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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국식도 영국식도 아닌, 우리 식대로

1부 다르게 사랑해서 자유로워졌다

완벽하면 재미없어
평가하지 않는 말
“논란 더 많이 만드세요”
엄숙함의 무게
영국 펍엔 아기 의자가 있다
육아 동지와 로맨스 유지하는 법

2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세계

남편은 아이에게 화내지 않는다
육아의 그레이존
생각이 있는 작은 사람
덜 해주는 용기
영국 마트에는 아이 전용 세제가 없다
아이도 어른도 자라는 집
그럼에도 해볼 만한 일
다니엘의 글: 보편적인 육아는 없다

3부 사랑 이후의 사랑

첫 만남, 그리고 첫 만남
“제가 구두쇠라서요”
영국 시댁이 생기다
김치와 홍차 사이
다니엘의 편지: 결혼식에 오신 나의 부모님에게
부부라는 빚과 빛
아빠의 육아
어서 와, 행복한 감옥으로

4부 두 세계 사이에서 살아가기

아이들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경쟁 없이 자랄 수 있다면
서울의 키즈카페, 런던의 잔디밭
한국 아파트는 왜 다 화이트 인테리어일까
엄마 어디 가?
세대와 국경을 넘어
저자 소개
저자 : 임현주
말하고 쓰는 사람.
MBC 아나운서로 일하며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등을 썼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딸 아리아와 릴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집에서는 ‘쥬쥬’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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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영국 마트에는 아이 전용 세제가 없다? 한국에는 왜 키즈카페가 많을까?”
섬세한 한국식 보살핌과
유연한 영국식 돌봄이 교차하는 시간

1부에서는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완벽주의’, 타인에게 ‘민폐’가 되는 존재를 향한 무조건적인 ‘배제주의’ 등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당연시해왔던 기준들을 다르게 바라본다. 특히 한국의 ‘엄숙한’ 분위기에 대해 저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태블릿을 꺼내는 부모가 늘어나는 현상도 아이가 소음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영국의 대중교통이나 식당에서 아이와 함께 작은 포용과 호의를 경험했던 순간들을 곱씹는다.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영국은 펍에도 아기 의자가 있어 유아차를 끈 엄마 아빠부터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까지 모두가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아이의 혈관종처럼 외모에 대해 갖가지 첨언과 질문을 덧붙이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에 비해, 영국은 외적으로 ‘흠’이 되는 기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영국식 육아와 한국식 육아가 교차하는 집 안 풍경을 보여준다. 저자가 ‘영국 시댁’을 방문했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아이 전용 세제가 없다는 점이었다. 마트에 아이 피부 타입별로 다양한 옵션의 세제가 있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아이 전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와 어른 세탁물을 구분하지 않고 빨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당황한다. 아이를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자녀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좋은’ 육아라고 여겨지는 한국 문화와 존중받아야 하는 개인으로서 최대한 아이의 선택과 자율성을 지켜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영국 문화는 시시때때로 충돌한다. 분리수면, 청결함의 기준, 훈육 방식, ‘국민 육아템’의 필요성 등 저자는 육아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하나씩 꺼내 대화해보며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그리고 부모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된다.

남과의 비교에, 괜한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허들이 많이 낮아질 수 있다. (중략) 우리 집의 육아용품들을 떠올리면 보인다. 아이에게 정말 유용한 물건인지, 부모의 불안을 잠재우는 물건인지. 그러고 보면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뿐이 아니라 부모의 불안을 다루는 과정 아닌가 싶다. _88~89쪽

이어 3부에서는 두 번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느낀 신체적·사회적 변화와 가족 안에서 서로 빚지고 빛이 되어준 시간을 풀어낸다. 저자는 새벽 알람을 듣고 아침 생방송을 위해 방송국에 출근하는 자아와 두 아이를 키우는 자아가 서로 부딪힐 때마다 함께 육아를 하는 가족들에 기대어 지나왔음을 털어놓는다. 동시에 “산후우울증은 엄마에게만 오는 게 아니다”(154쪽)라며 가정적인 남편 역시 처음 ‘아빠’가 된 후 혼란의 시간을 건너왔다고 고백한다. 한편, 부부 관계가 아이 중심으로 재편되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아이의 부모이기 전에 연인으로서 서로를 대하는 문화이다. 저자 역시 ‘육아 동지와 로맨하는 법’을 풀어내며, ‘엄마’ ‘아빠’라는 역할에 매몰되기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각자의 세계를 잘 지키며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양초가 생겼다.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가 지나고, 아이들이 잠들고, 밤이 되면 양초가 ‘탁’ 켜진다. 가족이 있어서 정말 좋다고, 따뜻한 빛이 마음을 채운다. _153쪽

“한 사람을 선택했는데 전혀 다른 세계가 왔다”
가족,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육아, 이혼 등 다양한 분야의 가족 상담 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등극하며 인기 예능 포맷으로 자리 잡아왔다. 나와 전혀 다른 토대에서 살아온 누군가와 맞춰가며 가족이 되는 경험은 국제결혼을 한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어렵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말하지 않으면 영영 모르는 일이 많고,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 사이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이렇듯 “가족은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이다.”(209~210쪽)
저자는 마지막 4부에서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가족을 꾸리며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애쓴 경험을 아낌없이 풀어낸다. 시원시원한 화법의 한국인 장모와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 영국인 사위는 화법의 차이로 종종 어긋나다가도, ‘장모님표 닭볶음탕’과 ‘사위가 고른 영국 맥주’을 곁들인 저자의 식탁 위에서 어김없이 함께 웃음꽃을 피운다. 저자가 엄마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날것 그대로의 ‘K-모녀’ 모습을 보이는 날이면, 영국인 남편은 조심스레 둘의 대화를 유도한다. 휘몰아치는 현실 육아 틈에서도 저자가 남편과 짬을 내어 숨을 돌릴 수 있는 데에는 두 아기를 돌봐주러 팔을 걷어붙히고 온 엄마의 도움이 크다. 저자는 누군가를 가족으로 초대하고, 아이를 낳아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여정은 ‘딸’로서 내리받는 사랑에서 한발 나아가 ‘엄마’로서 내려주는 사랑을 베푸는 법을 배우게 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통해 거꾸로 나를 키워낸 엄마의 사랑을 되짚어보며, 관계를 옆으로, 위로, 아래로 확장해나간다.
이 책은 가족 내에서 서로 다른 방식을 어떻게 맞춰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며 ‘다름’을 갈등이 아닌 이해의 출발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선을 건넨다. 한국과 영국 사이 다른 문화와 언어를 넘어선 이야기이지만,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쉽게 오해하고, 또 얼마나 오래 이해하려 애쓰게 되는지 보여주며 우리 각자의 가족 모습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진 관계들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사랑을 주고받는 방식을 다시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따뜻하고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 모든 “사랑에도 번역은 필요하니까.”(9쪽)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우리 가족 안에서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족은 아이들이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정성껏 번역하며, 어른들도 아이들도 매일 함께 자라나고 있다. _209~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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