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아는 장면은 많지만, 하나의 이야기로는 기억나지 않는 트로이 전쟁.
트로이 전쟁은 가장 유명한 신화 가운데 하나이지만, 동시에 끝까지 읽힌 적은 드문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킬레우스의 분노, 헥토르의 최후, 트로이 목마와 같은 장면들은 익숙하지만, 그 모든 장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우리는 이 전쟁을 이야기로 기억하기보다, 인상적인 순간들의 집합으로 기억하는 데 더 익숙해져 있다.
이야기는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이 전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야 하는 이유.
트로이 전쟁은 단순한 전투의 기록이 아니다. 한 사람의 선택이 또 다른 선택을 불러오고, 그 선택들이 쌓이며 결국 되돌릴 수 없는 결말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이 전쟁은 누가 더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이 전쟁을 끝까지 밀어붙였는지를 드러내는 서사다.
우리는 종종 결과만을 기억한다. 누가 죽었고, 어떤 전술이 사용되었는지를 기억하지만,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쉽게 놓쳐버린다. 그러나 하나의 이야기는 그 흐름을 따라갈 때 비로소 선명해진다. 갈등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선택은 어디에서 어긋났으며, 무엇이 마지막까지 이들을 멈추지 못하게 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갈 때, 우리는 이 전쟁이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 전쟁을 하나의 흐름으로 다시 엮어낸, 구스타프 슈바브.
그의 천재적인 서사력
흩어져 있던 사건과 인물들을 연결해, 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서사로 완성한다. 그 안에서 트로이 전쟁은 더 이상 단편적인 신화가 아니라, 선택과 감정이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로 다시 읽힌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트로이 전쟁.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마주하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게 되는 또 하나의 서사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이 오래된 전쟁이 지금까지도 반복해서 읽히는 이유를 만나게 된다.
책 속에서
“두려워 말라! 이 세 여신은 그대의 심판을 듣기 위해 여기로 찾아온 것이다. 여신들은 누가 가장 아름다운가를 그대의 의견에 따라 결정짓기로 했다. 제우스께서는 그대가 이 사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제우스께서 그대를 보호하고 도와주실 것이다.”
16p
“헬레네의 아름다움 때문에 전쟁과 학살이 일어나게 된 거랍니다. 당신은 저 때문에 누구도 죽여서는 안돼요. 또 당신도 죽어서는 안돼요. 제발 부탁입니다. 가능하다면 제가 그리스를 구원하도록 해 주세요.”
53p
아킬레우스는 아무 말 없이 군영 안의 골목길들 을지나 곧바로 자신의 막사에 달려갔다. 막사에 도착한 그는 미르미돈 인들에게 무기를 잡으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번개처럼 전쟁터로 뛰어나갔다.
75p
"파리스는 부당하게 데리고 온 여인과 여러 해 동안 함께 살았습니다. 그 결과 그는 행복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백성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우리 동맹국의 도시들 대다수가 파괴되었습니다."
87p
"거칠고 사나운 헥토르가 닥치는 대로 그리스 인들을 학살한다고 해도 내 도움을 받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 나중에 그대가 그리스에서 가장 고귀한 영웅인 나를 모욕한 사실을 후회해도 그때는 이미 소용 없을 것이다."
96p
만약 자네 어머니나 다른 신들의 뜻을 따라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 것이라면 내가 자네의 부하들을 데리고 나가 그리스 인 들을 위로하게라도 해주게. 우선 자네의 갑옷을 내게 빌려주게.
224p
나는 그대에게 비싸고 진귀한 보물을 드리고 헥토르의 시신을 가져가고자 이렇게 찾아왔소. 펠레우스의 아들이여! 신들을 존경하며 그대의 늙으신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오!
315p
10일째에는 안장을 하고 장례식을 치러야 하며, 11일째에는 무덤을 만들어야 하오. 그러니 꼭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면 12일 후에 해야 할 것 이오.
319p
저는 저의 구원자이자 벗인 당신을 잃었습니다. 이제 모두가 저를 싫어하고 미워할 것입니다. 홀로 남은 저는 이제 어찌하면 좋습니까?”
324p
“당신은 어째서 트로이 인들 편에 서서 나를 신들과 싸우게 하십니까? 예전에도 당신은 헥토르를 빼돌려 나를 분노케 한 적이 있지요? 지금 분명히 말하건대, 어서 다른 신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당신이 신일지라도 창으로 찔러 버리겠습니다.”
352p
그런데 바로 이때 맑게 개었던 푸른 하늘이 갑자기 흐려졌다. 그들은 모두 머리를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필록테테스는 검은 구름 위에 서 있는 그의 옛 친구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발견했다
395p
그리스의 모든 왕들이여! 이제 누가 진정한 용기를 가졌는지, 누가 참으로 두려움을 모르는지 보여 줄 때가 되었소. 이제 우리는 말의 뱃속으로 들어가 위험한 모험을 해야만 하오.
413p
헬레네의 매력에 정신을 잃은 메넬라오스는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칼을 땅에 떨어뜨렸다.
42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