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사람을 그리려면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는데,
풍경을 그리려면 지형학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아이디어는 우연한 순간에 싹텄다. 저자는 약 9년 전 서초동의 한 회랑에서 조광기 작가의 그림을 마주했다. 푸른 하늘 아래 하얀 돌산의 뼈와 살 같은 질감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람을 그리려면 인체해부학을 공부하듯, 풍경을 그리려면 지형학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 말을 듣고 있던 한국미술재단 문형철 이사는 『미술 사랑』 잡지에 짧은 글을 투고하라고 권유했다. 그 글이 이 긴 여정의 첫 출발이었다.
그 순간부터 그림 속에 담긴 길과 들판, 도시와 바다를 지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탐험이 시작되었다. 자연경관은 물론 노동과 놀이, 교통과 기후 등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의 이야기를 명화에서 찾아내는 과정은, 단순한 미술 감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편의 인문지리 수업이자 예술 탐구였다. 그림 한 점 속에 인간의 삶과 자연의 숨결,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에 대한 경외가 깃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쓰이다 보니, 저자들은 이 이야기들을 제대로 다듬어 책으로 엮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림 속에서 지리를 읽고, 지리 속에서 인간과 그림을 다시 보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예술과 인문학을 잇는 새로운 교양서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는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둘 다 별로 관심 없던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마주할 것은 같다. 그림 속 인간이 살아온 흔적, 자연이 빚어낸 시간의 무늬, 그 위에 피어난 삶의 양식이다. 이 책은 전공 서적이 아니므로 지리 설명이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벼움이 오히려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이들이 예술과 지리의 만남을 즐기게 한다.
예술과 지리가 교차할 때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답고 깊게 보인다. 그림이 다시 보이고, 지도가 살아 숨 쉬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 『큐리쌤의 지리 명화 1권』은 그런 작은 계기가 된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여정에 독자 여러분도 동참하기를 초대한다. 명화 속 풍경이 여러분의 일상에 새로운 시선을 불어 넣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