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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1
13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2
14 서 있는 여자
15 미망 1
16 미망 2
17 미망 3
18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19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20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21 아주 오래된 농담
22 그 남자네 집
저자 소개
저자 : 박완서
1931년에 경기도 개풍군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소학교 입학 전 어머니, 오빠와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 숙명여고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53년 결혼해 평범한 주부로 살며 1남 4녀를 두었고,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롭지만 따듯한 시선과 진실된 필체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완서는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냈다. “이것을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숙부와 오빠 등 많은 가족이 희생당했으며 납치와 학살, 폭격 등 죽음이 너무나도 흔한 시절이었다. 이름 없이 죽어간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처음 글을 쓴 목표였다. 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다. 그는 글로써 자신을 치유해나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덕분에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당대의 전반적 문제, 가부장제와 여권운동의 대립, 중산층의 허위의식 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 직간접적으로 의식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은 보기 드문 문인이었다. “죽을 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이라는 말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2011년 1월 담낭암으로 타계할 때까지 40여 년간 80여 편의 단편소설과 15편의 장편소설을 쓰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으며, 이외에도 동화, 산문집, 콩트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두루 남겼다. 특히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는 에세이스트로서의 박완서의 면모를 발견하도록 하는 작품이다.
한국문학의 거목으로서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문학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예술상(2006) 등을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후에는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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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자를 위해 새로이 구성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박완서 작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 읽어도 전혀 시대적 이질감이 없다는 데 있다. 이에, 국내 최고 북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오진경은 기존에 이미 작품을 읽은 오랜 독자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앞으로 작품을 만날 미지의 독자들에게는 시간을 초월한 모던한 감성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작품 각각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개별 작품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모여 전집의 통일성을 갖추며 박완서 문학의 고유한 멋을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박완서 작품은 제목만 보아도 작가 자체를 느낄 수 있기에, 제목을 최대한 디자인에 활용해 작품의 특징을 드러내고자 했다. 기존에 있는 서체로는 작품의 특징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수직선과 수평선을 기본으로 획을 더하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작품들만을 위한 글자를 제작했다. 번지는 듯 아스라한 농담(濃淡)과 저채도의 따뜻한 색감, 소박한 질감을 모티브로 하고, 그 외의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여 작품마다 조각보로 수놓은 듯하면서도 각 작품의 개성을 살리는 제목을 만들어 표지 전체 이미지로 사용했다.

또한 작품 자체로 처음 접근하는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본문에는 작가 화보를 따로 넣지 않았다. 대신 전집 스물두 권에 작가의 각기 다른 사진들을 넣어 책을 펼치면 마치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본문 및 표지에 들어간 작가의 사진 대부분은 되도록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사진이나 작품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 만한 사진을 실었으며, 평상시 가족과 지인들이 찍은 사진을 주로 수록하여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고도 따뜻한 느낌이 더욱 살아 있다.

이미 오랜 시기를 향유하고 사랑받은 책들이지만 첫 작품인 『나목』의 경우 발표된 지 40년이 지났으며 그 사이 맞춤법 규정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판본에서는 국립국어원 맞춤법 규정을 따르되 작가의 고유한 표현, 어조, 시대를 특정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글의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매만지는 데 집중하였다. 또한 국내 문학, 동아시아 문화 전문가, 외국인 교수(박완서의 「재수굿」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영역한 스티븐 엡스타인) 등 박완서 문학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인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의 전문가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을 위해 박완서를 새롭게 해석한 깊이 있는 해설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기존 세계사 <박완서 소설전집>에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수록됐던 『미망』은 작가의 뜻에 따라, 다시 원제인 『미망』으로 본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에 수록되었다. 또한 『욕망의 응달』은 작가 본인의 뜻에 따라 본 결정판 목록에서 제외됐으며, 『엄마의 말뚝』은 장편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의 유일한 연작소설임과 동시에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판본으로 독자들이 인식하고 있으므로 기존에 실었던 「엄마의 말뚝」 연작과 단편들을 유지하여 출간했다.

다사다난한 80년 삶 동안 쌓은 삶의 언어, 감각의 언어

선생님의 장편소설을 다시 읽고 재평가하는 작업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듯 방대했다. ‘박완서 문학’의 폭과 깊이, 그리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확인한 축복의 시간이었다. ‘박완서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다. 파내고 파내어도 늘 샘솟는 듯 살아 있는 이야기와, 예스러우면서도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세련된 표현으로, 모국어의 진경을 펼쳐 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활달한 언어가 주는 힘은 우리들을 뜨겁게 매료시켰으며, 이는 아름다운 문학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기획의 글」 중에서)

박완서의 글은 마치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고 마치 보물 창고같이 뜻밖의 어휘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이는 부드러운 문장 속에서 시기와 지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언어를 찾아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박완서는 꼭 딱딱한 글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비판적 시선을 흐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의 작품들로써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기본 성향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삶의 경험, 언어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박완서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 민주주의 확산, 계층 격차 심화 등 삶의 여정에서 경험한 한국 사회의 빠르고 굵직한 변화상을 문학으로 끌어들였다. 한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 해석하고, 한국 사회가 간과하던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관통함으로써, 문학의 역할을 현 사회상을 반영하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확장시켰다.

박완서는 『나목』 『목마른 계절』 『그 남자네 집』 같은 작품들로 6.25 속 다양한 개인의 삶을 다뤘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본인의 이야기를 다룬 자전소설로서 작가의 솔직한 고백과 경험이 담겨 있다.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 『살아 있는 날의 시작』 『오만과 몽상』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아주 오래된 농담』 같은 작품들에서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중산층의 허위의식, 고착화된 사회 계층 구조를 냉소적 시각으로 묘사하였으며 『미망』으로는 개성 지방 특유의 생활양식과 민족사 격변기 속 급변하는 사회상과 전통 가치를 긴 호흡으로 농밀하게 담는 등, 다양한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룬 보기 드문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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