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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비톨트 립친스키 (Witold Rybczynski)
작가이자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건축학 명예 교수다. 『건축은 어떻게 완성되는가』(미메시스, 2016)와 『쇼핑몰의 미스터리(Mysteries of the Mall)』의 저자이며, 『뉴요커(The New Yorker)』, 『아틀란틱(The Atlantic)』,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슬레이트(Slate)』에 건축과 디자인에 대해 기고해왔다. 여러 수상경력에 빛나는 그의 저서로는 『홈(Hom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The Most Beautiful House in the World)』, 그리고 J. 앤서니 루카스 상(J. Anthony Lukas Prize)을 수상한 『먼 곳의 빈 터(A Clearing in the Distance)』가 있다. 2007년에 빈센트 스컬리 상(Vincent Scully Prize)을, 2014년에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마인드 상(Design Mind Award)을 수상했다. 부인과 함께 필라델피아에 산다.

역자 : 곽승찬
건축 역사·이론·비평 연구자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건축역사연구실에서 다른 방식의 역사쓰기에 관심을 두고 한국 현대 및 동시대 건축을 연구하고 있다. 정림건축 아카이브팀을 거쳐 현재 건축 큐레이팅 콜렉티브 CAC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Little Toad, Little Toad: Unbuilding Pavilion》(2025), 《힐튼서울 자서전》(피크닉, 2025) 등의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 건축 헤리티지 아카이빙: 울산공장』(2025) 등의 편저와 『더 컴플리트 데이비드 보위』(그책, 2020) 등의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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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의자라는 작은 문명
인류 역사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의자에 앉지 않았다. 바닥, 돌, 벤치, 혹은 단순한 스툴에 앉았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오랫동안 권력과 위엄의 상징이었다. 왕의 왕좌, 귀족의 의자, 종교 지도자의 좌석. 고대 이집트의 장식된 의자, 그리스의 우아한 클리스모스(klismos), 로마의 권력 의자, 중세 왕좌-이 모든 것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의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것들이 어떤 시대의 기술과 문화 속에서 탄생했는지를 설명한다. 의자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사회 질서의 구조를 드러낸다. 누가 앉고 누가 서 있는가, 누가 등받이를 가지는가, 누가 그렇지 못한가. 의자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이기도 하다.

몸과 디자인
의자는 인간의 몸과 직접 맞닿는 물건이다. 그래서 의자의 역사는 곧 몸의 역사다. 등받이의 각도, 좌석의 높이, 팔걸이의 위치, 재료의 탄력성-이 모든 요소는 인간이 어떻게 앉고, 얼마나 오래 앉으며, 어떤 활동을 하는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립친스키는 의자의 디자인을 설명할 때 단순한 형태 분석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의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술 혁신, 재료의 변화, 생활 방식의 변화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목재 가공 기술의 발전, 금속과 플라스틱의 등장, 산업 생산의 확대는 의자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의자는 더 이상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적인 물건이 되었다.

집이라는 공간의 변화
의자의 발전은 집이라는 공간의 변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중세의 집에서는 사람들이 벤치에 함께 앉았다. 그러나 근대의 가정에서는 개인용 의자가 등장한다. 식탁 의자, 서재 의자, 응접실의 안락의자. 이 변화는 단순히 가구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성의 탄생과도 관련이 있다. 각자의 자리, 각자의 공간, 각자의 편안함. 의자는 개인의 삶을 조직하는 장치가 된다. 립친스키는 이러한 변화를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의자는 더 이상 단순한 기능적 물건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상징이 된다.

디자인의 아이콘들
책 속에는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다양한 의자들이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의 클리스모스 의자, 르네상스 시대의 장식 의자,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대량 생산 의자, 그리고 현대 디자인의 상징적인 플라스틱 의자. 이 의자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디자인의 역사적 순간을 대표한다. 어떤 의자는 기술 혁신을 보여주고, 어떤 의자는 새로운 미학을 제시하며, 또 어떤 의자는 사회적 변화를 상징한다. 립친스키는 이러한 의자들을 마치 이야기 속 인물처럼 다룬다. 각각의 의자는 자신만의 역사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시대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읽는 즐거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지적인 깊이와 읽는 즐거움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립친스키의 문장은 학문적이면서도 유머가 있고, 설명은 정확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는 복잡한 디자인 역사와 건축 이론을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작은 의자 그림들이 등장한다. 우표 크기의 섬세한 스케치들은 텍스트와 함께 독자를 의자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작은 그림들은 마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우리가 읽는 이야기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디자인 서적이 아니라 읽는 즐거움 자체를 제공하는 책이 된다.

왜 지금 의자인가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무실 책상, 컴퓨터 앞, 카페, 자동차, 비행기. 우리의 일상은 의자와 함께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 앉고 있는가? 우리의 의자는 어떤 역사 속에서 만들어졌는가? 립친스키의 책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의자의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은 물건, 큰 이야기
이 책은 거대한 역사책이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개의 의자를 따라가다 보면 건축, 디자인, 기술, 사회, 문화의 역사가 함께 펼쳐진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가장 평범한 물건이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저자는 그 이야기를 친근하고 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뿐 아니라, 공간과 생활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에게 흥미로운 독서가 된다.

맺음말
우리는 지금도 의자에 앉아 이 글을 읽고 있을지 모른다. 그 의자는 어쩌면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발전해 온 디자인의 결과일 것이다. 이 책은 그 긴 역사를 흥미롭고 우아하게 들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의자를 단순한 가구로 보지 않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생활 방식과 문화가 만들어낸 작은 문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잠시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의자는 어떤 이야기 속에서 여기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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