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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머리말
야간 비행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저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생텍쥐페리(1900~1944)는 작가이자 비행사로, 인간 정신의 고귀함과 책임, 연대의 가치를 탐구한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상징적 인물이다. 1900년 6월 프랑스 리옹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하늘과 기계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군대에 복무하며 비행기 조종 기술을 익혔고, 이후 민간 항공회사의 항공우편 비행사로서 사막과 바다, 혹독한 기상 속에서 극한의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비행 체험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야간 비행》, 《남방 우편기》 등에서 인간의 고독과 책임, 용기에 대해 성찰하는 서사로 재탄생했다.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삽화가 수록된 대표작 《어린 왕자》는 단순한 우화를 넘어 삶의 의미와 사랑, 타자와의 관계를 묻는 철학적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에게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주어 20세기 이후 가장 널리 읽힌 문학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유프랑스군에 합류해 정찰 비행 임무를 수행했고, 1944년 지중해 상공에서 비행 중 실종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비행에 대한 사랑과 인류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았던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세계를 바라보고 인간의 존엄을 기록한 작가였다.

역자 전경훈
서울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고 한때 가톨릭 수사로 살았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된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로 살아간다. 옮긴 책으로는 《이단》, 《정통》, 《영원한 인간》, 《돌봄노동: 친밀한 착취》, 《바이블》, 《프랑스의 음식문화사》, 《가톨리시즘》, 《페미사이드》, 《미디어의 역사》, 《필리포스와 알렉산드로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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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독 속에서 완수되는 한 사람의 결단

한편 파비앵의 비행은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연료는 줄어들고, 탈출할 경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되돌아갈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서 끝까지 비행을 이어 간다. 그에게 남은 것은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뿐이다. 이 항로는 점차 세계와 단절된 채, 오직 자기 존재와 마주하는 시간으로 변한다.

지상에서는 또 다른 시간이 흐른다. 그의 아내는 귀환을 기다리며 밤을 견딘다. 그녀에게 비행은 영웅적인 사건이 아니라, 언제든 삶을 뒤흔들 수 있는 현실이다. 이 장면은 하늘 위의 결단과 지상의 일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한 사람의 선택이 타인의 삶에 남기는 흔적을 조용히 보여 준다.

이처럼 소설은 두 인물을 통해 서로 다른 차원의 책임을 대비시킨다. 리비에르는 판단의 자리에서 결정을 내리고, 파비앵은 그 결정을 자신의 몸으로 통과한다. 하나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하고, 다른 하나는 그 선택을 끝까지 수행한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태도다. 무엇이 성공했는가보다, 어떤 기준으로 행동했는가가 더 본질적인 문제로 남는다. 생텍쥐페리는 이를 통해 책임을 도덕적 규범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또한 《야간 비행》은 인간이 왜 위험을 감수하는지를 묻는다. 작품 속 인물들은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각자가 맡은 역할과 그것이 타인과 이어져 있다는 인식이다. 작가 특유의 절제된 문체 역시 이러한 긴장을 강화한다.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상황만을 제시하는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내면을 스스로 해석하게 만든다. 밤하늘이라는 제한된 공간은 이러한 문체와 결합해, 고요하면서도 압도적인 긴장을 만들어 낸다.

왜 지금 생텍쥐페리인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작품은 인간의 존엄과 책임, 그리고 타인과의 연결을 일관되게 탐구해 왔다. 그는 한 개인의 선택이 다른 이들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집요하게 그려낸 작가였다.오늘날 우리는 성과와 효율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야간 비행》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얼마나 빠르게 도달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가를 묻는다.

이 작품이 지금 다시 읽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가 느슨해지고 개인화가 심화된 시대에, 생텍쥐페리는 보이지 않는 연결의 의미를 환기한다. 그의 인물들은 서로를 직접 마주하지 않더라도, 같은 구조 속에서 서로의 삶을 지탱한다. 결국 이 작품은 하나의 조용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인간은 혼자 존재하지 않으며, 각자의 선택은 타인의 삶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 지금 생텍쥐페리를 읽는다는 것은, 그 오래된 진실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은 ‘단숨에 읽는 손안의 고전’을 지향합니다. 고전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오늘의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만나는 경험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 기획은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로 다른 주제 아래 작품을 선별한 하위 시리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의 깊이는 놓치지 않되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는 만듦새까지 고려했습니다. 니케북스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니케북스의 ‘실존과 경계’ 시리즈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20세기 문학이 답하다

니케북스 20세기 문학선 ‘실존과 경계’는 20세기 문학이 던진 근본적인 질문에 주목한다. 이 시대의 문학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자유, 고독과 책임이라는 실존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냈다. 삶과 죽음, 자아와 타자,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탄생한 이 작품들은 문학이 감당해야 할 저마다의 몫을 지고 있다.

내면의 독백과 사회를 향한 목소리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 때, 문학은 개인과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시간이 흐르며 퇴색되는 그저 그런 고전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말을 거는 살아있는 문학이다. 삶을 감각하게 하고, 질문을 유예하지 않으며, 우리 안의 경계를 흔든다. 서사보다 질문에, 해답보다 모순에 집중한 20세기 문학의 통찰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각 언어권 전문 번역가들의 원문에 충실한 번역과 21세기의 시선으로 풀어낸 역자 해설은 독자와 작품의 거리를 좁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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