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은퇴지옥’이 아닌 ‘은퇴연옥’에서
길을 찾다!
은퇴 후 60대 전후 10년, 천국도 지옥도 아닌 ‘은퇴연옥’의 시기가 도래한다. 이 책은 빠른 정년과 더블 케어, 급격한 관계 단절로 인해 위기에 몰린 베이비부머의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인생 오후가 되면 돈은 마르고, 일은 사라지며, 관계는 끊어진다. 60대 전후 10년의 ‘골든타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30년은 평온한 안식처가 될 수도, 끝없는 추락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한국 은퇴자가 처한 경제적 적자와 높은 빈곤율, 그리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인간관계의 공포를 ‘연옥’에 비유한다. 하지만 연옥은 정화와 진보가 가능한 희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은퇴 연구소장으로서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평안한 노후로 연착륙하기 위한 4개의 범주와 12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그것은 1) PAR: 새로운 페르소나와 관계의 재정립을 통한 삶의 재구성, 2) SOC: 자원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최적화, 3) TIP: 절세와 인컴 중심의 자산관리로 실질 소득 수호, 4) SSS: 공간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부부 관계의 안정으로 요약된다.
이 책은 단순히 이론을 읊는 지침서가 아니다. 은퇴연구소장으로서의 전문성과 4년간의 실제 은퇴 생활을 통과하며 얻은 처절한 경험의 압축물이다. 선배 세대도 가보지 못한 100세 시대의 길목에서, 이 책은 막연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새로운 '멀티버스'로 진입하게 돕는 정교한 지도이자 나침반이다.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연옥은 형벌이 아니라, 더 나은 삶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화의 과정임을 역설한다.
책 속에서
우리는 은퇴지옥이 아니라 은퇴연옥에 있다. 은퇴 준비가 완전히 된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붕괴되어 희망조차 없지는 않다. 은퇴연옥에 머무르는 이유는 빠른 정년, 더블 케어, 연금 미비, 급작스런 변화 등으로 인해서다. 그러다 보니 퇴직 후 활동인 ‘퇴활’이 필수처럼 되었다. ‘퇴활’의 기초는 좋은 노동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이다. 삶이 행복해지려면 노후에 행복해야 한다. 끝이 좋아야 좋은 것이다. 우리가 은퇴연옥을 성공적으로 탈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2쪽
인생 오후는 상실의 시대라고 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1에서 0’으로 변하는 시기다. 있는 것에서 없는 것으로, 상실의 극단이며 급작스러움이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고독해서 우울증에 빠지는가 하면 분노를 밖에 표출하면서 폭주 노인이 되기도 한다. 급격한 변화 과정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수 있을까? 여기서는 페르소나(Persona), 아레테(Arete), 관계(Relationship)를 제시한다. 단어 앞 글자를 따면 PAR다. 인생 오후 파쓰리(PAR3) 공략법이다.
- 60쪽
노년은 ‘상실의 시기’라고 한다. 돈, 일, 관계 모두에서 일어난다. 무엇보다 삶을 영위하는 능력이 축소된다. 체력, 시력, 청력, 기억력, 추진력이 떨어진다. 시력이 떨어지자 눈에 보이는 곳곳에 돋보기를 둔 사람도 있다. 손실에 대한(loss-based) 적응만 있는 게 아니다. 새로운 것을 능동적으로 시도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의 은사님은 팔순이 되어 클래식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처럼 노화는 단순한 쇠퇴 과정이 아니라 개인의 자원과 능력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조절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노년에도 발달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SOC이다. 이는 돈, 일, 관계의 은퇴연옥에서 탈출하는 동력이라 볼 수 있다. 낡은 엔진을 보링(boring)하여 엔진 출력을 되살리는 작업과 유사하다.
- 122쪽
생애에 걸쳐 자산관리를 할 때 지켜야 할 3가지 기준이 있다. 사람을 채용할 때 나름의 기준이 있듯이 자산을 살 때도 최소한 3가지 기준은 충족하는지 보아야 한다. 첫째, 세금(Tax)을 절약하는 계좌에 돈을 두는가? 둘째, 인컴(Income)이라는 현금흐름이 있는 자산인가? 셋째, 구매력(Price)을 유지하는 자산을 보유하는가? 각각의 앞 글자를 따면 TIP이 된다. 생애 자산관리를 잘 해서 성공적인 은퇴소득을 만들려면 이 세 가지 기준을 지켜야 한다. 이는 마치 빛의 3원색과 같아서 자산관리의 밑바탕이 된다.
- 170쪽
노후에는 가정에 부부가 남는다. 시인 도종환은 부부를 ‘가구’로 묘사했다. 이 시에는 깊은 정으로 살아가는 부부에게 따르는 소통의 부재라는 그림자가 있다. 90%의 편안함과 10%의 쓸쓸함이다. 막 은퇴한 부부는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한다. 개구리 한 마리가 고요한 연못에 뛰어들 듯 가정에 동심원이 퍼져가게 된다. 남자가 퇴직을 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면서 생기는 일이다. 이 파장을 줄이는 방법이 SSS(3공)이다. 아마 은퇴부부가 갖추어야 할 공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 2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