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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학 강의: 젠더 논쟁을 위한 혀 체조
두 번째 시학 강의: 3인칭의 부재
세 번째 시학 강의: 직물로서의 젠더, 풍경으로서의 젠더
네 번째 시학 강의: 거주할 수 없는 다양성

옮긴이의 말
주
작품 목록

저자 소개
저자 : 다와다 요코
1960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하이너 뮐러의 작품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일과 학업, 글쓰기를 병행하며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2006년까지 함부르크에서 살았고, 2006년부터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쓰는 다와다 요코는 자신의 작품에서 타민족의 문화와 구분되는 고유한 민족 문화에 대한 관념을 환상으로 비판하며 상호문화적 관점에서 문화적 교류와 전이를 다룬다.
다와다에게는 경계를 넘어서는 대신 경계 지역을 개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 때문에 인간과 동물, 남성과 여성의 경계 지대를 탐구하는 다와다의 글쓰기를 ‘사잇공간’의 글쓰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소개된 저서로는 『영혼 없는 작가』 『헌등사』 『목욕탕』 『태양제도』 『지구에 아로새겨진』 『별에 어른거리는』 『개 신랑 들이기』 『글자를 옮기는 사람』 『눈 속의 에튀드』 『변신』 등이 있다. 독일에서는 클라이스트상, 샤미소상, 괴테 메달 등을, 일본에서는 아쿠타가와상, 군조 신인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 이즈미 교카 문학상 등을 받았다.

역자 : 정항균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독일 부퍼탈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독일 사실주의 문학과 독일 현대소설이다. 『카프카의 성』 『동물―되기』 『다와다 요코: 몸과 사잇공간의 시학』 『카프카 코드』 등을 썼고, 『변신』 『커플들, 행인들』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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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혼종적인 몸, 유동하는 젠더, 거주할 수 없는 집

다와다의 목소리는 현대를 관통하는 주제인 젠더 문제와 공명하며 매끄럽게 뻗어나간다. 신체, 언어, 옷이라는 소재를 가로질러 다양성이라는 동시대적 화두에 이르기까지. 먼저 다와다는 젠더 중립적이고 에로틱한 신체 기관인 혀를 조명한다. 남성적인 팔과 여성적인 다리처럼 거의 모든 신체 부위를 성별과 연결 짓는 현대 사회에서 혀는 그 그물망에 걸려들지 않는 독특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여성적인 혀도 남성적인 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피어싱조차 혀에 젠더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죠. 반면 귀걸이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오랫동안 여성적인 것으로 여겨져왔고, 립스틱을 바르는 것도 오늘날까지 주로 여성들이죠. 혀만큼 젠더 중립적이면서도 에로틱한 함의를 지닌 신체 기관은 없어요.”

여성적이지도 남성적이지도 않은 혀처럼 우리 몸이 성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다양성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 다와다는 정교하게 빚어낸 이 믿음을 기축으로 몸의 혼종성과 젠더의 유동성이 지닌 매력을 끈질기게 역설한다. 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몸’이라는 환상은 이 책 속에서 서서히 일그러진다. 다와다는 이렇게 묻는다. “몸은 우리가 거주하도록 주어진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춤추고 노래하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다와다에게 몸은 수리와 개조를 통해 거주할 수 있는 집이 아니라, 다양한 성별을 연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대다.

문화와 예술의 세계에서 선사하는 해방적 세례

국가, 문화, 언어, 종, 정체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뛰어넘는 작가 다와다는 『젠더 논쟁을 위한 혀 체조』에서도 어김없이 월경(越境)한다. 첫 번째 장에서는 인간의 몸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피다가 파올로 우첼로의 그림으로 건너가 혼종적인 용의 몸에 머무른다. 두 번째 장 「3인칭의 부재」에서는 언어와 관련해 독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논의를 소개하고, 독일어와 일본어의 문법 체계를 상호문화적인 관점에서 짚어본다. 세 번째 장 「직물로서의 젠더, 풍경으로서의 젠더」에서는 영화 〈대니쉬 걸〉의 등장인물들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다와다의 시선은 지정 성별에서 다른 성별로 이행하는 에이나르 베게너를 쫓아가고, 뒤이어 그의 아내 게르다에게서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젠더 정체성을 포착한다. 또한 책 전반에 걸쳐 고대 문화, 근현대 독일과 일본의 문화, 가부키, 중세 문헌, BL 만화, 괴테와 첼란의 시, 오페라 〈장미의 기사〉 등 종잡을 수 없이 다채로운 문화와 예술 작품의 경계를 넘는다.

“문학, 연극 또는 영화는 언제나 실제 삶에서보다 젠더의 경계를 좀 더 쉽게 넘어설 수 있는 특별한 영역이었어요. 그곳에서는 이성애자 남성이 레즈비언 여성이 되거나 동시에 둘 다일 수 있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우리는 이 소중한 자유의 공간에 정체성 정치의 규칙을 들여와야 할까요?”

다와다는 문화와 예술의 언어뿐만 아니라 LGBTQ 당사자들의 목소리까지 그러모아 이분법적 젠더 체계와 성별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이때 다양성에 관한 진보적인 논의와 구호들마저 함께 비틀리고 재해석된다. 단일한 정체성에 안착하려던 존재들은 오해와 혼란 속으로 홀연히 끌려들어간다. 이 책은 불안의 운무로 자욱한 그 미지의 영역을 향해 매혹적인 해방의 빛줄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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