
직접 만든 ‘TV수납장은 두 번째 전셋집의 거실에, 세 번째 전셋집에서는 침실에 놓여지고 ’수납형 침대‘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전셋집에서 4단 서랍장으로 보완해 사용했다.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전셋집에서 살 때마다 더 쓸모 있게, 취향을 살린 인테리어 스타일로 변화한다. 전세 18년, 네 번의 이사를 거쳐 다섯 번째 전셋집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그 모습을 달리하는 공간의 모습, 전셋집의 변천사도 흥미롭다.
전셋집은 더 이상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니다. 거주 기간이 길어지고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전셋집 역시 개인의 취향,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온전히 담아내는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셋집 인테리어는 큰 돈을 들이는 공사보다는 바닥과 벽의 베이스를 다듬고 가구와 가전, 소품 등으로 공간을 채우고 스타일링하는 선에서 이루어진다. 집과 인테리어에 관한 관련 정보를 부지런히 찾아보고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다 보면 누구나 집의 쓸모를 챙기면서도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인테리어 방법을 친절하고 상세히 알려주는 것만이 아니다. 가장 편안한 장소가 되어야 할 집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작은 공간이라도 조금씩 가꾸어가라고, 이 책은 평범한 이들을 향한 응원이자 격려와도 같다.
김반장의 전셋집 이야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책에는 소꿉장난 같았던 신혼집인 첫 번째 전셋집에서 어느새 중학생이 된 딸아이와 함께하는 세 가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김반장이 들려주는 집과 인테리어, 가족의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 우리의 삶과도 오버랩된다. 좋은 전셋집을 구하는 법에서 전셋집을 인테리어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김반장의 경험과 조언은 매우 유익하다. 첫 번째 전셋집에서 직접 만든 작은 가구가 이사를 가면서 변신을 거듭하는 과정, 셀프 도배와 페인팅으로 집의 베이스를 정리하고 현관에는 중문을, 주방에는 아일랜드 바를 만들어 설치하고 책장과 욕실장 리폼, 베란다에 인조잔디를 까는 등 전셋집 인테리어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책에 가득하다.
또한 주거 공간에서 풀어낼 수 없었던 인테리어에 대한 시도는 카페 화이트브릭과 스튜디오 화이트브릭이라는 두 상업 공간에서 구현된다.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노하우를 풀어낸 작업의 결과물로서, 조금 더 자유로운 레이아웃에 빈티지와 디자이너 제품으로 완성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애쓴 결과물이다.
스페셜 페이지에는 빈티지 가구 입문자를 위한 안내와 김반장이 추천하는 매장 7곳을 소개한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은 대량 생산 제품과 달리 고유한 결, 사용의 흔적, 시대적 감성을 품고 있어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저자가 즐겨 찾는 온오프라인 매장과 주인이 추천하는 의자와 테이블, 소품을 눈여겨본다면 자신만의 안목을 조금씩 발견하고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난생 처음 대출이라는 걸 받고 빚과 이자의 축복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겨우 아파트 전세를 구했습니다. 예상대로네요. 좁아요. 그렇군요. 이렇게 시작하는 겁니다. 이렇게 쉽지 않게, 작게. 그래도 어쨌든 ‘우리만의 공간’이 생겼으니까요. 전세이고 작은 집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전세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들에게 달려 있는 거였지요.
_ <첫 번째 전셋집〉, ‘신혼집의 설렘도 잠시’ 중에서
어느 정도 손보며 살아도 되겠냐는 인사를 전하자 임대인은 예쁘게 살아달라고 흔쾌히 응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줄자를 들이대며 이곳저곳의 치수를 재는 저의 모습에 “신랑이 자상한가보네~”라며 커피까지 내오셨습니다. 오지랖 넓게도 넙죽 받아마시며 시작한 담소는 조금 길어졌지요. 집을 임대하고 임차하는 일 모두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고 사람 사는 일입니다.
_ <두 번쩨 전셋집>, ‘두 번째 여정, 조금 더 넓은 세계로’ 중에서
80년대에 지어져 한 번도 수리를 거치지 않은 구축 아파트의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계약한 집의 상태를 보고 분명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굳어 있는 사랑스런 아내와 천진난만한 미소로 “아빠, 여긴 어디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품 안의 어린 딸아이의 눈빛이 아직 기억에 납습니다.
_ <세 번째 전셋집>,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을 찾아서’ 중에서
18평형 복도식 아파트에서 시작한 신혼살림은 25평형 복도식과 28평형 계단식을 거쳐 32평 계단식 아파트에 이르게 됩니다. 전셋집을 넓혀가는 일이 내 소유의 집을 넓혀가는 재미에야 미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생활공간이 확장되는 재미와 보람이 있었지요.
_ <네 번째 전셋집(전반기)>, ‘집의 베이스 정리’ 중에서
‘집은 늘려서는 가도 줄여서는 못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첫 집에서부터 네 번째 집까지 공간의 크기를 늘려가며 이사해왔던 터라, 집을 줄여야 하는 일에 마음이 흔쾌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희망회로를 돌려봅니다. … 이번 기회를 사는 공간과 물건을 컴팩트하게 추려보는 삶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로 삼아보기로 합니다.
_ <다섯 번째 전셋집> , ‘전세자금대출 불가와 임대사업자의 집’ 중에서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한 사람의 인생 혹은 한 가족의 역사는 가장 찬란했던 한 장면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수많은 장면과 인연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요. 인테리어 역시 언젠가 큰 돈 들여 한 번에 짜잔~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평생 주변을 가다듬는 과정이 아닐까요.
_ 에필로그, ‘집을 가꾸는 일은 인생을 가꾸는 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